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대표팀 발탁, 후회없는 선택이 되길 바란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19. 14:44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박주영이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15분 밖에 출장하지 못했던 박주영이고 대표팀에서 여러가지 고충을 겪었던 그였다. 많은 성과들도 있었지만 그가 대표팀 생활을 이어가는데 부침도 겪어야 했다. 홍명보 감독과 각별한 인연도 그의 발탁에 역풍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박주영은 대표팀에 다시 돌아왔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그만큼 대표팀에서 화제거리를 몰고 다니는 선수도 없을 것이다. 팬과 안티팬들의 한바탕 격돌이 예상되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다. 

그간 그의 대표팀 발탁을 반대했던 이유는 박주영이 자격 미달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장으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대표팀이었지만 박주영은 이번 시즌 단 15분 출장에 그쳤다. 아스날에서는 아예 외면을 당했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고자 임대로 갔던 왓포드에서도 첫 경기에서만 교체출장으로 5분을 뛰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결장했다. 설상가상 오늘 새벽 열렸던 여빌과의 경기에서도 교체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을 뿐,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 역시도 박주영 발탁을 꺼릴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팀을 목표로 선수단을 꾸리는데 온갖 잡음을 내는 박주영이 반가울수 만은 없었다. 지난 올림픽 당시에도 병역 문제로 잡음을 내던 박주영을 발탁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던 홍명보였다. 물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박주영이 골을 넣고, 병역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서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이후 상황이 더 안좋아진 박주영이었다. 지금 홍명보는 2부리그에서도 벤치를 달구는 선수를 데려왔다.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가 될 수 밖에없고 특히 K리그 선수들에게는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홍명보라고 박주영의 대안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팀을 만들기 위해 김신욱을 상당기간 차출하지 않았다. 동아시아대회에서 김신욱이 투입되기만 하면 그의 머리로 단조로운 플레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동건, 김동섭, 서동현을 시험했다. 이동국 역시도 시험해보고 싶었을테지만 그가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당했다. K리그에서 쓸 수 있을만한 모든 자원들을 써봤지만 이들은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제로톱을 실험해보기도 했다. 전지훈련에서는 원톱이 아닌 김신욱-이근호의 투톱 형태를 실험해보기도 했다. 답은 없었다. 

굳이 홍명보가 아니었더라도 박주영 카드는 긁어봄직한 카드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2011년 아스날 입단 초반까지만해도 대표팀 6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던 선수였다. 2006, 2010 월드컵을 경험했던 선수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된 대표팀에서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이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때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수들과의 호흡 측면에서는 박주영만한 선수가 없다. 구자철, 이청용, 기성용 등등 대표팀의 주요 선수들이 박주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주영은 이미 뽑혔다. 이미 결정된 사항을 비난한다고 해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정도의 역풍을 감수하지 않았다면 박주영을 뽑지도 못했을 것이다. 박주영에게 자격미달의 딱지를 주는 것도 맞는 의견이라고 생각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그를 뽑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해가 간다. 이제 한 경기 밖에 남지 않았고, 이 경기에서 활약이 미비하다면 뽑지 않아도 된다. 한 번 시험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나는 박주영의 팬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의 응원자이다. 박주영이 비록 소속팀에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대표팀에 들어와 골을 넣어주고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뽑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주영이 소속팀에서의 침묵처럼 대표팀에서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월드컵에는 데려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 벌써 대표팀 9년차의 선수이다. 또한 많은 소동을 통해 태극마크의 무게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몸소 느낀 장본인이다. 대표팀에 열의를 보였던 만큼 그리스전에서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 

박주영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동국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것이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 남은 마지막 시험무대에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선택했다. 공격진에 남은 단 한 자리가 애초부터 박주영의 자리였다고는 믿지 않고 싶다. 홍명보 감독도 박주영 선수도 최선을 다해 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