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4위 도약, 선덜랜드 무엇이 달라졌나

Posted by Soccerplus
2014. 2. 5.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박문성 해설위원이 경기 내내 해설을 하며 말을 했던 것 처럼, 타인위어 더비는 너무나 치열하다. 130년동안의 라이벌 관계가 무척이나 치열하다. 뉴캐슬과 선더랜드는 무려 130년간 타인강과 위어강을 두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그 어떤 경기보다 더 치열한 것은 지역 더비이다. 그리고 EPL에서 소문난 라이벌의 경기는 아직도 확실한 승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선더랜드는 무려 91년만에 뉴캐슬을 상대로 3연승을 기록했다. 두 팀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치열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며, 선더랜드의 최근 행보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선더랜드는 최근 11경기에서 8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불과 2달전만해도 리그 최하위를 헤매던 팀이 지난 라운드에서는 17위, 이번 라운드에서는 14위까지 올라왔다. 엄청난 상승세가 분명하다. 이제 더 이상 선더랜드를 강등권이라고 말할 수 없다. 물론 강등권과 승점 2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지금의 기세로는 강등권으로 내려갈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리그컵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있으며 FA컵에서도 16강에 올랐다. 선더랜드는 맨시티와 함께 컵대회 두개의 트로피를 노릴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디 카니오 감독 대신 포옛 감독이 오면서 팀이 180도 바뀌었다. 포옛 감독도 부임 초반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포옛은 지난 10월 초 선더랜드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약 두달동안 팀의 과도기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팀을 변화 시킨 동력은 기성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기성용을 전진배치시키면서 팀의 동력역할을 부여했다. 기성용은 이 기대에 부응하며 팀의 강력한 엔진이 되었다. 첼시와의 리그컵 결승골을 시작으로 팀의 부활을 알렸던 기성용은 에버튼 전에서 PK를 만들고 직접 골을 성공시키면서 소중한 승리를 가져왔다. 12월 성적 1승 3무 2패로 그저그랬던 선더랜드의 반전을 알린 승리였다. 

기성용은 첼시전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기성용은 12월 말부터 1월초까지 가장 중요했던 박싱데이 5경기동안 94%의 패스 성공률, 경기당 2.8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팀의 중심을 굳건히 했다. 그를 위주로 팀의 중심이 잡혔다. 팀다운 팀이 만들어진 것이다. 롱패스 위주로 알티도어와 스티븐 플레쳐의 머리만을 노리던 팀이 이제 기성용의 발을 주목하게 되었다. 기성용의 급부상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캐터몰이 있었다. 캐터몰이 수비적인 역할을 도맡으면서 기성용이 안정적으로 전방 진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11월 24일 선더랜드와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 주전 골키퍼였던 웨스트우드가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이게 선더랜드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후보로 내려와있던 마노네 골키퍼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잡게 되면서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주었다. 엄청난 슈퍼세이브와 함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면서 아스날에서의 암울했던 시절을 잊게 만들어주었다. 기성용과 마노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에도 희망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12월말, 포옛 감독은 매우 귀중한 영입을 해냈다. 바로 전 볼튼 미드필더인 마르코소 알론소를 세리에 A에서 임대해 온 것이다. 마르코스 알론소는 임대되면서 바로 왼쪽 풀백의 자리에 섰다. 그리고 좌우를 전전긍긍하던 필 바슬리가 오른쪽으로 갔고, 중앙 수비수에 오셔와 브라운이 서게 되면서 포백의 안정감이 갖춰졌다. 선더랜드는 알론소의 영입이후 9경기 7실점으로 탄탄해진 수비력을 갖추게 되었다. 거기에 최근 3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거기에 아담 존슨이 과거 미들스브러 시절의 폭발력을 다시 되찾았다. 주로 좌측 미드필더로 뛰던 아담존슨은 좌우를 스위칭하면서 자유롭게 활약하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출장시간을 부여 하면서 그의 폼 회복을 기다린 포옛 감독의 덕이었다. 아담 존슨은 풀럼전에서 해트트릭을 몰아치며 자신이 절정에 폼에 올라있음을 과시했다. 최근 정규 리그 4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며 팀의 공격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담 존슨이 활약하자 반대편 날개인 보리니마저 살아나기 시작했다. 보리니 역시 최근 2경기에서 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리버풀에서 부상에 시달리며 주전에서 밀렸지만 선더랜드로 임대되어 오면서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보리니가 살아나면서 아담 존슨과 함께 양쪽 날개가 든든해졌다. 팀에서 쓸모 없게 느껴졌던 선수들이 폭발을 하면서 이제는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그만큼 포옛 감독의 지도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알티도어와 플레쳐라는 두 명의 타겟형 공격수를 모두 기용했던 과거와는 달리 중원에 한 선수를 더 놓았다. 보리니는 센터포워드로 출장하기 보다는 윙어로 잡아두면서 플레이가 더 살아났다. 자케리니, 라르손, 가드너, 셀루츠카, 로베르쥬 등 그저 그런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과감하게 주전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기성용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4-4-2 혹은 4-2-3-1을 쓰던 팀에 4-3-3을 주입했고 결과는 보란듯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공격수 스코코,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 브리드컷의 가세도 주목할 만 하다. 

더이상 선더랜드를 강등후보로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헐시티, 맨시티, 사우스햄튼, 아스날 등 2월의 일정이 험난하지만 4경기에서 승점 5점정도만 따낸다면 3월 이후 여유로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리그컵과 FA컵으로 선수들이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고 있지만 12월과 1월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이다.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 선더랜드, 감독의 힘이 이렇게 팀을 180도 바꿀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