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 박주영 원톱 위력 발휘할까

Posted by Soccerplus
2014. 3. 5. 09: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지난 1월 전지훈련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아든 이후, 홍명보 감독은 그리스전에서는 최정예를 소집할 것이라며 공언했다. 그리고 월드컵 직전 소집기간을 제외하고 마지막 A매치 데이인 그리스전에서 유럽 멤버들이 모두 포함된 정예 멤버들이 팀에 합류했다.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홍정호, 구자철, 지동원, 김보경과 같은 유럽파는 물론 김신욱, 이근호와 같은 K리그 주요 선수들 김영권, 남태희 같은 아시아권 선수들이 모두 포함되었다. 홍명보호가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던 브라질, 말리, 스위스, 러시아 전에서 활약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이다. 

거기에 한 선수가 더 포함되었다. 바로 박주영이다. 박주영의 의지를 확인하였다며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김신욱과 함께 원톱의 자리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많은 논란이 있었고, 왓포드로 임대간 후에도 그리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이 오랫동안 원했던 자원이었다. 많은 논란을 감수하고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소집했다. 그가 나와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으나, 잘하든 잘못하든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박주영은 이번 경기에서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전지훈련에서 김신욱을 계속해서 테스트했고 이전 평가전에서도 김신욱과 이근호를 시험했다. 박주영을 뽑아놓고 벤치에 놔둘 가능성은 적지 않다. 아무리 적어도 30분 이상의 시간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월드컵에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두번의 위력적인 장면을 보여주어야 한다. 왓포드에서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것과 이미 손발이 익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추는 것은 다르다. 왓포드에서 실망스러웠긴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무언가 다른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의 4-2-3-1의 이상적인 원톱이다. 미드필더와의 연계가 좋고 2선 공격수들을 위해 전방에서 공간을 만들어주는 능력도 있다. 점프력이 좋아 키에비해 공중볼 처리능력도 좋은 편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런던 올림픽을 거치면서 지금 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과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그에 대해 애착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주영은 아스날에서 교체멤버로 한두차례 나왔던 것을 제외하고는 플레이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해진 적이 없다. 왓포드에서 한 경기 선발출장하며 많은 시간을 뛰었지만 2부리그는 모든 경기가 방송되지 않는다. 작년 5월을 마지막으로 그의 경기가 방송이 되어 팬들이 지켜본 적이 없다. 그만큼 그의 컨디션이 베일에 쌓여있다는 이야기이다. 

홍명보감독은 원톱 자원을 찾기 위해 김동섭, 서동원, 조동건등을 시험했다. 이들은 모두 기대 이하의 결과로 끝났고 결국 원톱은 김신욱에게로 돌아갔다.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연속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제공권이나 활동량 그리고 골을 매조지하는 능력도 보여주었지만 그가 뛰고 있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공격루트가 그의 머리를 향해 단순화 된다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순간 스피드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대표팀의 원톱은 단연 김신욱이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만약 박주영이 위력을 남아공 월드컵만큼의 위력을 발휘한다면 대표팀의 공격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순간 스피드, 라인을 뚫는 능력이 뛰어난 박주영이다. 김신욱이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을 갖고 있다. 한 공격수로 대회를 치를 수는 없다. 박주영이 최고의 컨디션이라면 주전이 박주영이 되고, 후반전 풀리지 않을 때 김신욱의 피지컬을 이용하는 것이 주된 전술이 되겠지만 그 정도의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김신욱이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진을 어지럽혀놓으면 후반전 중반 이후 박주영을 조커로 사용해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생각해보는 편이 맞다. 후반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두 선수를 모두 투입해 공격진에 무게를 둘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주영이 이번 경기에서 원톱으로 위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본인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경기가 될 것이다. 골을 터뜨려준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신욱과는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움직임 자체로는 이근호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이근호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스타일이라면 박주영은 상대의 오프사이드라인을 타고 한번에 골을 노리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원톱 자원 가운데 바로 골로 연결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유한 유일한 선수라는 생각도 든다.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박주영을 중점으로 경기를 보고자 한다. 그만큼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이고 홍명보호의 월드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선수이기도 한다. 논란이 많은 선수이기는 하나, 대표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선수이다. 월드컵전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그가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