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청용, 어떤 리더쉽 보여줄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15. 09:02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아직 홍명보호의 정식 주장을 말하기엔 이른 시점인 것 같다. 하대성과 구자철이 주장완장을 달았지만, 두 선수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 모두 제외되었다. 박지성이후 박주영이 주장완장을 잡았고, 그 이후에는 제대로된 대표팀의 캡틴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2014년 월드컵을 앞두고 캡틴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도 하나의 관심사다. 

2002년에는 홍명보라는 리더가 있었고, 2006년에는 경험이 많았던 이운재가 주장완장을 찼다. 2010년에는 박지성이 완장을 찼었다. 모두 준비가 되었던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리더쉽, 경험, 실력에서 많은 선수들을 아우를 수 있었다. 2010년 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이 세명째 바뀌었고, 그만큼 어수선한 상황에서 리더가 등장하지 못했다. 실력면에서 가장 월등한 선수였던 양박쌍용이 부진, 부상, 대표팀 은퇴, 그리고 SNS 논란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홍명보감독은 하대성과 구자철을 대표팀의 리더로 시험했다. 하대성은 폼이 떨어져서 대표팀에 소집이 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집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구자철의 폼도 많이 떨어져있다. 홍명보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리더인 구자철은 부상이 겹쳐 소집되지 못했다. 폼으로 보아서는 구자철을 계속해서 선발로 기용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홍명보 5기에는 이청용이 주장으로 선정되었다. A매치 50경기를 뛴 이청용은 대표팀에서는 물론이고 축구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장완장을 달게 되었다. 어느덧 대표팀에서 중견멤버에 이르른 이청용이다. 상암동 미친개가 2010년 월드컵의 핵심멤버가 되었고,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견뎌내고 기나긴 재활의 시간을 거쳐 다시 대표팀에 자리한지 1년만이다. 이청용은 그렇게 대표팀의 주장완장을 달게 되었다. 

대표팀 주장완장의 덕목으로는 실력과 경험, 그리고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청용의 현재 대표팀에서의 입지는 말할필요가 없다. 실력과 경험에서는 따라올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이고,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경험한 선수이다. 앞으로 수년은 더 대표팀의 터줏대감 역할을 할 선수이다. 실력과 경험에서는 의문을 갖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리더쉽은 분명히 검증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리더쉽이 홍명보 감독처럼 타고난 카리스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성의 경우도 그는 타고난 리더쉽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그의 실력과 성실함으로 많은 선수들의 귀감을 사게 만든 스타일이었다. 주장완장을 차고 그 누구보다 많은 활동량을 소화하며 자신이 빼앗긴 볼을 끝까지 따라가면서 태클을 하는 그의 책임감에 많은 선수들이 불타올랐다. 가장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그가 갖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타이틀에 많은 선수들이 우상으로 여기고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이청용은 어떤 리더쉽을 보여줄까. 이청용의 플레이스타일을 박지성처럼 바꿀수도 없고, 경기장 전체를 호령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선수도 아니다. 홍명보감독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청용은 그런 어린 선수들에게는 또다른 우상일수도 있다. 조금 더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곽태휘, 정성룡, 기성용등 2010년 월드컵 세대와 손흥민, 김진수등 어린 선수들을 이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홍명보 감독이 그를 이벤트성으로 대표팀 주장에 임명한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복안이라고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주장후보들이 대표팀에 합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청용이 내년 브라질 무대에서 주장완장을 달고 출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바라보는 눈과 많은 선수들을 행동만으로 따르게 해야하는 주장이다. 이번 2연전에 주목해야할 점이 한가지 늘었으니, 바로 그 것은 이청용이 얼마나 주장역할을 잘 수행하느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