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스코어에 드러난 손흥민-카가와의 실력차이

Posted by Soccerplus
2013. 11. 29.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레버쿠젠이 맨유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5:0의 패배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레버쿠젠이 이렇게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면서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맨유의 맹공속에 힘을 쓰지 못하고 대패했다. 레버쿠젠은 자력으로 16강진출이 어려워졌다. 가능성은 있지만 이런 경기력이라면 16강을 올라가서도 승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홈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를 거뒀다. 1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그 무승부도 유럽최강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맨유에게 홈에서 무려 5골을 허용하면서, 홈극강이라는 명성에 스크래치를 입었다. 그만큼 맨유가 대단한 클럽이긴 했지만, 레버쿠젠도 그들의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맨유는 반 페르시, 캐릭등 주요 선수들이 출장하지 못했다. 긱스와 필 존스가 중원을 맡았고, 부진을 겪고 있던 나니와 발렌시아가 선발로 나섰다. 오른쪽 풀백 스몰링도 주전으로 말하긴 힘든 선수이다. 긱스와 에반스의 활약이 매우 좋았으며, 루니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루니는 혼자서 4골에 관여하면서 반 페르시의 공백을 무색케했다. 

이날은 미니 한일전이 펼쳐진 경기였다. 양국의 에이스인 카가와와 손흥민이 맞붙었다. 레버쿠젠의 손흥민은 팀 공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은 동료 공격수인 시드니 샘이 결장한 상황에서,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었다. 키슬링도 골을 많이 기록해주는 선수지만 골을 만들기 보다는 마무리짓는 유형의 스트라이커이다. 손흥민의 측면활약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경기였다. 

카가와는 오래간만에 자신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출장했다. 4-4-2 시스템에서 좌측 윙어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던 카가와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반 페르시의 부상을 틈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루니의 아래에서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고, 공격의 연결고리를 맡았다. 

그리고 5:0 스코어가 보여주듯, 두 선수의 경기력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카가와가 여유있는 볼키핑과 창의적인 패스로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었다면, 손흥민에게는 공조차 오지 않았고, 공이 왔을 때에도 상대방 수비수에게 완벽하게 막히는 모습을 보였다. 

카가와는 경기를 만들어가고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필요할 때는 중원까지 내려와서 볼을 잡아주고 다시 볼을 건내고 전방으로 쇄도하며 만드는 공간에서 기회가 많이 나왔다. 도르트문트에서 가장 좋았을 때 보여주었던 움직임을 다시한번 보았던 경기였다. 4번째 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으며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무척이나 좋았다. 지난 주말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었던 카가와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카디프전에서는 루니와 치차리토가 선발로 나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앞으로도 반 페르시의 부상시에는 치차리토보다 카가와가 우선순위를 받을 것이라 예상한다. 지능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손흥민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 아무리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폼이 떨어졌다고 해도, 그의 실력은 여전했다. 실력으로 그를 무시할 수 있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엇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전에 해트트릭을 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또한 시드니 샘이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에서 그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다. 미드필더진이 압도당해 그에게 공이 제대로 가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파이치, 레이나르트, 엠레 칸등 그를 받쳐주어야할 선수들이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팀을 살려내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기력하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고, 그렇게 경기는 5:0으로 끝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다라는 것을 보여준 경기인 것 같다. 실력이라고 평가해야하지만 손흥민의 가능성이 카가와에게 뒤진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확실하게 패배가 더 큰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패배를 더욱 더 쓰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