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점 모예스 믿기도 내치기도 애매한 맨유의 현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5.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2014년들어 승률 20퍼센트, 맨유의 사정은 점점 나빠져만 간다. 후안 마타를 영입하면서 엄청난 전환점을 맞을 줄 알았던 맨유지만, 마타의 영입이후 팀은 1승 1무 2패에 그쳤다. 올시즌 12승 6무 8패를 기록하고 있는 맨유지만 오히려 마타가 영입된 이후 성적이 더 나빠졌다. 루니와 반 페르시가 복귀하면서 팀은 루니-반 페르시-마타라는 환상의 삼각편대를 갖추게 되었지만, 팀의 공격력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이제 12경기가 남았다. 매년 우승경쟁을 하던 맨유의 우승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었다. 선두와의 승점차는 15점차, 맨유가 전승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선두인 첼시가 5패이상을 해야한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4강에 들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딸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오히려 5위 이하의 성적을 예상하는 것이 더욱 더 신빙성이 있는 상황이다. 4위인 리버풀과의 승점차는 11점이다. 4위그룹보다 4경기를 더 이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12경기에서 맨유가 전승을 한다고 하더라도 4위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전승은 둘째치고 6승 이상을 거두기도 어려워 보인다. 26경기에서 12승을 따낸 맨유가 남은 12경기에서 거둘 수 있는 승리 예상치는 5경기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펠라이니를 얻는데 그쳤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마타를 얻었지만 효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예스의 지도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팬들이 많다. 특히 지난 풀럼과의 경기에서 81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20위 풀럼과 비겼던 경기에서부터 더욱 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센터 포워드 자리에 제대로 된 헤딩 머신이 없는 상황에서, 거기에 상대가 2미터가 넘는 장신 수비수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81개의 크로스를 집중시키며 단조로운 공격을 했다. 이후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감독으로서 모예스의 점수는 낙제점이다. 에버튼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는 배제하고 맨유에 와서 그가 얻어낸 기록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지난 시즌 우승팀은 7위로 쳐졌고, 여름이적시장에서 애먼 타깃들만 눈여겨보다가 결국 펠라이니 한 선수의 영입에 그쳤다. 겨울에 팀의 이적료 레코드를 경신한 영입이 있었지만 이후 성적이 더 좋지 못하고 팀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팀의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공수, 미드필더 모든 부분에서 지난 시즌보다 다운그레이드되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도 못할 성적이며 팀의 대들보와 같았던 선수들은 팀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떤 영입을 할 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온다고 해서 팀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모예스는 지금 당장 경질을 당해도 크게 할말이 없는 상황이며 그를 지지할 사람들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팬들이 그의 경질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경질될 가능성이 생각보다 그리 높지 못하다. 상황이 너무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일단 모예스가 지금 경질되고 새로운 감독이 온다고 한들 최소의 목표치인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낼 가능성이 매우 적다. 앞에서 말했듯이 리버풀이 8승이상 하면 맨유가 전승을 한다고 해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없다. 지난 시즌 퍼거슨 시절의 맨유를 생각해보더라도 38경기 28승을 거뒀다. 4경기에서 3경기정도를 이겼다는 것인데 이정도의 성적으로는 4위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맨유는 퍼거슨을 다시 불러오더라도 4강에 오르기는 힘들다.

또한 데려올 감독도 마땅치 않다. 시즌 중에 다른 팀의 감독을 데려오기는 힘들다. 맨유나 되는 팀에서 이름없는 감독을 데려올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기껏해야 로베르토 만치니 정도가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역시도 맨시티의 전감독이기에 데려오기가 꺼려진다. 시즌중에 빅클럽의 감독들을 데려오기가 힘들고, 이번 시즌이 끝나면 월드컵이 있기 때문에 월드컵이 끝난 뒤에나 매물들이 올라올 것이다. 가끔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경우가 있는데 모예스의 경우에는 퍼거슨 시절의 맨유 코칭스태프들과 거의 계약을 하지 않았기에 과거 맨유 색을 낼만한 자원들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모예스를 경질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거기에 그래도 모예스를 믿어보고 싶은 마음또한 존재한다. 퍼거슨이 선택한 후계자이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은퇴를 준비했고, 자신의 후계자를 고르는데 신중했다. 그런 퍼거슨이 은퇴 무대에서 했던 말은 새로운 감독을 믿어달라는 것이었다. 아직 한시즌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모예스가 에버튼에서 고군분투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모예스를 믿고 여름 이적시장 이후의 맨유를 꿈꾸고자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맨유와 리버풀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리버풀이 몇년의 암흑기를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고, 맨유는 황금기를 뒤로하고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은 최소한의 기준이 되겠지만 이역시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 맨유가 남은 시즌을 모예스와 함께 보낼까라는 질문에, 애매하게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과거의 다이나믹했던 맨유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