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빅클럽 진출, 정말 허황된 꿈인가?

Posted by Soccerplus
2014. 1. 4.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기성용이 최근 몇경기동안 정말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이번 시즌을 넘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만발하고 있다. 스완지와 그와의 사이가 틀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기성용을 라우드럽이 붙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더랜드가 기성용 덕분에 강등을 하지 않게된다면 더욱 더 그의 가치가 높아지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기성용은 충분히 맹활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리버풀의 찰리 아담처럼 중하위권의 미드필더들이 빅클럽으로 이적해 그리 좋지 못한 모습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성용이 빅클럽에 가서 활약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 것 같다. 또한 미드필더로, 그의 패스 기량에만 집중을 하고, 그가 부족한 부분인 수비적인 부분을 등안시하고 있다는 지적또한 있다. 그의 패스가 안전한 백패스나 후방에서의 패스에 집중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성용의 역할 변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다 

스완지에서 선더랜드로 임대를 오면서(정확히는 포옛감독이 그의 자리를 변경하면서) 기성용의 활약이 더욱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선수인생에서 하나의 비약적인 발전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전체를 놓고 본다면 기성용은 경기당 평균 52.4개, 91.1% 패스성공률을 보이고 있는데, 패스 횟수로 따지면 리그 20위권밖의 성적이고, 성공률은 리그 11위의 성적이다. 

기성용의 이번 시즌 기록을 살펴보았지만, 이번 시즌 전체를 놓고 생각을 하기엔 무리가 많다고 생각한다. 포옛 감독이 부임하고, 기성용의 뒤에 콜백과 캐터몰이 배치되면서 기성용의 플레이스타일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우리는 그의 이러한 공격본능에 열광하고 있고, 그의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도 이때부터라고 생각한다. 첼시전에 골을 넣으면서, 그의 포지션이 좀 더 공격적으로 올라왔고, 그의 플레이가 더 활발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디 카니오와 포옛이 다르고, 포옛 감독아래에서도 그의 쓰임새는 변화를 거듭하다 최근에서야 정착을 했다. 그리고 그의 미래를 점치기 위해서는 최근 몇 경기에서의 활약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최근 5경기 311개 패스 299개 성공 94.2% (리그 1위) / 시즌기록 91.1% (리그 11위)
최근 5경기 패스 횟수 경기당 62.2(리그 12위) /시즌 기록 52.4 (리그 32위)
최근 5경기 롱패스 경기당 6.4회(리그 10위) / 시즌 기록 4.4개 (리그 34위)
최근 5경기 키패스 경기당 2.8회 (리그 5위) / 시즌 기록 1.3개 (리그 52위)

최근 5경기, 그가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받아 활발하게 전진을 했을 때의 기록이다. 패스 성공률, 패스 횟수, 롱패스 숫자, 키패스의 숫자 모두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다. 패스 기록에서 모두 리그에서 내로라할만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전진한 위치에서의 패스가 오히려 더 정확했고, 롱패스도 증가했다. 그에게 전술적으로 많은 비중이 옮겨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은 것은 바로 키패스이다. 그간 기성용에게 따라다녔던 편견은, 그가 안정적인 패스만 한다는 것이었다. 스완지시절 미드필더 최후방, 포백의 바로 앞에서 플레이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위치가 다르다. 캐터몰이 그의 후방을 지켜주면서 기성용의 활동폭이 훨씬 더 늘어났다. 그러자 기성용은 리그 5위에 해당하는 키패스 기록을 보여주었다. 그의 위에는 실바, 수아레즈, 외질이라는 리그 탑팀의 주전 선수들만이 자리할 뿐이다. 그의 우상인 제라드보다도 좋은 활약이다. 

기성용의 폼이 좋은 5경기만 놓고 다른 선수들과 비교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기성용이 이정도 기록을 기록할 수 있다는 포텐을 드러낸 기록이며, 기성용 역시도 폼이 최상을 유지하기 힘든 시기였다. 12월 14일부터 1월 1일까지 18일동안 6경기를 펼치며 혹사를 거듭하던 상황의 기록이 이정도이니 기성용의 기록을 폄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리그 최하위 선더랜드'에서의 기록, 빅클럽과는 다르다?

기성용이 선더랜드에서의 기록이 좋다고 해서 빅클럽과 바로 연결되진 않는다. 이를 근거로 빅클럽으로 넘어온다면 이같은 활약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선더랜드에서의 기록이기에 더욱 더 값진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포옛 감독 이후 선더랜드는 경기당 400회정도의 패스, 80퍼센트를 약간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다. 시즌 전체기록은 78.8%이다. 그리고 리그에서 90퍼센트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들 가운데, 패스성공률이 80%가 안되는 팀에 소속한 선수는 기성용이 유일하다. 팀이 쉬운 패스를 위주로 점유율을 가져오는 스타일이 아닌 팀에서 9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기성용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의 볼 소유 능력과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기성용의 수비력이 얼마나 문제가 될까?

많은 비관론자들은 기성용의 수비력을 문제삼으며 기성용이 빅클럽으로 이적하기는 힘들다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패싱력과 그에 걸맞는 수비력을 갖춘 선수가 얼마나 되는가, 수비력과 공격력을 동시에 지닌 선수였다면 기성용은 애초에 월드클래스 선수가 되어 세계를 호령해야 한다. 어떤 선수들도 완벽할 수는 없다. 

현재 빅클럽의 중앙 주전 자원들을 생각해보더라도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에게만 수비력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마다 번뜩이는 활약으로 엄청난 포텐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꾸준하게 기복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기회가 날때에는 공격력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스완지에서는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선더랜드에서는 골과 수준급의 킬패스를 보여주며 공격능력에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의 다재다능함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기성용에게는 3가지 기회가 있다

기성용이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고 해도 분명히 더 큰 클럽에서의 활약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앞으로 남은 기회를 잘 살린다면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첫번째는 캐피털 원컵이다. 현재 4강까지 올라와있고, 맨유라는 거함을 상대로 해야하지만 맨유는 캐피털 원컵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결승진출에 성공해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기성용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면 2년연속 트로피와 함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후반 막판 강등권 경쟁에서 기성용의 선더랜드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다. 선더랜드는 현재 20위에 밀려나 있지만, 경기력이 나쁜 편도 아니고 지난 QPR처럼 선수들의 정신력이 문제가 되는 것 같지도 않다. 충분히 기회가 있고, 선더랜드를 강등권에서 극적으로 구출하는 주인공이 기성용이 된다면 그의 몸값은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다. 

마지막은 월드컵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기성용은 우리나라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이다. 그의 파트너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영과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정착이 이뤄진다면 기성용의 활동반경은 더욱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중원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기성용을 필두로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선전한다면 더 큰 선택의 폭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기성용 빅클럽 진출, 허황된 꿈 아니다

지난 아스톤 빌라전에서 기성용의 선더랜드는 패했지만, 피치위의 선수들가운데 가장 빛나는 선수는 단연 기성용이었다. 아스톤 빌라가 자랑하는 벨기에의 벤테케보다, 골을 넣은 아그본라허보다 기성용의 활약이 더 눈부셨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기성용의 빅클럽가능성에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활약을 하고,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골을 두세골 더 넣는다면 기성용의 빅클럽 진출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