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이하 탑10 선정된 손흥민, 성장통 이겨내야 한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2. 26. 09: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우리나라에서 이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장하는 선수가 있나 싶다. 21세의 나이에 유럽 빅리그 선두권 팀의 핵심멤버로 뛰고 있고, 팀내에서 최다골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표팀에서는 에이스 자리를 차지했다. 각종 유럽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고, 그의 이적료만해도 1000만 유로이다. 만약 병역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그의 몸값은 더욱 더 올라갈 것이다. 이번 월드컵은 그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줄 대회가 될 것이다. 21세의 박지성이 월드컵을 통해 일약 스타로 올라섰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미 챔피언스리그 데뷔와 유럽리그 적응을 마친 손흥민의 성장세가 더 빠르다. 

이런 손흥민의 위엄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기사가 나왔다. 바로 축구 전문 매체인 fanatix에서 축구 기록 사이트인 whoscored.com의 평점을 바탕으로 21세 이하의 탑 유망주 10명을 발표했는데, 그 중 손흥민이 7위에 자리했다. 이 명단을 살펴보면 상당히 눈에 익은 선수들이 많다. 리버풀의 스털링과 쿠티뉴, 레알 마드리드의 이스코, 바이에른 뮌헨의 괴체와 알라바, 유벤투스의 포그바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손흥민은 스털링과 쿠티뉴보다 높은 7위를 차지했다. 네이마르나 코케 등 빅스타들이 22세가 되면서 21세 이하에 든 손흥민이 이점을 갖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명단에서 아시아 선수는 아예 찾아볼 수 없고, 22세 선수들까지 포함해도 아시아 출신은 손흥민 단 한 명밖에 없다. (http://www.fanatix.com/news/the-10-best-youngsters-in-europe-this-season-liverpools-sterling-10th-arsenal-target-draxler-2nd/185666/)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8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이는 21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분데스리가가 다른 리그들보다 시즌 4경기를 덜 치룬다는 것을 가정해본다면 더 놀라운 수치이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고, 도르트문트 킬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이다.

하지만 최근 손흥민은 좋지 못한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세계적 레벨들과의 실력차이를 분명하게 느꼈다. 공도 몇 번 잡아보지 못하고 전반전 이후 교체되어 나왔다. 묀헨 글라스바흐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팀의 경기력 역시도 좋지 않다. 그가 골을 넣지 못한 최근 4경기에서 4패를 기록했다. 많이 벌려놓은 3위와의 격차도 어느새 승점 1점차로 벌어졌고, 리그 5위인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승점 4점 차이로 추격을 허용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1위 대결을 펼쳤던 레버쿠젠이었지만 어느새 승점 21점차이로 사실상 우승은 물거품이 되었다.

손흥민에게 지적된 약점은 분명하다.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컵대회를 포함해 27경기 10골 5어시스트라는 나쁘지 않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경기력의 차이가 크다는 것에 있다. 데뷔전에서 골을 넣고 리그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연속골을 넣었지만 이후 6경기동안 무득점, 이후 하위리그 팀과의 리그컵 경기에서 득점이후 7경기 무득점, 함부르크전 해트트릭이후 4경기 무득점이었다. 후반기 7경기에서 단 한 골 밖에 넣지 못하고 있다. 또한 팀의 전술이 역습에 맞춰져 있고, 본인도 지공에 익숙치 않으면서 라인을 내리는 팀에게는 이렇다할 메리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풀시즌 2년차, 손흥민에게 시련이 찾아오고 있다. 기록만을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 않고 오히려 동나이대 선수들에 비해 뚜렷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완할 점이 많다. 그의 능력이 유망주 탑 10에 선정될 만큼 대단한 것이기에 21세에 찾아온 성장통을 뛰어 넘는다면 그야말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과거 문제로 지적되던 패스와 연계에서 강점을 찾아가고 있고 강점이던 슈팅력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그가 고쳐야 할 것은 라인을 내린 수비에 대한 대응책이다. 골에 신경을 쓰다보니 골찬스에서 서두르는 경향도 보인다. 개인적으로 새미 히피아 감독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팀의 성적이 좋기에 쉽게 감독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드니 샘의 이적이 확정되면서 다음 시즌 손흥민의 비중은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롤페스-벤더-카스트로등 팀의 주축을 이루는 미드필더진의 역량은 손흥민의 골을 지원하기에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공격을 가졌던 함부르크에서부터 속공이 몸에 익은 손흥민에게 이제는 주변 선수들을 이용하고 그들의 움직임과 함께 활동하는 호흡이 필요하다. 물론 한 시즌만에 완벽히 적응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또한 한 번 슬럼프에 빠졌을 때, 슬럼프에 빠진 기간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앞서 보았듯, 몰아치기에 능하지만 그만큼 터지지 않을때에는 쉽게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7경기 무득점, 6경기 무득점은 공격수에게는 치명적이다. 단순히 골뿐 아니라 전반적인 플레이 역시도 골기록과 유사하다. 골이 터질때에는 다른 모든 부분도 빛나지만 골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다른 플레이도 좋지 못하다. 한두경기에서 부진한 것은 이해해줄 수 있지만, 세계적인 공격수가 되기위해서는 몰아치기보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사상 그 어떤 선수들보다 손흥민의 능력은 대단하다. 21세의 나이에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선수는 우리나라 역사상 없었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남미의 탑 유망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도 자랑스럽다. 이제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성장통을 이겨내야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과 기회에서 조금 더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