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받이무녀? 박주영 따라다니는 신기한 징크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3. 09:14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액받이무녀, 혹은 징크스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박주영을 이렇게 묘사하는게 참 웃긴일이지만 최근 몇 시즌동안의 행보를 본다면 박주영을 따라다니는 신기한 일들을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있게 설명해 볼 수 있다. 박주영은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부진하지만, 동료 공격수나 팀은 유례없는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이유가 있거나 이론이 있는게 아니라 그간의 기록을 살펴본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니 단순히 재미로 보고 넘겨도 좋을 듯 하다. 

일단 박주영의 액받이무녀설이 처음 등장한 것은 그가 아스날로 이적했던 2011년부터이다. 박주영이 이적하면서 아스날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리던 반 페르시가 부상을 털어냈다. 반 페르시가 아닌 풀 페르시가 되었다면서 국내 팬들이 신기해했다. 박주영은 반 페르시의 부상에 대비해 샤막과 함께 제2, 제3 공격수 경쟁을 펼쳤는데 반 페르시가 뜬금없이 풀시즌을 부상없이 소화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는데 실패했다. 이 하나의 사건으로 박주영은 '액받이무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하지만 박주영의 이상한 징크스는 셀타 비고로 임대되어 오면서도 계속되었다. 경쟁자이자 팀 동료였던 이아고 아스파스가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것이다. 이아고 아스파스는 셀타 비고를 혼자서 이끌며 빅클럽의 관심을 받을정도로 성장을 했다. 34경기 12골 7어시스트를 올렸다. 스페인 대표팀 후보로 이름을 올릴정도였다. 하지만 아스파스의 활약은 그가 박주영이 없는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더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리버풀에 거액의 이적료를 통해 이적했지만, 기대이하의 활약으로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박주영이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말하기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지만 이 역시도 박주영 액받이무녀설을 관통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박주영은 아스날로 복귀했다. 물론 박주영은 아스날의 성적에 전혀 관계가 없지만, 아스날은 약 10년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넘보고 있다. 박주영이 없었던 지난시즌과 박주영이 있는 이번 시즌의 성적차이는 뚜렷하다. 외질의 영입과 다른 선수들의 선전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액받이무녀' 박주영이 있고 없고로 나눠볼 수 있다. 더군다나 박주영이 팀을 떠나고 왓포드로 가자마자 첫번째 경기였던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아스날은 1:5 굴욕적인 대패를 기록한다. 전반 20분만에 4골을 허용했을만큼 말도 안되는 경기였다. 올시즌 최악의 경기였고, 우승을 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주영의 징크스는 왓포드로 임대되어와서도 계속되고 있다. 박주영이 임대되어 오면서 팀의 투톱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오면서 기존에 있던 투톱들이 폭발하고 있다. 팀의 에이스 공격수인 트로이 디니는 박주영이 오기전 10경기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박주영이 임대되어 온 뒤 3경기에서 2골을 넣었고, 올시즌 5골에 그치던 포레스티에리는 박주영이 이적해온뒤 2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지난 경기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근 가장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정도면 불운이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팀의 입장에서는 그리고 그의 라이벌 공격수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주전 기회를 잡아야 하는 박주영에게는 늘 경쟁상대가 폭발하고 좋은 활약을 보이니 아쉬울 따름이다. 2011년 반 페르시가 풀 페르시 모드를 보이며 예사롭지 않던 박주영 액받이무녀설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다. 장난스럽게 넘길수도 있지만 선수 인생 가장 중요한 시기에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것은 그에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아직 리그 17경기가 남았다. 박주영에게는 충분히 기회가 남아있다. 기록을 세우거나 팀의 성적을 급상승 시키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본인의 폼을 끌어올려 실전 감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짜피 홍명보 감독의 머리속에는 박주영이 들어있다. 되도록이면 빨리 기회를 잡아 이 '액받이무녀설'에도 제동이 걸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