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기성용'도 막지 못한 선더랜드의 졸전

Posted by Soccerplus
2014. 1. 2.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선더랜드가 시즌 4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다가 아쉽게 아스톤 빌라에게 패했다. 경기내내 65퍼센트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18개의 슛을 쏘아올렸지만 아쉽게도 1:0으로 패했다. 주장 리 카터몰의 결정적인 실책은 바로 실점으로 이어졌고,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선더랜드 선수들은 후반 막판까지 엄청난 열정을 보이며 경기에 나섰지만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했다. 

이날 경기는 기성용과 지동원이 모두 선발출장한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에 지동원은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출장했다. EPL 역사상 처음으로 두명의 한국선수가 한꺼번에 선발출장한 경기로 기록되었다. 

지동원의 활약을 먼저 언급하자면 앞으로도 충분히 기용이 될 수 있을만한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서브멤버에는 들 정도의 활약을 했다. 알티도어나 자케리니보다야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아담존슨보다도 훨씬 나았다. 다만, 본인이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돌파구를 열고 싶었는지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본인이 조급해하니 쉬운 터치도 실패를 하고 말았던 경우도 있었다. 몇차례 볼트래핑이 아쉽긴 했으나 활동량과 움직임, 자리를 찾아가는 지능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선수들 보다 분명 나은 활약을 보였다. 두차례의 어시스트 찬스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두차례의 아쉬운 슈팅은 수비의 벽에 막혀 나가고 말았다. 

기성용은 경기중반 아그본라허에게 팔꿈치를 가격당했다. 또한 지동원 역시도 상대 선수에게 밀려넘어지면서 기성용이 작년 올림픽을 연상케하는 험악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잭 콜백역시도 아그본라허의 비매너플레이에 넘어지면서 양팀선수들이 감정싸움을 해야했다. 

기성용은 아그본라허에게 가격을 당한 뒤 입술이 시퍼렇게 멍들었다. 심판은 그런 상황에서 아그본라허가 아닌 기성용에게 경고를 주었다. 기성용에게는 화가 치밀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기성용의 플레이에 동료들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기양상이었다. 후방에서도 볼배급이 되지 않자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뿌려주고, 중원에서 다시 올라와서 볼을 배급하고, 그런 볼은 전방에서 어이없는 크로스와 마무리로 끝이 나고 말았다. 본인이 직접 볼을 끌고 오면서 볼을 배급하려했지만 선더랜드의 공격진은 기대이하의 모습이었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마음놓고 활약하기 위해서는 그의 아래를 받치는 캐터몰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캐터몰은 전반전 최악의 실수를 범하며 실점을 자초했다. 선더랜드가 계속해서 아스톤빌라를 몰아쳤던 상황에서 아스톤빌라의 역습으로 한번에 점수가 나고 말았다. 아스톤빌라는 벤테케와 아그본라허를 이용한 역습으로 모든 경기를 진행했고, 선더랜드는 상대의 측면을 공략하며 골을 노렸다. 하지만 제대로된 크로스하나 없었고, 제대로된 공간침투하나가 없었다. 

후반전 중반 이후 기성용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박싱데이 2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고, 활동량도 누구보다 많았다. 이번 경기에서는 올시즌 최다인 78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볼터치횟수는 무려 90회였다.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기성용의 체력이 떨어지자 선더랜드의 공격이 활로를 찾지 못하기 시작했다. 성공률이 낮은 패스에 잦은 역습을 허용하며 체력을 허비했다. 

선더랜드의 선수들은 EPL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는 패스미스와 트래핑실력을 보였다. 자케리니, 보리니는 답답한 볼트래핑과 연계실력으로 많은 찬스를 까먹었다. 팀의 주축공격수인 스티븐 플레쳐역시도 제대로된 슛하나 날려보지 못했다. 지동원에게는 볼을 많이 패스하지 않는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셀루츠카와 바슬리의 크로스도 형편없었다. 기성용과 콜백, 골키퍼 마노네만 축구를 했던 선더랜드였다. 

감독으로써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승점을 따내기 위해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수비형미드필더를 공격수와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고, 후반 말미에는 두명의 센터백중 한명을 교체시키고 공격자원인 아담존슨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술이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선수들의 기량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기성용과 지동원만을 놓고보자면 분명히 만족을 못할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더랜드를 생각했을 때에는 앞으로의 일정이 걱정스럽다. 여전히 2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더랜드가 남은 일정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한 선수만 잘한다고 해서 승리를 할 수는 없다. 기성용이외의 다른 선수들의 분발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