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개념 중국기자 앞에서도 여유넘쳤던 최용수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9. 08:58 K리그 이야기


2011년 9월, 중국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당시 농구대표팀의 감독이었던 허재감독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중국 국가가 울릴때 왜 움직였느냐, 당신은 유명한 3점슈터였는데 왜 3점슛성공률이 5%도 되지 않았느냐라며 조롱섞인 질문을 했다. 허재감독은 화를 참지 못하며 자리를 일어섰고, 그런 감독에게 중국 기자들은 박수를 치고 'Go back home' 이라며 다시한번 조롱을 했다. 매너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어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둔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중국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 중국기자들의 반응은 2년전 허재감독이 섰을 당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수의 축하공연을 마련하기도 했고, 광저우가 3:0으로 이길 것이라면서 거드름을 부리기도 했다. 

또한 최용수감독에게 우승을 한다면 강남스타일 춤을 출 것이냐라는 어이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결승전을 앞둔 감독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어이없는 질문이었다. 상대를 낮춰보는 느낌이 강한 질문이었고, 최용수 감독은 이에 분개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강남스타일의 유행이 지났다며 센스있게 답변을 했다. 광저우의 리피 감독에게는 마치 우승을 확정지은양 질문을 했다. 

최용수감독은 사실 처음의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감독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혈기왕성하고 에너지넘치는 감독이지만 전술적인 능력은 높이 평가하지 않았는데, 그는 2011년 감독대행을 맡은 뒤부터 세시즌째 감독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 보여준 언론대처능력은 그가 왜 빅클럽의 감독생활을 팬들의 불만없이 잘 이어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맨유와 아스날의 올시즌 가장 큰 빅매치가 있는 주말이기도 하지만, K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주말이기도 하다. FC서울은 광저우를 상대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노린다. 첫경기에서 2:2로 비겼고, 이번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하려면 2:2 이상의 성적을 올리거나, 승리를 해야한다. 수만명의 일방적인 응원앞에서, 그리고 엄청난 홈텃세를 견뎌야 한다. 

상대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준결승에서도 두경기 모두 4득점을 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용병 3인방의 능력은 아시아급을 넘어선지 오래다. 무리퀴, 콘카, 엘케손의 삼각편대의 무게감은 유럽 탑클럽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저우 선수단의 연봉은 K리그 최고수준인 서울의 6배에 달하고, 용병 삼각편대의 몸값만해도 200억을 넘는다. 

무서운 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해외언론의 전망도 서울보다는 광저우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상대의 축제에 들러리를 서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5시즌 연속 결승에 올랐던 K리그의 저력과 함께,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 다는 것을 꼭 보여주기를 원한다. 

데얀과 에스쿠데로, 몰리나와 아디등 K리그 정상급의 용병들과 하대성, 고요한, 고명진, 윤일록등 대표팀 자원들, 거기에 차두리와 김진규등 무게감있는 베테랑 수비수들이 지키는 FC서울도 저력이 있는 팀이다. 수비를 단단히 한뒤 상대의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 광저우에게 빠르게 실점을 하게 된다면 경기 내내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 무승부를 하려면 2골이상을 넣어야 하기에 90분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큰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기에 경기운영능력에선 우위에 있다고 생각을 하고, 언제 압박을 가하고 언제 공세를 취해야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2:2 매우 아쉬운 스코어이다. 오히려 첫경기를 원정에서 하고, 90분내내 짠물수비를 펼쳐 무승부전략을 펼쳤다면 홈에서 전술을 짜기가 용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홈에서 승리확률이 높은 최용수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승리를 해야 한다. 무승부를 기록해도 우승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의 공세에도 여유넘쳤던 최용수감독을 보아하니 예감이 나쁘지는 않다. 여유있게, 그리고 치밀하게 임해 적지에서 승리의 환호를 외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