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타 맨유 이적, EPL 판도가 바뀐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1. 24. 09:12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살다보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일들도 일어나고는 한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팀을 대표했던 선수가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는 일, 이는 팀을 서포팅하는 팬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다. 재작년 여름 이적 시장에는 맨유가 라이벌 아스날의 캡틴이었던 로빈 반 페르시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맨유는 다시 한번 충격적인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라이벌 첼시의 후안 마타를 데려오는 것이다. 외신의 보도에 의하면 마타는 37m 파운드의 거대한 금액으로 맨유의 클럽 레코드를 깨며 이적을 하게 되었다. 아직 오피셜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첼시가 살라의 영입을 확정지었고 루니와 필 네빌같은 맨유사람들이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BBC가 이미 그의 메디컬이 오늘 중 행해질 것이라 했으니, 이적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마타는 팀의 에이스였다. 2년 반동안 EPL의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227회의 찬스메이킹을 하면서 팀의 살림꾼으로 자리매김했다.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으로 뛰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타는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의 주전자리에서 멀어졌다. 그의 최근 출장 기록은 1월 2일 소튼전으로 돌아간다. 소튼전에서 단 50분만을 뛴 뒤, 이후 더비-헐시티-맨유전에서 모두 결장했다. 그가 주전에서 밀려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술적으로 마타는 무리뉴의 계획과는 맞지 않는다. 마타는 속공보다 지공에서 힘을 발휘하는 선수이고 수비 가담이 많지 않은 선수이다. 공격적으로 엄청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지만 무리뉴가 원하는 수비 가담능력과 속공에서의 활약이 경쟁자들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다.

최근 첼시의 경기를 보면 무리뉴의 전술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자르, 오스카, 윌리안이 2선에서 먼저 차단을 하고 3선에서 하미레스와 람파드가 두번째 차단을 시도한다. 3선뿐아니라 2선의 미드필더에게도 활발한 수비가담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첼시는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았고, 무리뉴의 이러한 전술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2선에서 경기를 만들어나가기보다는 개인의 기량으로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들을 선호하기도 한다. 성공적인 전술을 보유하고 있고, 그를 소화할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마타가 중용될 여지가 많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무리뉴의 계획에 없는 선수였고, 맨유가 두둑한 이적료를 제시했다. 

마타가 맨유로 이적하게 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먼저 맨유의 전력상승요인이란 말할 것도 없다. 루니와 반 페르시의 투톱라인에 공격의 대부분의 비중이 가있는 상황에서 마타가 2선에 합류하게 된다면 세 선수의 파괴력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타가 좌측이나 우측에 서게 되면 맨유의 고민인 윙어의 부재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반 페르시가 원톱에, 그리고 그 아래에 마타와 루니 그리고 발렌시아(혹은 야누자이)가 서게 된다면 순식간에 EPL 최고수준의 공격진을 보유하게 된다. 

캐릭과 플레쳐가 돌아오면서 중앙에 안정감이 생긴 맨유에 마타가 들어온다면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루니와 반 페르시가 부상으로 결장하지만 곧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모두가 완벽한 컨디션과 호흡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겠지만 이들을 한 번에 가동시킬 수 있는 가능성만으로도 상대에게는 크나큰 위협이다. 카디프, 스토크, 풀럼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FA컵을 탈락하면서 리그에 타팀보다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아닌 강점이 될 것이다. 2시즌 반동안 227개의 찬스 메이킹을 했던 마타이다. 맨유는 루니와 반 페르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볼을 잡고 키핑할 수 있는 

또한 확실한 공격진의 영입으로 정리설이 나돌던 2선 공격진의 물갈이가 시작될 것이다. 애쉴리 영과 카가와 신지의 이적 가능성이 낮지 않다. 특히 애쉴리 영이 팀을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발렌시아, 나니 역시도 이 이적에 자유로운 선수들은 아니다. 윌프레드 자하는 카디프로 임대를 갈 가능성이 높다. 맨유에서는 그저 그런 선수지만 타팀으로 이적을 하면 언제든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중위권 팀들로 이적하였을 때 벌어질 순위 싸움의 변동도 볼만할 것이다. 

또한 마타 개인으로 보았을 때는 크나큰 도전이다. 월드컵이 없었다면 마타가 급하게 맨유로 이적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번 이적으로 인해 마타의 월드컵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높아졌다. 스페인 대표팀에 마타가 들어오지 못한 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일이었지만, 첼시에 남아있었다면 월드컵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마타는 이번 이적으로 인해 개인 두번째 월드컵 대표팀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첼시가 맨유에게 마타를 이적시킨 타이밍도 상당히 절묘하다. 첼시와 맨유는 지난 주말 리그에서 맞붙었다. 그리고 그 경기 이후 마타의 맨유 이적설이 더욱 더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첼시가 마타를 맨유에게 넘겨준 이유는 마타가 합류한 맨유를 남은 시즌에서 만날일이 없기 때문이다. 챔피언스 리그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첼시에서 출전했기 때문에 마타는 출전할 수 없다.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맨유가 다른 우승경쟁팀인 아스날과 맨시티를 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마타를 이적시킨 것이 오히려 우승 가능성을 높히는 계기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하다. 

마타의 이적으로 인해 카가와의 입지는 줄어 들 것이고, 카가와가 분데스리가에 복귀한다면 도르트문트가 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지동원과 카가와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도 높다. 한 대형 선수의 이적이 이만큼 큰 후폭풍을 가져온다. 마타의 이적이 위기의 모예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까. 아직 7위인 맨유에 마타가 합류하고 루니와 반 페르시가 복귀한다면 4위까지는 올라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마타 이후의 맨유, 후반기 EPL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