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올 시즌 스완지의 유일한 승리자

Posted by Soccerplus
2014. 2. 6. 09: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스완지 시티의 감독 미하엘 라우드럽이 전격 경질되었다. 다소 놀라운 일이다. 최근 12경기에서 한 경기 밖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패배가 첼시, 맨시티, 맨유, 토트넘, 아스날 등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당한 것이었다. 지난 시즌 스완지를 돌풍의 팀으로 만들어 놓고 유로파 리그까지 올려논 감독이었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레알 마드리드의 차기 감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라우드럽은 스완지에 남으면서 자신의 색을 더 칠하길 원했다. 강호들을 맡는 것보다 중하위권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에 재능이 있는 감독이었다. 

스완지의 여름, 큰 꿈을 꾸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스완지는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였다. 구단 이적료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면서 윌프레드 보니를 데려왔다. 그리고 포주엘로, 카냐스, 존조 쉘비, 조르디 아맛 등 많은 포지션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대부분의 전력을 지키는데에도 성공했다. 특히 빅클럽 이적설이 나돌던 미추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기성용은 감독과 불화를 겪으며 선덜랜드로 임대를 갔다. 형색이 좋지 않아보였다. 기성용이 지난 시즌 EPL 미드필더중 패스성공률 1위를 기록했었고, 팀의 캐피탈 원컵의 우승 주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완지는 유로파 리그에 진출하면서 유럽 대회의 꿈을 이뤘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두터운 스쿼드로 리그와 유로파 리그를 병행했다. 더 많은 영입을 하는 중에 구단과 감독이 마찰을 빚었다. 라우드럽은 더 큰 투자를 원했지만 EPL에서 가장 자그마한 구장을 갖고 있는 스완지의 보드진은 큰 비용을 지출하기를 꺼렸다. 라우드럽이 만족할만한 영입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보드진과 감독사이에는 앙금이 남았다. 

하지만 라우드럽 경질

그렇게 기성용이 임대된 뒤 5개월만에 라우드럽은 스완지의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주장인 개리 몽크가 감독직을 맡는 유례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가 강등권이 눈앞엔 팀을 맡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일을 저지를 정도로 스완지와 라우드럽과의 사이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전포지션의 선수는 물론, 감독, 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한 시즌만에 다운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차기 레알 마드리드 감독 자리의 물망에 오르던 미하엘 라우드럽은 빅클럽 감독을 맡을 수준은 되지 않는 감독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스페인 시절에도 헤타페를 데리고 좋은 성적을 오르다 다음 시즌 폭삭 망하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던 기억이 있다. 첫시즌에는 반짝하지만 다음 시즌까지 끌고갈 힘이 없는 감독, 고집이 세서 보드진과 항상 불화를 겪는 감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라우드럽 감독은 5개월만에 실직자가 되었다. 

에이스 미추의 추락

에이스 공격수이자 스페인 국가대표 데뷔까지 했던 미구엘 미추 역시도 다운그레이드 되었다. 지난 시즌만큼의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여름 아스날이 그를 강력하게 원했을 정도로 좋은 폼을 보여주었고 득점 5위의 득점 기록까지 보여주었던 미추였다. 하지만 그는 스완지 2년차에 쓴 경험을 하고 있다. 유로파 리그와 리그에서 팀이 순항을 거듭하고, 본인이 에이스로 많은 골을 넣으면서 올 여름 대박 이적을 노렸던 미추지만 이제는 스완지에서 부활을 생각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스페인 커넥션의 부진, 그에 밀린 잉글리시 커넥션

스페인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스페인 감독팀을 맡으면서 스페인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던 라우드럽 감독이었다. 그렇게 되면서 팀에는 자연스럽게 스페인 파벌이 형성되었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치코 플로레스, 롤랑 라마, 미구엘 미추 같은 선수들이 모두 스페인 출신이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세 카냐스, 조르디 아마트, 알레한드로 포주엘로를 스페인에서 데려왔다. 거기에 리버풀 출신 존조 쉘비를 데려왔다. 하지만 스페인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활약을 하면서 결국 라우드럽의 경질로 이어졌다. 라우드럽을 믿고 잉글랜드 드림을 꿈꾸던 스페인 출신 선수들 역시도 새로운 감독 앞에서 주전 경쟁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스완지에 남아있던 선수들 역시도 다운그레이드를 면치 못했다. 지난 시즌 기성용과 함께 중앙을 책임지던 레온 브리튼은 스페인 커넥션에 밀려 지난 시즌보다 경기에 출장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다이어와 라우틀리지 역시도 지난 시즌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애쉴리 윌리엄스, 골키퍼인 미셸 봄 정도만이 어느정도 활약을 했을 뿐이다. 

스완지 구단의 추락

이들의 다운그레이드와 함께 당연히 스완지 구단도 하락을 했다. 현재 순위는 12위지만 최근 12경기에서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팀의 스타일은 과거처럼 패스플레이로 이어지는데 막상 공격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답답한 느낌만을 준다. 또한 역대 최고 액인 19m 파운드를 투자하며 공격적으로 나선 여름 이적시장의 효과를 하나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임대생 기성용의 화려한 반전

하지만 이에 반해 쫓겨나다시피 임대를 왔던 기성용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선덜랜드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았고,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에서 벗어나 중앙 미드필더로 잉글랜드 데뷔골, EPL 데뷔골등 최고의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또한 다시 한번 캐피탈 원컵 결승에 오르면서 잉글랜드에서 2번째 트로피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많은 언론들이 스완지가 기성용을 보낸 것은 실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에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가 남았기 때문에 판단을 먼저 하기는 어렵지만 스완지 복귀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벌써부터 선덜랜드가 기성용의 완전 이적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금의 활약에 월드컵에서 인지도를 더 높인다면 그의 이적료는 한국인 최고 이적료인 손흥민의 140억을 훌쩍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보여주었던 활약을 생각해본다면 200억 이상의 금액도 어렵지 않다라는 생각이다. 빅클럽 행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상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라더니 정말로 기성용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국내 여론이 좋지 못했고 팀에서 쫓겨나다시피 임대를 오면서 선수생활 최고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제는 기성용이 국가대표팀의 중심이자 선덜랜드의 에이스가 되었다. 감독, 선수들, 팀이 모두 하락을 면치못했지만 기성용은 한단계 상승했다. 올시즌 스완지의 유일한 승리자는 기성용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