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추첨, 최고-최악의 조는?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4. 09: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어쩌면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의 조추첨이 월드컵 본선 3경기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만큼 조추첨 결과는 우리나라의 원정 16강에 중요한 요소이다.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1시, 우리나라의 운명의 상대가 결정된다. 이제 우리나라는 조추첨 이후 7개월동안 본선에서 맞붙게 될 3개 팀을 상대로 시뮬레이션과 준비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이번 월드컵 조추첨은 FIFA랭킹에 따라 탑 시드가 정해졌다. 탑시드로는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콜롬비아, 스위스, 벨기에가 이자리를 차지했다. 늘 탑시드를 차지했던 이탈리아, 네덜란드, 잉글랜드와 같은 팀들이 탑시드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 조 추첨은 사상 최악의 죽음의 조가 발생할 수도 있게 되었다. 

어제 드디어 조추첨방식과 포트가 결정되었다. 포트 2가 유력해보였떤 우리나라는 포트3에 배정받았다. 아시아 국가들과 북중미 국가들과 함께 배정을 받았다. 포트 2, 포트 3이 어느정도 해볼만한 상대들이 모여있다면 톱시드와 유럽국가들이 모여있는 포트1과 포트 4는 그야말로 전쟁터이다. 포트 4에 있는 팀중 한팀이 포트2로 뽑히고, 조추첨이 시작된다. 만약 포트4의 강호들인 잉글랜드, 네덜란드, 이태리, 러시아와 같은 팀들이 포트 2로 이동하게 된다면, 브라질-이태리-한국-네덜란드라는 최악의 조편성도 가능한 상황이다. 

포트1 최선: 콜롬비아, 스위스 최악: 스페인, 독일, 브라질

탑시드인 포트1에서는 콜롬비아와 스위스가 가장 해볼만한 상대처럼 느껴진다. 특히 스위스는 얼마전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하기도 했다. 팔카오가 버티는 콜롬비아도 무서운 상대지만 분명히 해볼만하다. 각 팀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지표이기에 톱시드에는 생소한 나라들이 톱시드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최강자인 독일, 스페인, 브라질을 만나게 된다면 16강 문턱은 그만큼 좁아진다. 4팀중에 2팀이 진출하는 조별예선에서 한 자리를 이 강호들에게 빼앗기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은 쉽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포트2 최선: 알제리 최악: 칠레, 포트4팀

아프리카와 남미 팀들이 모여있는 포트2에서 최선의 선택은 당연 알제리이다. 스타 플레이어를 찾기 힘들고 지난 월드컵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 포트보다 수월해 보이지만, 나이지리아, 가나, 에콰도르등의 팀도 손쉽게 1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팀이다. 

포트2에서 가장 피해야할 상대는 칠레라고 생각된다. 남미에서 열리는 지리적인 조건과 우리나라가 늘 약한 경기를 했던 유형의 팀이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 이어 남미예선 3위를 기록했으며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이라는 스타플레이어가 있따. 또한 포트4팀이 포트2그룹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만약 유럽의 강호가 포트2로 이동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리스와 같은 만만한 상대가 이동한다면야 우리에게는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 

포트4 최선: 그리스, 보스니아 최악: 이태리, 네덜란드, 포르투갈

포트4에서는 그리스와 보스니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갈만한 팀은 없어보인다. 우리는 지난 남아공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눌렀으나 그리스는 그때보다 더 강해진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그리스가 배정된다면 무척이나 기뻐해야할 것이다. 보스니아도 이번 월드컵에 처녀출전하는 국가인데, 경험의 부족을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해볼만한 상대이다. 

하지만 이태리, 네덜란드, 포르투갈과 같은 조가 배정된다면 매우 어려워 질 것이다. 조별예선에서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그리고 유로2012 준우승팀 이태리등 톱시드팀과 함께 우리나라를 1승의 제물로 여길 것이다. 

최고의 조: 스위스-알제리-대한민국-보스니아

만약 이렇게 조배정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조별예선 1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추첨이라고 생각한다. 탑시드에서 약한 팀이 걸리고, 유럽팀에서 해볼만한 상대가 걸려준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최악의 조: 브라질-네덜란드-대한민국-이태리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누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들과 한팀에 배정된다. 저 세팀이 한 팀에 들어온다는 것도 웃기지만, 저 강호들과의 승부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가 걱정스럽다. 생각하고싶지도 않은 시나리오이다. 

물론 월드컵 조추첨이 16강행을 확정, 혹은 조별예선 탈락을 확정시켜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편성이 16강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하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가능하면 좋은 조에 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금요일,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 대한민국으로 향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