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샘 이적, 손흥민에게 득일까 실일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12. 31.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레버쿠젠의 간판스타 시드니 샘이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다. 시드니 샘은 계약기간이 2015년 여름까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바이아웃이 2.5m유로 근처의 헐값으로 밝혀지면서 그를 노리는 클럽이 많아지고 있다. 시드니 샘도 레버쿠젠에서 계약연장을 할 생각이 없어보이며,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레 겨울 이적시장의 타겟이 되고 있다. 독일 매체에 따르면 시드니 샘이 리버풀의 이적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확실한 것은 구단의 오피셜 기사가 뜰 때까지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이번 겨울 시드니 샘의 이적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은 분명한 일인듯 하다. 

레버쿠젠은 지난 몇 경기 동안 샘없이 경기를 치뤘다. 샘의 부상으로 그 자리에 헤겔러와 로비 크루즈같은 대체 자원을 썼고, 손흥민의 전략적인 비중도 늘어났다. 샘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골을 넣어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공격수의 있고 없음의 차이는 분명했다. 레버쿠젠은 전반기 마지막 승점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2경기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샘이 있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단언을 할 수는 없으나, 분명히 아쉬운 것이 많은 경기였다. 

팀 내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손흥민에게는 샘의 부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샘이 이적을 하게 된다면 손흥민은 키슬링과 함께 공격진의 믿을맨으로 거듭나게 된다. 샘을 보낸다는 것은 손흥민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샘이 빠진 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었고, 팀의 승점쌓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손흥민에게 더 많은 역할이 부여될 것이다. 샘이 빠진 경기에서 손흥민은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필요할 때는 거의 키슬링과 투톱의 형태로 뛰기도 했다. 손흥민의 득점본능이 살아난 것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왼발슛팅을 시도하는 형태의 동선을 지닌 샘이 없어지면서 포지션이 중첩되는 현상도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 크루제와 헤겔러보다는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공이 갔고, 손흥민의 플레이가 살아난 것도 이때문이다. 

21살의 어린나이에 레버쿠젠이라는 팀을 이끄는 선수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샘이 만약 리버풀로 이적을 하게 된다면 과거 손흥민의 자리에서 뛰었던 쉬얼레에 이어 레버쿠젠 공격수-EPL 빅클럽 이적계보를 쓰게 된다. 손흥민이 차후에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할 때에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샘이 빠지게 된다면 어느정도 부담은 있다. 손흥민의 최대 단점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인데, 손흥민에게 전술적으로 많은 비중이 가게 된다면 그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날 팀의 경기력또한 저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선수이고, 많은 경기에서 그의 능력을 100%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은 그에게도 걸림돌이다. 어린 선수가 맡게될 정신적인 짐을 생각해본다면 샘이 잔류하는 것이 낫다. 

또한 샘이 이적하고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한다고 하더라도, 샘의 공백을 한번에 메우기는 힘들 것이다. 전반기 모든 경기에 출장하지도 않고서 7골을 넣을정도로 탁월한 득점력을 갖고 있는 샘이 빠지게 된다면 레버쿠젠의 전력공백이 크다. 레버쿠젠이 꾸준히 챔스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이 드는 팀은 아니기에 샘이 빠지게 된다면 당장 팀의 성적으로 직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샘이 빠지게 된다면 손흥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오히려 팀 성적 하락과 본인의 심적부담과 같은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샘과 공존을 하며 좀 더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되어지지만 이적시장의 분위기는 샘 이적 그 이후를 바라봐야 하는 듯 싶다.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간 류승우에게는 샘의 이적이 1군 데뷔를 좀 더 가깝게 만들어 줄 것이다. 샘의 이적이 어떤 나비 효과를 만들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