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긴장감 조추첨, H조가 행운인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7.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기억으로는 1998년 월드컵 조추첨부터 중계를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월드컵 한경기 한경기가 모두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그 어떤 팀들도 쉬운 상대가 하나도 없었고 우리는 늘 어려운 팀들과 만나 조별예선에서 고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조편성만 놓고 일본을 매우 부러워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더욱 더 걱정스러웠다. 포트배정방식이 바뀌어 버리는 바람에 죽음의 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몇번을 돌려봐도 우리나라가 쉽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죽음의 조 한 가운데에 우리나라가 자리하곤 했다. 어제 아침 발표된 리허설에서는 우리나라가 스페인, 잉글랜드, 코트디부아르와 한조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조마조마 한조한조가 나올 때마다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았다. 기대를 모았던 포트X가 발표되는 순간, 그리고 죽음의 조가 결정되는 순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멕시코가 만나게 되었고 우루과이와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만나게 되었으며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지난 월드컵 결승전을 첫경기부터 재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벨기에와 알제리, 러시아와 함께 H조에 배정받게 되었다. 

알제리는 어렵지 않은 상대처럼 느껴지지만 벨기에와 러시아를 보고 쉽지 않아보이는 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일본이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와 한조가 되면서 몹시 부러워보인다. F조의 아르헨티나, 보스니아, 이란, 나이지리아의 조합도 쉬워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속한 H조는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른조에 들어가면 16강을 자신할수 있겠는가?

다른조에 들어가면 과연 우리나라가 16강을 자신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가 속한 포트3국가들가운데 16강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국가는 아무도 없다. 그나마 쉬워보이는게 일본과 이란인데, 그마저도 자신하기는 어려운 조편성이다. 우리나라도 이들과 비슷한 조추첨 운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마지막 추첨에서 러시아대신 포르투갈이 뽑혔다면 상상만해도 아찔한 일이 벌어진다. 벨기에와 포르투갈을 한 조에서 만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쉬운조는 없다

오히려 이번 조추첨에서는 죽음의 조에 걸리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어느 대회보다 치열한 조추첨이 진행되면서 죽음의 조에 걸릴 확률이 높았따. 독일과 포르투갈과 한조에 배정되는 것, 스페인과 네덜란드와 한조에 배정되는 것, 우리나라는 최악의 경우의 수를 피했을 뿐더러 탑시드인 벨기에와도 한번 해볼만한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98년월드컵에서 벨기에와 1:1로 비겼고, 당시 팀의 주축이던 홍명보와 빌모츠는 16년뒤 감독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조별예선 일정이 좋다

이제는 어짜피 4팀의 싸움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벨기에를 마지막 경기에 만나게 되면서 좋은 일정을 받아들게 되었다. 첫경기인 러시아전에 집중해서 러시아를 이긴다면 우리나라는 16강고지의 6부능선을 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알제리까지 물리친다면 16강을 가장 빨리 확정지을 수 있다. 또한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를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미리 16강을 결정지을 벨기에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기에 다른 두 팀들보단 유리할 수 있다. 

확실한 1승 제물이 있다

알제리는 페굴리나 벨포디와 같은 테크니션이 자리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 32개팀가운데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 팀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알제리를 상대로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는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껏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곤 했다. 4개팀가운데 한 팀을 확실하게 제칠 수 있다면 16강진출확률은 당연히 올라간다. 

남미 팀을 피했다

아시아 국가와 남미 국가가 만나면 늘 남미 국가가 우세하곤 했다. 오히려 아시아팀에게는 유럽팀을 만나는 것이 유리하다. 그만큼 아시아국가는 유럽국가를 만나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는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그만큼, 남미 팀의 전력상승요인이 많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남미팀을 피했다는 것 자체로도 기뻐해야 할 일이다. 일본이 속한 콜롬비아, 우리가 속한 벨기에 누가 더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소한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콜롬비아가 벨기에보다 더 강팀이다. 

희망을 갖자

희망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고 첫경기인 러시아와의 경기에 따라 우리나라는 조1위로 16강에 올라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강력한 팀들과 많이 만나서 어느정도 내성을 키워놓는 것이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강팀에게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였다. 16강을 위한 첫 단추가 잘 끼워졌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를 향해 미소지었다. 이제는 우리가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