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캡틴, 이제서야 주인 찾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17.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박지성이후 대표팀의 캡틴자리는 늘 불안정했다. 박주영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캡틴자리를 차지했지만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후에 몇몇 선수들이 주장완장을 돌려가며 찼지만 이 선수가 캡틴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웠다.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뒤, 하대성과 구자철이 대표팀 주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리그에서의 부진과 부상으로 홍명보호 5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구자철이야 브라질 월드컵에 어떻게든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지만 지금 폼으로 하대성은 월드컵 23인 명단에 이름을 넣을 수 있을지조차도 의문스럽다. 대표팀 주장이 되기위해서는 일단 대표팀에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해야한다. 

2002년 홍명보, 2006년 이운재, 2010년 박지성 모두 이런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는 선수들이었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리더쉽과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각자 자신의 리더쉽을 내뿜는 방법은 달랐지만, 자신의 존재감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홍명보호는 지금까지 5번의 소집을 했다. 1기와 2기때는 대표팀 선수들이 유럽파를 제외하고 구성이 되었고, 3기 이후부터는 해외파들까지 소집이 되었다. 3기부터 꾸준하게 대표팀에 오르는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여전히 홍명보호는 여전히 주전경쟁중이다. 그 와중에도 손흥민, 이청용, 홍정호, 김영권 등은 자신의 포지션에 확고한 주전도장을 찍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5기의 주장이 이청용이 선정되었다. 

이청용은 기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기량은 대표팀에서 단연 에이스이다. 어떻게 저런 선수가 2부리그에서 뛸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또한 지난 월드컵에서 2골을 넣었고, 전경기에 선발출장을 했다. 21살의 나이에 천재적인 기량을 발휘했고, 부상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정상기량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 선수의 리더쉽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적지 않았다. 선수생활을 통틀어 이청용의 주장완장은 이번 스위스전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청용은 주장완장을 차고 그 책임감을 그라운드에서 몸소 보여주었다. 마치 2010년 월드컵의 박지성을 보는 듯 하였다. 박지성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의 리더였다. 주장완장을 차고 남보다 훨씬 더 많은 활동량을 소화하며, 자신이 빼앗긴 볼에대해서는 수십미터를 쫓아가면서 다시 볼을 빼앗는 모습도 자주보여주었다. 그리고 스위전에서 이러한 모습이 이청용에게서 보였다. 

이청용은 공격적으로,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지만 수비가담에 있어서는 그렇게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금요일 스위스전에서는 정말 많은 활동량과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상의 악령이 아직도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태클을 주저하지 않았다. 박지성시절 좌측면에서 보였던 헌신적인 수비가담이 이제 대표팀의 오른쪽측면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입국하면서부터 장거리 비행의 강행군에 대해 문제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던 이청용이었는데, 그의 체력은 한단계 성장한 듯 보였다. 후반 로스타임에도 두선수를 제치면서 완벽한 슛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우측 윙포워드인 그의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좌측과 중앙을 오가며 콤비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손흥민과의 파트너쉽은 날로 좋아지고 있고, 이근호가 만든 공간으로의 침투도 매우 좋았다. 

그리고 후반 종료직전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승리라는 선물이외에 스위스에 대한 설욕과 함께, 스위스의 무패행진을 끊고 대표팀의 첫 2연승을 이끈 골이었다. 헌신적인 모습과 함께 대표팀의 해결사라는 이미지를 많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각인시킨 셈이다. 

이청용은 그렇게 대표팀의 주장이 되었고,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홍명보호에서 유력한 캡틴후보라고 생각한다. 주장이라는 책임감 만들어낸 그의 플레이 변화는 다른 10명의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긍정적인 변화를 우리는 리더쉽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