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 이적, 잠들었던 맨유를 춤추게 하다 (맨유 vs 카디프)

Posted by Soccerplus
2014. 1. 29. 09:29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11명이 뛰는 축구 경기에서 한 선수의 영입이 다른 10명의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한 선수의 영입이 다른 선수들에게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때로는 한 선수가 다른 10명의 선수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11명 가운데, 다른 선수들이 믿고 의지할 에이스의 존재는 각별하다. 에이스의 존재는 다른 선수들에게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맨유는 팀의 역대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며 후안 마타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반 페르시와 루니로는 부족했던 맨유의 새로운 에이스의 영입이었다. 마타의 영입은 7위까지 떨어져있던 맨유의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줄 영입이라는 평이 자자했다. 그리고 오늘 새벽, 후안 마타는 데뷔전을 가졌다. 2014년 들어 2승 4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맨유는 카디프를 상대로 2:0 완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맨유의 경기력은 올해들어 가장 좋았다. 



맨유는 후안 마타를 반 페르시의 아래의 자리에 선발 출장시켰다. 긱스와 필 존스가 3선으로 내려왔고,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가 좌우 측면을 맡았다. 마타는 1선부터 3선까지를 자유롭게 오고가면서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후안 마타는 혼자 52개의 패스를 뿌리면서 팀에서 가장 많은 패스 횟수를 기록했다. 세컨 스트라이커의 포지션에 나선 선수가 이렇게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의 이동범위가 엄청나게 넓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선으로 내려왔을 때는 정확한 롱패스로 양쪽 측면으로 공을 벌려주었고, 1선으로 올라와서는 반 페르시와 짧은 패스로 상대를 교란시켰다. 

한 선수의 영입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타가 들어오면서 팀의 플레이에 안정감이 실렸다. 고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가 살아났다. 마타가 합류하면서 맨유 공격진에 힘이 실렸다. 볼을 소유하고, 치고 나오면서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에 패스를 주는 마타의 움직임은 그간 맨유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마타는 이날 경기에서 맨유 구단이 선정한 공식 MOM에 선정되었다. 

메시나 호날두처럼 혼자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마타는 다른 선수들을 이용할 수 있는 플레이어였다. 마타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다른 공격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반 페르시는 8경기만에 선발 출장해 골을 넣었고,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는 긴 부진에서 벗어났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골과 결정적인 크로스를 날린 애쉴리 영은 이번 시즌들어 최고의 경기를 했다. 마타의 데뷔전에서 그의 최고 활약이 나왔다는 것은 우연은 아닐 것이다. 팀의 밸런스가 탄탄해졌고 마타와 반 페르시가 중앙에 버티면서 측면 수비가 헐거워졌다. 그렇게 되자 맨유 특유의 윙어를 이용한 플레이가 살아났다. 

맨유는 후반 초반 카디프의 파상 공세를 제외하고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 페르시와 마타가 동시에 투입이 되면서 공을 소유하고 찬스를 기다리는 여유가 생겼다. 이전의 맨유는 무언가 급하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급하게 무언가를 만들려고 했지만 선수들은 마음만 앞선 느낌이었다. 하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들어오면서 마치 윤활유를 뿌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1선부터 3선까지 패스를 받아주고 다시 전진을 시켜주는 동력 엔진이기도 했다. 반 페르시의 골,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의 부활 등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또한 공격이 안정되자 풀백의 오버래핑도 눈부셨고, 필존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루즈볼을 주워담으면서 수비진의 안정감도 높아졌다. 

명문 클럽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던 맨유가 모처럼 좋은 경기를 했다. 마타의 영입은 잠들었던 맨유를 깨우는 수준이 아니라, 깬 맨유가 춤을 추게 할 정도 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맨유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반 페르시-루니-마타가 함께 선발출장한다면 어떤 팀을 상대로도 큰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다. 맨유의 극적 부활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