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영웅들의 해설자 진출,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1. 22. 09: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2002년 한일월드컵은 우리나라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남겨주었다. 아직도 그 때 펼쳐졌던 7경기의 하이라이트와 23명의 대표팀 명단이 머릿속에 기억날 정도로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 때의 그 멤버들은 당시 엄청난 스타가 되었다. CF와 방송은 물론이고 뮤직 비디오에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축구 역사의 최고의 전성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12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축구에서 잊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스타도 있다. 하지만 은퇴를 했다고 해서 그들의 영향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안정환, 송종국과 같은 스타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비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해에는 늘 2002년 월드컵의 영웅들을 다시 기억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번 해에는 영웅들이 축구팬들에게 조금 더 다가올 것 같다. 이들이 축구 해설가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2002년, 2006년 대표팀의 오른쪽을 책임졌던 지아아빠 송종국과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대표팀의 기둥이었던 이영표와 안정환이 그 주인공이다. 최고 해설위원으로 꼽히는 차범근 위원을 보유하고 있고 EPL 중계를 통해 해설 위원들을 많이 보유하게 된 SBS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방송사가 월드컵을 앞두고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그 결과 안정환과 송종국은 MBC로 그리고 이영표 위원은 KBS와 계약을 하면서 정식으로 해설 위원이 되었다. 이들은 빠르면 다음주, 월드컵 대표팀 전지훈련 친선경기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지난 2010년 월드컵에서는 SBS가 단독 중계를 했지만, 이번 월드컵은 지상파 3사가 동시 중계를 한다. 그만큼 중계진의 수요가 늘어났다. 국가 대표팀 경기는 차범근 해설 위원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 부문은 차범근 해설 위원의 인기가 무척이나 높지만, 더 많은 선택지를 받아들게 된 축구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선수 출신 해설 위원은 일단 많은 경험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경험한 해설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범근 위원 역시도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월드컵에 나선적이 있지만, 최근 대회에서 선수로 뛴 적은 없다. 멀게는 2006년, 가깝게는 불과 3년전까지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출신 해설위원들의 가세는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든다.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이벤트에서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과거에는 어떠했고, 이런 상황과 저런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으며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해설자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아무리 많은 공부를 하고 정보를 갖고 있다 한들, 직접 그 대회를 경험한 사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큰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출신 해설위원들이 짚어주는 관전포인트만큼 정확한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큰 대회의 특수한 고충과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부분에서도 선수 출신 해설자들의 필요성은 크게 느껴진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 그리고 우리나라가 개선해야 할 부분과 전술적인 강점과 약점을 누구보다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어떠한 부담을 갖고 있고, 이 부담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과거에 본인은 어떠하였는지, 이런 부분을 설명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그리고 이들은 그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적임자이다. 과거의 경험이란 이처럼 소중하다.

이미 지난 브라질전에서 성공적인 지상파 해설자 데뷔를 마친 송종국 해설위원은 아빠 어디가 콤비인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김성주의 진행 능력은 이니 2006년 알려진 바가 있기에 매우 기대가 된다. 거기에 공격수 출신 해설위원인 안정환 해설위원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한국등 많은 무대를 거치며 그 어느 해설 위원보다 많은 환경을 경험하며 많은 골을 넣은 안정환 해설 위원이다. 특히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은 선수였기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무회전 킥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해설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KBS가 벌써부터 메인 해설로 내세우며 4년 계약을 마친 이영표 해설 위원이야 말로 차범근의 대항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좋은 행정가였지만 해설로는 졸음을 지울 수 없는 이용수 해설 위원이 메인으로 있는 방송국이다. 특히 2011년 아시안컵까지 출장하면서 대표팀의 주요 자원 자원인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기성용, 홍정호, 김신욱 등과 모두 함께 뛰었고 홍명보 감독과도 함께 뛰었던 경험이 있다. 수비라인을 리드하는데에도 정평이 나있던 선수출신 이영표 해설위원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이들이 얼만큼 경기를 재미있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여부이다. 화려한 언변으로 해설자가 된 기존의 해설자만큼 이들이 재미있게 상황을 설명해 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물론 재미가 가장 첫 번째 덕목이 될 수는 없으나 분명히 중계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몸으로 뛰는 것이 아니라 말로 설명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타고난 언변이 중요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은퇴했던 유상철이 해설위원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그리 기억에 남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또한 '현장성', '경험'에 의존하여 '정보'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해외 축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주요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벤치멤버와 팀내 유망주의 이름을 달달 외울 정도로 해외축구 팬들의 눈이 높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하며 세계 축구의 흐름이나 상대 팀의 정보등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전통의 차범근이냐 이들을 뛰어 넘는 '국민 해설자'의 탄생이냐. 해설의 장외 싸움도 볼만 한 듯 하다. 월드컵이 독점 중계가 아닌 분산 중계가 되면서 축구 팬들은 골라보는 재미가 생겼다. 새로 합류한 해설 위원의 데뷔전은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전지 훈련 친선 경기가 될 것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뿐 아니라 새로운 해설 위원의 등장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