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치 맨유 결별, '박지성 시절' 맨유는 이제 없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0. 09: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그 당시 맨유는 '국민 클럽'이었다. 박지성이 있었던 7년동안 국내의 많은 언론과 축구팬들의 관심사가 맨유에 쏠렸다. '박지성 시절'이라고 말하면 맞을까. 박지성이 있었을 때와, 없었을 때 맨유에 대한 관심은 천지차이이다. 매해 여름마다 박지성의 경쟁자를 영입했던 퍼거슨 감독의 한마디 한마디가 헤드라인을 차지했던 시절이었고 박지성에 대한 언급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을 가졌던 시절이다. 박지성의 절친 에브라는 '국민 브라'가 되었고 이후 런닝맨에 등장하기도 하였다. 

퍼거슨, 호날두, 루니, 테베즈, 캐릭, 긱스, 스콜스, 에브라, 퍼디난드, 비디치, 나니, 플레쳐 등등 많은 맨유인 들은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이 선수들은 박지성과 함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이끌었던 맨유는 질 것같아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이길 것 같은 팀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맨유 인력의 법칙' 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강력한 팀이었다. 박지성은 이런 세계적인 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2차례나 선발로 뛰었다. 박지성이 있었던 맨유의 7시즌 동안 세번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렇게 우리나라 팬들에게 '박지성 시절'의 맨유는 하나의 추억과도 같은 팀이다. 박지성이 QPR로 이적한 뒤에도 한시즌 더 맨유는 우승을 차지했다. 로빈 반 페르시라는 박지성 시절에는 없던 인물의 공헌도가 컸다. 하지만 비디치, 퍼디난드, 에브라, 루니, 캐릭, 긱스, 스콜스등 과거의 영웅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었다. 거기에 퍼거슨이라는 강력한 리더가 있었다. 

하지만 '추억의 맨유'는 이제 곧 사라질 예정이다. 박지성이 QPR로 이적을 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퍼거슨이 은퇴를 했다. 퍼거슨과 스콜스가 은퇴를 했지만 비디치, 퍼디난드, 루니, 캐릭, 에브라, 긱스,플레쳐 등 주요 선수들이 남아있었다. 맨유가 가장 좋았을 때의 기억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비디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맨유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박지성 시절'의 맨유는 이제 자취를 하나씩 감추게 되었다. 맨유의 주장이자 팀의 단단한 벽과 같았던 비디치가 맨유를 떠나면서 맨유의 리빌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비디치와 같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퍼디난드와 에브라이다. 퍼디난드는 맨유에서 무려 12년을 있었던 선수로 올해 35살이다. 우리나라 나이로는 36살, 여전히 수비수로 뛸 수 있는 선수이지만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다. 에브라 역시도 33살의 노장이다. 에브라는 맨유의 좌측면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혈혈단신으로 팀을 지켜왔다. 하지만 에브라에게도 이번 시즌은 힘든 시즌이 되고 있다. 수비쪽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모예스 감독이 영입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포지션도 에브라가 있는 좌측 풀백이다. 베인스, 코엔트랑, 루크 쇼 등 대체할 자원이 영입된다면 에브라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퍼거슨 시절에는 긱스의 효용성이 매우 컸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출장했지만 필요할 때에는 윙어의 역할까지 맡았던 긱스였다. 하지만 73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42살의 나이를 속일 수는 없다. 매시즌마다 1년씩 연장계약을 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긴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비디치, 에브라, 긱스, 퍼디난드가 팀을 떠나게 된다면 박지성 시절의 맨유색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많은 선수단 가운데 박지성과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는 데헤아, 하파엘, 캐릭, 플레쳐, 발렌시아, 애쉴리 영, 치차리토, 루니, 웰백 정도 밖에 없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소한 1500억을 투자하며 4명이상의 빅네임을 영입하겠다는 공언을 한 맨유다. 벌써부터 크루스, 코케 등등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비디치와 에브라, 퍼디난드가 없는 맨유 수비진, 맨유의 11번이 긱스가 아닌 다른 선수인 것, 새롭게 영입될 맨유의 7번 등, 이제 맨유는 낯선 느낌이 든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고, 그만큼 변한 것도 많다.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제는 그때의 그 맨유가 추억의 선수들로 가득 채워질 것 같다. 비디치의 결별은 박지성 시절과의 결별을 뜻하는 상징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그 어느 선수가 그처럼 짜릿한 기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