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발 맨유, 이렇게 공중분해 되나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10. 09: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지금으로 부터 12년전, 맨유는 리그 9위라는 처참한 시즌의 시작을 보낸적이 있었다. 당시는 퍼거슨이 감독이던 시절이었다. 당시 퍼거슨은 경질설 및 은퇴설에 시달려야 했다.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퍼거슨이지만, 시즌 마지막, 맨유의 성적표는 리그 3위였다. 물론 2000년대 초반, 맨유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단 한번도 3위이하로 내려갔던 적은 없었다.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퍼거슨의 제국은 굳건하게 유지되었다. 

12년뒤, 퍼거슨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새로운 감독인 모예스가 자리에 올랐다. 에버튼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구축했던 감독이었고 맨유는 6년계약을 체결하면서 강력한 믿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퍼거슨 시절부터 있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문제들을 퍼거슨이었기에 꾸역꾸역 막아주었고, 많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우승에도 성공했다. 

최근 모예스의 맨유는 뉴캐슬에게 1:0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홈에서 힘을쓰지 못하며 기록한 패배였다. 당연한 패배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홈에서 점유율에서 밀린 경기를 했으며, 슈팅시도, 패스횟수, 공격진영에서의 패스 횟수등 많은 부분에서 기록적으로도 뒤진 경기를 했다. 에버튼에게, 그리고 뉴캐슬에게 연패를 하면서 홈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리그 9위, 인정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아스날, 첼시, 리버풀, 토트넘, 맨시티등 당연히 강호라고 생각되었던 팀들은 물론이고 뉴캐슬, 에버튼, 사우스햄튼등 중위권팀들보다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선두와의 승점차이는 12점차, 6승 4무 5패, 22득점 19득점 그저그런 득점기록과 좋지 못한 실점기록이다. 반페르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으며, 지난 경기에서는 루니의 공백이 컸다. 캐릭이 적지 않은 기간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미드필더에서 클레버리와 존스가 경기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맨유의 고전은 애초부터 예견이 되어있기도 했다. 퍼거슨이 몇해동안 준척급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못했고, 모예스가 들어오면서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적시장 마지막날 펠라이니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적시장기간동안 파브레가스나 에레라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중앙미드필더를 데려오려는 노력을 했지만, 역시나 실패하고 말았다. 

위기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루니는 여전히 재계약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반 페르시가 불만을 갖고 있다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루니와 반 페르시가 팀에서 떠난다면 맨유가 다시 일어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리버풀이 사비 알론소와 베니테즈가 떠난 뒤 길고 긴 암흑기의 터널을 거쳐야 했던 것 처럼 맨유에게도 이번 시즌의 성적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반 페르시 혼자서는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시즌이다. 루니를 잡아야 하고, 또한 몇몇 준척급 선수들의 영입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나갈 수 있는 성적이 필요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맨유는 퍼거슨 감독시절 겨울이적 시장에서 많은 영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팀의 사정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물불을 가릴때가 아니다. 어찌되었든 팀을 4위이내의 성적으로 되돌려놔야 지금의 스쿼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역시도 쉽지는 않다. 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겨울에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기란 어렵다. 

한간에서는 퍼거슨이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 퍼거슨도 다시 감독직으로 복귀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보았던 후계자인 모예스가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물론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정말로 그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모예스가 길고 긴 부진의 끈을 잘라버리는 것이다. 이미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챔스 리그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일정은 그리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 헐시티, 노리치, 빡빡하지만 경쟁팀들에 비해 어렵지 않은 일정을 받아든 맨유는 박싱데이에서 대반전을 노려야 한다. 이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승점차이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싱데이까지도 모예스가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맨유 보드진들도 마음놓고 그를 바라만 보고는 있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든,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든, 혹은 좀 더 드라마틱한 결정을 내리든 지금의 스쿼드로 계속해서 이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맨유의 이번 시즌은 맨유가 퍼거슨 이후 탄탄대로를 만드는데에 기초가 될 시즌이며,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경우 맨유는 기나긴 부진의 터널의 시작을 걷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