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손흥민', '21세 박지성'과 비교한다면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9.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21세의 나이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을 상대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2002년 월드컵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던 박지성이었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은 기억에 남을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박지성은 그렇게 3년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고, 그 이후에는 역대 최고의 아시아 선수로 자리잡게 되었다. 

21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한국선수가 있다. 박지성의 21세보다 정확히 11년 뒤인 지금, 21세의 손흥민은 세계적인 유망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6골을 넣었으며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인 도르트문트와 치룬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넣었고, 3골이 모두 결승골이었다. 팀의 주축공격수인 시드니 샘이 빠진 레버쿠젠에서 사실상의 해결사가 되어 팀을 살려내고 있다. 팀은 리그2위를 굳건히 지켰으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사력을 다할 예정이다. 

박지성은 그의 은퇴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적이 있다. 그 것은 2011년 2월의 일이였으며 벌써 3년이 다되어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함부르크에서도 주전자리를 제대로 차지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3년 뒤 어엿하게 레버쿠젠이라는 강호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그의 몸값은 1000만 유로에 이르렀으며, 분데스리가 득점순위10위안에 드는 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가 되었다. 

21세의 나이에 한 선수는 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했다면 한 선수는 유럽무대에서의 활약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박지성이 지난 우리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면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부터, 우리나라의 상징이 될 선수이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두 선수이다. 

이 두 선수의 21살을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손흥민의 미래를 박지성의 21살을 통해 예측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지성의 21살 시절은 그야말로 꿈과 같은 날들이었다. 월드컵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진출을 이뤘다.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무너뜨리는 골을 넣었고, 대회를 앞두고 치뤄진 평가전에서는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까지만해도 아시아선수의 유럽진출이활발하지 않았기에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바로 유럽빅클럽진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또한 네덜란드로 진출을 해서 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렇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때까지 3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 활약으로 인해 비로소 맨유라는 빅클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나이 24살의 일이었다. 맨유에서 성장과 성장을 거듭하며 최고의 시절을 누렸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박지성과 같은 선수가 한 명이라도 더 나온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일듯 하다. 

손흥민은 유럽무대에서의 활약을 통해 국가대표팀으로 이동한 케이스다. 클럽팀에서의 활약을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다면야 좋겠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어느정도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최근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등극을 하기도 했다. 그의 파괴력은 우리나라에서 지금껏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손흥민이 박지성보다 나은 것이 있다면, 바로 유럽무대에서의 적응과 활약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지성이 유럽무대에 적응을 어려워하면서 2년정도의 시기를 힘들게 보냈다면, 손흥민은 21세의 나이에 레버쿠젠이라는 독일 강호 클럽의 주전자리를 꿰찼다.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고, 그의 기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레버쿠젠에서도 그가완전히 적응할때까지 약 2~3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최근 4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포함해 6골을 쓸어담으며 그의 대단한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누가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박지성은 많은 활동량과 성실한 플레이로 독특한 유형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던 선수였다. 손흥민은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최근 축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지션인 인사이드 포워드유형의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다. 그의 번뜩이는 움직임에서 그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도는 분명히 21세의 박지성이 21세의 손흥민을 압도하지만, 21세의 박지성이 아직 유럽무대에 적응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손흥민의 가능성은 정말로 무궁무진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좀 더 큰 규모의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다면 손흥민의 주가는 더욱 더 상승할 것이다. 물론 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올 가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21세의 손흥민은 정말 누구도 반론을 할 수 없는 세계적인 재능이다. 21세에 메시도, 호날두도 손흥민과 같은 골행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몇경기의 활약만을 놓고 본다면, 박지성을 넘어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스타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