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 돌입한 손흥민, 겨우내 풀어야할 과제는?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23. 09:48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한국인 최초로 유럽무대에서 해트트릭을 하고, 리그에서만 7골, 전반기에만 9골 5어시스트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뛰어난 성적이다. 이 폼을 바탕으로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잡기도 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무대를 밟게 되었다. 1000만유로를 받고 이적해, 분데스리가 2위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그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절반의 시즌이었다. 

분데스리가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얻은게 많았던 절반의 시즌이었다. 한달여의 겨울 휴식기에 돌입을 하게 되었다. 전반기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고 최근 한 달정도는 보에니쉬가 빠지고 엠레 칸이 주전으로 나오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드니 샘이 오랜기간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손흥민이 전술적으로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리그 7골 가운데 5골을 2경기에서 넣었다. 두 경기에서 몰아치지 못했다면 리그성적이 많이 아쉬울 수 있었다. 그만큼 기복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손흥민에게 함부르크 시절부터 따라다니던 것이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었는데, 레버쿠젠에서도 이러한 단점을 쉽게 고치지 못했다. 

특히 시즌 막판 승점 3점을 올리는 것이 중요했던 프랑크푸르트와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평점 5점(최하점)을 받으며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경쾌한 움직임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으나 상대에 따라 너무 차이가 나는 경기력이었다. 특히 상대가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할 경우 활로를 찾는데에 어려움을 보였다. 상대가 공격에 치중할 때, 그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역습을 노리는 플레이에는 일당백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반대의 경우 결과는 처참했다. 

한단계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상대의 수비를 파헤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한다. 수준급의 볼 컨트롤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그는 압박이 두겹 세겹으로 들어올 때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과 경험의 부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압박을 피하려 자주 미드필더라인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고 그렇게 될 수록 골과 멀어지게 될 뿐이었다. 

팀 컬러와도 관련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레버쿠젠 전체의 팀 컬러역시도 역습에 최적화가 되어있다. 미드필더와 손흥민, 키슬링등 주요 공격수들의 조화가 필요한데, 이 조화가 지공시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지공시 손흥민의 동선이 너무나 한정적이다. 레버쿠젠에게는 공격패턴의 다변화, 그리고 라스 벤더와 같은 에이스 미드필더가 지난 시즌의 폼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손흥민은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주중경기를 치뤘다. 그에 따라 많은 체력적 부담을 노출하고 있다. 후반전 20분을 전후하여 교체가 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21세의 어린나이에 체력 관리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번 여름에는 월드컵이있고, 9월에는 아시안게임, 그 이듬해에는 아시안컵을 뛰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체력관리가 되지 않으면 이번 시즌뿐만아니라 다음 시즌까지도 문제가 될 것이다. 

그를 위해 이번 시즌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겨울 휴식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큰 행운일 수도 있다. 타고난 체력을 가진 스타일은 아니지만 훈련을 통해 체력은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주중경기와 국대 차출을 위한 장거리비행등 많은 부분 다른 선수들 보다 더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한 달간 휴식과 체력훈련을 통해 후반기 재도약의 발판을 삼길 바란다. 

이 두가지 과제만 푼다면 손흥민은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골을 몰아치던 경기의 모습을 시즌내내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배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발전적인 겨울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