박주영 13분 출장, 언론의 관심 지나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0. 30. 09:32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박주영이 19개월만에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출장했다. 등번호가 9번에서 30번으로 바뀌었고, 표정은 많이 어두워져있었다. 이번 시즌 첫 공식경기 출장이었다. 팀이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박주영이 출장했고, 그에게는 10분의 기회가 주어졌다. 19개월의 기다림치고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팀의 패배를 막을수는 없었고 박주영에게 주어진 볼터치기회는 8번이 끝이었다. 

언젠가부터 아스날 소속이 아닌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박주영은 철저히 배제되어있었다. 그리고 오늘 출장으로 인해 무언가 바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어렵다. 팀의 주력공격수는 올리비에 지루가 될 것이며 박주영은 늘 그랬듯 리그에서 교체명단에 들어가기도 힘들 것이다. 박주영이 아쉬운 출장기회를 받고 있지만 그에게 큰 변화가 있기란 어렵다. 

한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오늘 나온 벤트너의 몸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에 나올 수 있는 몸상태라고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무거웠다. 아직 박주영이 벤트너의 입지를 넘어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박주영이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리그에서 벤치에 앉을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오늘 19개월만의 출장의 소득은 이 하나라고 정리해도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19개월만의 출장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관심이 너무 지나치다라는 생각이 든다. 벌써부터 언론은 박주영 국가대표팀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한번 점화시키고 있다. 객관적으로, 상식적으로 보면 13분뛴 공격수나 아직 기회를 받지 못한 공격수나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박주영의 오늘 플레이가 매우 만족스럽거나 13분만에 엄청난 임팩트를 준 것도 아니다. 

굳이 박주영의 출장으로 다시한번 그를 건드려서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박주영의 국가대표팀 복귀문제는 그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아 규칙적인 기회를 받았을 때, 혹은 아스날에서 벤트너를 제치고 넘버2 공격수의 입지를 다졌을 때 꺼내도 늦지 않다. 11월 중순이면 시작되는 두차례의 친선경기에서 박주영을 불러 시험하는 것은 무리이다. 

리그에서 13분 출장한 것도 아니고, 팀의 시즌 경기에서 가장 비중이 낮은 리그컵에서의 13분이었다. 아스날은 몬레알, 미야이치, 벤트너 등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부여했고, 후반막판 만회를 위해 공격수 박주영을 넣은 것이다. 공격수 박주영의 능력을 시험하고자였다면 지루보다 더 먼저 박주영을 투입했어야 했다. 

언론에 입을 열지 않는 박주영이기에 언론사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답답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만큼 박주영에 대한 추측성보도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오늘 경기 뒤 벵거의 컨퍼런스를 통해 확인될 수 있는 사실은 박주영이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경기에 출장했다는 것, 그리고 위건이적은 팀간의 문제로 불발되었다는 것이다. 당초 알려진 박주영 거절설은 사실이 아닌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른 기사들은 이제는 어지간해서는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 13분 출장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이 13분을 확대해석해 아스날에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든지, 혹은 국가대표팀 승선에 새로운 국면이 올 것이라는 해석은 무의미하다. 13분 출장에서 끝날이야기이고, 그 이후의 시나리오들은 아스날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써내려가야 한다. 물론 아스날에서의 활약상이 오늘 경기로 끝날 수도 있다라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그만큼 박주영의 입지는 밝지 않고, 기회가 더 주어지기란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