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이대로라면 빅클럽도 가능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19.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첼시를 상대로한 연장 후반 종료의 골은 엄청난 임팩트였다. 영국전역에 중계되었던 경기였고, 상대가 '첼시'였기에 이는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골이었다. 시즌내내 희망을 찾지 못하던 선더랜드팬들이 아마도 이번시즌 가장 환호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의 메인은 기성용의 사진으로 도배가 되었다. 기성용의 영국생활 가운데 가장 빛나는 장면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지난 시즌 몇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골은 처음이었다. 셀틱시절 무시무시한 중거리슛으로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EPL로 넘어와서는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 골의 임팩트는 그 누구보다 컸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스완지에서 캐피털원컵 우승을 차지한데에 이어 두번째 시즌 두번째 캐피털 원컵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우승을 차지한다면 아마도 역사적으로도 굉장히 희소가치가 있는 기록이 될 것이다. 그에게 트로피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선더랜드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점점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두세경기에서는 캐터몰이 그의 뒤를 받치고 기성용이 공격적인 포지션에 배치되면서 그의 공격본능마저 살아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골을 넣으면서 자신의 활약에 정점을 찍었다.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시즌 초반 감독이 팀이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거기에 감독이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팀이 제대로 돌아갔던 상황이 아니었다. 포옛감독이 오고 경기력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서면서 기성용의 경기력도 올라오고 있다. 기성용은 팀의 중원에서 가장 안정적인 볼간수능력과 패싱능력을 선보이며 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팀의 에이스 미드필더는 누가뭐라해도 기성용이다. 

팀이 평균 77%의 저조한 패스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성용의 패스성공률을 차츰차츰 올라 90%에 근접하고 있다. 스완지때와 달리 기성용에게 많은 압박이 들어오고 있고, 무리뉴가 그를 직접 지목해 압박하겠다라는 엄포를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패스성공률은 90%를 넘어서려 하고 있다. 현재 리그 20위, 팀내 1위의 성공률이다. 스완지에서 임대해오면서 스타일에 적응하는데에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많이 녹아든 모습이다. 

벌써부터 빅클럽을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 기성용의 실력이라면 빅클럽에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수비력이나 공중경합, 압박같은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고는 있지만, 공을 제대로 간수하고 넓은 시야로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은 EPL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력이라고 자부한다. 과거 이태리의 미드필더들이 이런 유형의 모습들을 자주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흔하지 않은 유형의 선수이다. 

그런 선수가 이제 알을 깨고 나와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좀 더 자유로운 위치로 나온 기성용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스완지에서는 팀을 위해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플레이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팀의 답답한 득점포를 직접 지원해줄 포지션으로 이동을 했다. 지금 선더랜드의 중원의 핵심은 기성용이고, 그를 중심으로 플레이가 돌아간다. 더 많은 득점과 어시스트로 스탯을 쌓는다면, 빅클럽행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첼시의 존 오비 미켈이나 맨유의 클레버리, 안데르손보다는 훨씬 더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물론 빅클럽에서도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기는 힘들겠지만 충분히 로테이션으로는 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안정적인 플레이야 이미 정평이 나있는 바이고, 수비나 공격중에 한 부분에서라도 두각을 나타낸다면 더 큰 클럽으로의 이동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를 보낸 스완지는 데 구즈만이 좋지 못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중원에서의 안정감이 심하게 떨어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했던 기성용의 공백이 느껴진다. 남은 시즌 선더랜드에서 최근 몇경기에서의 활약을 보여주고, 월드컵에서 분전을 해준다면 기성용이 더 높은 레벨로 올라서는 일도 꿈만 같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성용의 활약을 더욱 더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