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아욱국 이적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4. 1. 17. 08:00 해외파 이야기/지동원

지동원이 아우구스부르크로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그의 이적은 한마디로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동원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았던 선더랜드에서 아우구스부르크로 이적하면서 다시 한번 지난 시즌 후반기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만 5골을 몰아넣으면서 아우구스부르크를 강등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구자철에 이어 2년 연속 임대생 신화를 썼던 지동원이었다. 

지동원은 이번 시즌 선더랜드의 전임 감독이었던 파올로 디 카니오의 계획속에 포함되 선더랜드에 잔류했다. 도르트문트의 500만 파운드 이적제의를 거절하면서까지 잔류를 시켰다. 하지만 이 잔류는 지동원과 선더랜드 모두에게 실패로 돌아갔다. 지동원은 팀 전술에 적응을 실패하며 폼이 떨어졌고, 선더랜드도 1년 밖에 계약 기간이 남지 않은 선수를 잔류시키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적료를 벌지 못하게 되었다. 지동원은 그렇게 국가 대표팀에서도 서서히 배제되었다. 인생 첫 월드컵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면서 그에게 많은 독일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한국 팬들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클럽은 단연 아우구스부르크였다. 그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클럽이고, 한국인 선수들을 환영하는 분위기의 클럽이다. 지난 시즌 5골을 넣으면서 지동원의 재기를 가능케했던 클럽이다. 

지난 시즌에 구자철과 함께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홍정호와 함께 하게 된다. 홍정호가 시즌 중반 몇 경기를 나오고는 있지만 벤치에 앉아있는 상황이다. 두 선수가 다시 뭉치면서 서로 윈-윈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시즌에도 구자철의 옆에 있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지동원이다. 좋은 기억, 그리고 아우구스부르크라는 좋은 기억이 있는 팀,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좀 더 맞는 리그로 이적하면서 기회를 잡게 되었다는 점은 그에게 분명히 '대박'이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이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6개월짜리 계약 기간이 문제이다. 매우 파격적인 계약기간이다. 선수에게 6개월 남은 계약 기간이라는 것은 홀가분한 자유가 될 수도 있지만 혹은 그만큼 팀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아우구스부르크는 지동원이 부진하다면 그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 된다. 지동원이 지난 시즌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많은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겠지만 작년만큼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 이맘, 아우구스부르크는 야심차게 데려온 구자철의 부상과 함께 강등권을 허덕였다. 그만큼 지동원이라는 새로운 동력에 기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우구스부르크의 현재 리그 성적은 8위이다. 18개 팀중에 14, 15위를 하던 팀이 8위라는 호성적을 내고 있다. 이변의 연속이다. 그만큼 팀의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뜻이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을 굳이 바꾸어가며 실험을 할 필요는 없다. 

좌측면에는 수년동안 아우구스부르크의 기둥이 되고 있는 베르너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구자철 지동원과 주전으로 나섰던 선수였다. 우측에는 이번시즌 6골을 넣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드레 한이 있다. 안드레 한이 없었다면 지금의 순위도 불가능 했을 것이다.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이다. 거기에 공격형 미드필더인 하릴 알틴톱도 이번 시즌 5골을 넣으면서 팀의 주축이 되고 있다. 아우구스부르크의 좋은 성적에는 이 세명의 2선 공격수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지동원에게 예상되는 포지션은 이 세명의 백업 포지션, 혹은 원톱 포지션이다. 이번 시즌 주전인 보바디야가 2골밖에 넣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아우구스부르크 경기를 보면 매우 공격적이지만 끝에서 마무리를 해주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동원에게 원톱 포지션이란 굉장히 낯선 포지션이다. 2011년 아시안컵이후 사실상 2선 공격수로 포지션이 바뀌었던 지동원에게 생소한 포지션이다. 몸싸움이 그리 좋지 못한 지동원에게 부담이 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만큼 마냥 대박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동원에게 이번 이적은 6개월이라는 주어진 시간동안 거대한 경쟁자들을 제치거나,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적응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른다. 전반적으로 선더랜드를 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 이후는 작년처럼 해피 엔딩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 지동원의 이적은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그리고 공격수를 찾는 대표팀에게도 득이 되는 이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적이 작년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길 바란다. 본인에게도또 다른 도전이 될 이적이다. 작년의 모습만 다시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어떤 경쟁자도 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동원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적으로 펼쳐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