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 김진수, 홍명보호가 발굴한 최고의 보석

Posted by Soccerplus
2014. 3. 7. 12:42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그리스전 후반 45분, 많은 선수들은 경기의 결과가 뒤집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평가전이기에 무리할 필요도 없었다. 2:0으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하지만 우리나라의 두 선수가 후반 종료 직전까지 상대를 압박하며 태클로 저지를 했다. 바로 한국영과 김진수였다. 두 선수는 전후반 90분을 뛰면서 후반 종료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했다. 한국영은 피치 전체를 커버하면서 기성용의 뒤를 받쳤고, 김진수는 왼쪽 풀백으로 오버래핑과 수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영과 김진수는 홍명보호가 발굴한 최고의 수확이다. 한국영은 최강희호 시절부터 차출을 꾸준히 받았지만 대표팀에 녹아내리지는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 시절 박종우를 제치고 기성용의 파트너로 유력하게 거론되었지만 부상으로 낙마하고 말았다. 한국영이 런던올림픽때 건재했다면 박종우가 아닌 한국영이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가 되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월드컵 대표팀에서는 인연이 없었다. 2010년 월드컵 이후 기성용의 파트너로 많은 선수들이 자리했고, 한국영은 그 선수들 중 한 선수일뿐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처음 감독을 맡은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김진수는 주장 완장을 찼다. 손흥민과 함께 8강을 이뤄낸 김진수였지만 프로 생활을 일본에서 시작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던 선수였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하면서부터 김진수를 발탁했다. 1기부터 지금껏 김진수는 계속해서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렸다. 관심에서 멀어진 선수를 과감히 발탁해 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려놓았다. 김치우, 윤석영, 박원재와 같은 선수들이 불안하게 맡았던 왼쪽 풀백자리에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발탁과 기용이 아니었다면 이 선수들이 대표팀에 완전히 자리를 잡기는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영은 그래도 올림픽 대표팀을 통해 이름을 날리던 선수였지만 김진수의 경우에는 이선수가 누구지? 라는 물음이 나올정도로 의외의 발탁이었다. 많은 J리거들을 시험했지만 결국 대표팀에서는 이 두 선수만이 생존하게 되었다.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 백성동, 김민우와 같은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보기 힘들 듯 하다. 김창수가 다시 발탁될 수도 있지만 부상 회복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두 선수는 이제 다른 유럽파들과 함께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두 선수의 포지션은 독일 마인츠에서 시즌 전경기를 출장하며 최고의 폼을 자랑하고 있는 박주호가 뛸 수 있는 포지션이다. 많은 포지션에서 유럽 선수들이 중용받고 있지만 두 선수의 자리는 언터쳐블이다. 박주호는 멀티자원이기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 가능성이 높지만, 이 둘이 건재한 이상 주전으로 뛰기는 힘들 전망이다. 유럽 빅리그에서 매경기 주전으로 나오는 선수를 벤치에 앉힐 정도로 두 선수의 기량이 뛰어난 셈이다. 

특히 두 선수의 자리는 지난 2010년 부동의 주전이었던 이영표와 김정우의 자리였다. 이영표는 은퇴했고, 김정우는 기량이 하락하면서 이 자리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했다. 이영표의 자리에는 김치우, 윤석영, 박주호, 박원재 등이 도전을 했고 김정우의 자리에는 이용래, 박종우, 하대성, 이명주가 도전을 했으나 주전으로 자리매김하진 못했다. 이들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과거의 이영표와 김정우보다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이 오랜기간동안 공석으로 비어있던 자리를 채울 만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한국영이 자리를 잡고, 포백의 일원으로 김진수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대표팀의 경기력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브라질전부터 두 선수가 핵심 자원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는데 브라질전은 홍명보호에 대한 평가를 바꾸어 놓은 경기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두 선수는 홍명보호의 자랑이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다른 포지션의 모든 주전 선수들이 기존의 자원들이었다. 기존 자원들로도 채우지 못한 자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 비어있는 자리를 잘 메꾸어 준 것이다. 

두 선수에게도 보완할 부분은 있다. 한국영은 부족한 공격전개를 개선시키는 것과 다소 위험한 플레이를 줄여야 한다는 점이 있고 김진수는 수비시 집중력을 향상하는 것과 더 날카로운 크로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선수의 존재가 대표팀의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대표팀의 경기력이 지금처럼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발탁과 기용, 그리고 두 선수의 타고난 능력과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우리나라 전력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제 100일밖에 남지 않은 월드컵, 이 두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월드컵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