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연속골, 남태희의 활약이 심상찮은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1. 09:02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어떤 리그이든지 간에 한 선수가 6경기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는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6경기 연속골, 11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이번 시즌 12골 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가 있다. 바로 카타르리그 레크위야 소속의 남태희이다. 남태희는 지난 토요일에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제골을 뽑으면서 최근 6경기 연속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흔히들 중동리그라고 말하면 수준 이하의 리그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물론 맞는 말이다. 오일 머니에 세금이 없다는 메리트로 고액 연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리그는 물론이고 K리그보다도 수준이 낮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엄연한 프로의 리그이다. 카타르 리그에는 알 사드, 알 가라파, 움 살랄 등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지켜보았다면 한 번 정도는 들어보았을 만한 팀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 클럽팀이 이들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만났을 때는 늘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전체적인 리그 수준이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남태희가 속한 레퀴야는 현자 카타르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즌 중반을 달리고 있는 현재, 2위팀과의 승점을 7점차로 벌리며 선수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권의 팀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센터 포워드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을 오가는 2선 공격수로 6경기 연속골을 넣는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그만큼 최근의 폼이 좋다라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6경기 연속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누가 남태희의 위치에서 뛴다고 하더라도 6경기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

남태희는 빠르며 정확한 킥력을 자랑하는 선수이다. 거기에 이번 연속골을 통해 골결정력을 증명해 보였다. 지난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남태희이다. 그의 컨디션이 그때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에 대표팀 합류후의 경기력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전지훈련동안 대표팀은 좌우 에이스인 이청용과 손흥민의 서브멤버, 후반 조커를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남태희가 바로 국가대표팀의 즉전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지만 조커로는 충분히 활약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태희의 소속팀의 감독은 벨기에의 전설 에릭 게레츠이다.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며, 그만큼 벨기에에 익숙할 수 있다. 또한 레퀴야의 주장은 알제리의 주장인 마지드 부게라이다. 우리가 조별 예선에서 반드시 뚫어야 할 알제리 수비의 핵심이다. 여러모로 남태희가 대표팀에서 소중히 여겨질 수 밖에 없는 카드인 이유이다.  그런 선수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면 대표팀에겐 좋은 신호일 수 밖에 없다.

소속팀에서의 더할 나위없는 활약과 대표팀에서의 임팩트가 합쳐진다면 유럽으로 리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태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레퀴야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본인은 재계약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프랑스리그 발랭시엔에서 밀려나면서 무작정 뛰고 싶다는 열망에 레퀴야와의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레퀴야에서 선수로서 발전을 보였고, 올림픽 대표팀으로 출전해 군면제까지 받으면서 다시 한번 유럽으로의 리턴을 기대해볼 시점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중동으로 넘어간 사례는 많으나 중동에서 유럽으로 리턴을 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중동으로 가게 되는 경우는 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나간 이후, 오일 머니를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30세 이상의 유럽 선수들이 중동으로 가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선수로 가치가 떨어진 선수가 다시 빅리그로 복귀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유럽의 스카우터들도 많이 눈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남태희의 경우는 좀 다르다. 아직 22세의 나이로 어리다. 유럽의 스카우터들이 관심을 가질 법하다. 그리고 유럽에서 터뜨리지 못했던 가능성을 카타르에서 터뜨린 케이스이다. 거기다 자유계약자 신분이 되면 이적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월드컵에서 활약을 해준다면 충분히 유럽 리턴이 가능하다. 6경기 연속골 시즌 12골 8도움으로 카타르리그 역대급 활약을 기록한 선수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남태희가 주급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카타르라는 관심의 사각지대로 밀려난 남태희지만 지난 대표팀에서의 활약과 리그에서의 활약, 그리고 그의 눈앞에 펼쳐진 월드컵이라는 기회라면 남태희가 다시 많은 눈들의 관심을 받을 리그로 이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동메시'라는 별명을 얻으며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남태희, 앞으로 더 많은 골과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