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죽음의 조'를 통해 보는 2014 월드컵 조추첨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6. 09:16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드디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그 어떤 경기보다 더욱 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조추첨에서 32개국 모두가 피하고 싶은 것은 바로 '죽음의 조'일 것이다. 세계 축구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약체로 평가되었던 국가들의 전력이 강해졌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변경된 조추첨 시스템으로 인해 역대 최악의 죽음의 조가 생겨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번 대회 조추첨 방식의 특징은 톱시드를 FIFA 랭킹 순위대로 정했다는 것이다. 브라질,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와 같은 팀들은 톱시드에 들어마땅항 강팀이지만 나머지 우루과이, 스위스, 콜롬비아, 벨기에는 톱 시드에 끼기에는 무리가 있는 팀들이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와 같은 강팀들이 톱시드를 받지 못하면서 죽음의 조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 죽음의 조의 '강도'는 역대 월드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02년 죽음의 조: 잉글랜드, 스웨덴,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는 바로 잉글랜드, 스웨덴,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가 묶였던 조일 것이다. 당시 아르헨티나가 톱시드배정을 받지 못하면서 발생했던 죽음의 조이다. 당시 최강 라인업을 자랑했던 잉글랜드와 바티스투타가 이끌었던 아르헨티나가 강해보였지만 이 중 아르헨티나는 탈락했고, 스웨덴이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도 8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탈락했지만 최근 대회중에는 가장 선전한 대회가 아닐까 싶다. 

2006년 죽음의 조: 이탈리아 가나 체코 미국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로 뽑혔던 조는 이탈리아, 가나, 체코, 미국이 모였던 조였다. 당시 대회 우승팀이었던 이탈리아, 에시앙이 있었던 가나, 그리고 네드베드와 얀 콜러 등 황금세대가 모였던 체코, 신흥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이 한 조였다. 이탈리아는 어렵게 16강에 진출했지만 이후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우승까지 따냈다. 이탈리아에 무게가 쏠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남은 세 국가의 전력이 비슷했다는 점에서 죽음의 조로 평가되었었다. 

2010년 죽음의 조: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북한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만났던 것으로도 충분히 이슈였던 조에 드록바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까지 진출하면서 죽음의 조가 되었다. 그리고 이 조에 약체 북한이 들어가면서 북한이 승점자판기가 되었었다. 브라질은 강력한 모습을 조별리그에서 보여주며 손쉽게 1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했고, 포르투갈도 어렵지 않게 16강진출에 성공했다. 

2014년?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치열하지 않았던 것이 역대 죽음의 조였다. 하지만 시드배정방식이 바뀌어버린 이번 대회는 조추첨의 중요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브라질-이탈리아-네덜란드가 한조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고, 스위스-알제리-그리스가 한조에 들어가면서 역대급 약체조가 편성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죽음의 조의 강도가 그 어느대회보다 강력하며, 이런 죽음의 조가 한개가 아닌 두개이상 만들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번 대회는 남미에서 열리기 때문에 콜롬비아, 우루과이, 칠레등 남미 강호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브라질-이탈리아-네덜란드가 아니더라도 독일-칠레-멕시코-잉글랜드정도의 조들도 충분히 치열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도의 조라면 두세개정도는 어렵지 않게 만들어 질 것이다. 톱시드 국가들과 4번 포트의 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이 만나는 조는 모두 피터지는 승부가 될 것이다. 8개중 4개조이상이 세계적인 강호들을 2국가 이상 포함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늘 톱시드국가는 누가 되든 상관없고, 남미와 유럽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를 만나 조 2위로 16강진출을 노리는 것이 우리나라의 최상시나리오 였지만, '유럽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는 그리스와 보스니아 정도 밖에 없다. 이들을 만나게 될 가능성은 25%다. 그리고 나머지 75%는 우리보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강한 상대들을 만날 가능성이다. 죽음의 조를 만나게 될 가능성도 그 어느대회보다 많다. 

일단 조배정이 되면 조배정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전에 조추첨에서 행운이 깃들기를 바래야한다. 강호들이 같은조에 몰려 예상밖의 탈락팀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에 16강만 올라가면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운명의 손은 과연 우리나라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것인가. 토요일 새벽 1시, 4년을 기다려온 브라질 월드컵의 서막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