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클럽이란 나를 원하는 팀' 기성용 성공 있게 한 뼈있는 한마디

Posted by Soccerplus
2014. 3. 10.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지난주 선더랜드 지역지인 선더랜드 에코에서 기성용에 대한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현지에서도 기성용의 행보가 매우 궁금한 모양이다. 이번 시즌 선더랜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완전 이적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기성용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스완지의 선수가 된다. 스완지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그의 거취는 선더랜드는 물론이고 스완지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완지는 이번 시즌 기성용의 부재로 인해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기성용 임대의 주된 원인이었던 미하엘 라우드럽이 경질당하면서 기성용 복귀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 기사로 인터뷰의 골자가 나와있기는 하지만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원 기사를 찾아보았다. 조금 더 많은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다. (http://www.sunderlandecho.com/sport/sunderland-afc/loan-star-ki-uncertain-over-sunderland-future-1-6482956) 기성용의 인터뷰 가운데 의미있는 부분을 번역해 보았다. 



He says it is important to him to feel valued, and that could boost Sunderland’s chances of keeping a player who has become a fixture in Gus Poyet’s first-choice starting XI.
그(기성용)는 그가 가치있게 생각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그 것이 거스 포옛의 베스트 11이 된 기성용이 선더랜드에서 잔류할 가능성을 높게 해준다(선더랜드 에코의 생각)

“I don’t make my future plans because I don’t know about my future,”
저는 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저의 미래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I had no idea I would be going to Swansea and this season I had no idea I would be coming to Sunderland. It was unexpected.
저는 스완지에 갈 것을 생각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 선더랜드에 올 것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이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I had to make a choice to become a better player and Sunderland gave me a hand and an opportunity.
저는 더 좋은 선수가 되려는 선택을 해야했고 선더랜드가 저에게 손을 내밀고 기회를 주었습니다. 

“I don’t know about my future, I just try to do my best in every single game I have. My life is like that. I just look to do my best.
저는 저의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저는 한경기 한경기마다 단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저의 인생은 그렇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Maybe other footballers have a dream, to go to big clubs, but, for me, a big club is a club that wants me, a club that needs me – that is my idea of a big club.
아마도 다른 선수들은 다른 빅클럽으로 가고 싶다는 꿈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빅클럽이란 저를 원하는, 저를 필요로 하는 클럽입니다. 그것이 저의 빅클럽에 대한 생각입니다. 

“If they love you and need you, that is a big club for me.” 
그들이 저를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그것이 저에게 빅클럽입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기성용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인터뷰이다. 지난해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멘탈이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인터뷰의 골자는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기성용에게 빅클럽이란 자신을 원하는 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기성용이 지금껏 유럽무대에서 성공을 계속했던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무대를 그 중에서도 빅클럽을 꿈으로 여긴다. 빅클럽이 부르면 어떤 상황도 마다 않고 영광으로 여긴다. K리그 선수들에게는 유럽 진출이 그런 의미가 될 것이고,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이름만 말하면 알 빅클럽이 그런 의미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국한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계 선수들이 유럽 축구 리그에서 뛰고 싶어하고, 그 중에서도 빅클럽에서 뛰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성용에게 빅클럽의 정의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이다. 규모가 크고 더 많은 팬들을 보유한 팀이 아니다. 맨유, 첼시, 아스날과 같은 팀에서 그를 원할수도 있는 분위기지만 기성용은 그런 팀들보다 자신을 더 간절히 원하고 더 많은 선발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을 선호한다. 

기성용의 선택은 늘 그래왔다. 2010년 유럽 이적을 추진할 당시 잉글랜드의 클럽과 스코틀랜드의 클럽이 동시에 구애에 나섰지만 기성용은 셀틱을 택했다. 처음가는 유럽에 적응과 꾸준한 선발출장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2년만에 스코틀랜드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꾸준한 경기출장에, 기노예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리고 잉글랜드로의 이적 과정에서도 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스완지를 택했다. 스완지의 패스플레이와 자신이 잘 맞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한 팀이 클럽레코드를 깰정도로 그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스완지에서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주저없이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다. 그리고 느는 매시즌 그 어떤 유럽파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기성용의 본보기는 다른 해외파 선수들이 참고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박주영은 그를 간절히 원하는 팀을 제껴두고 아스날을 택하면서 선수인생의 고비를 맞아야 했다. 또한 지동원은 너무나 빠른 유럽진출로 성장해야할 시기에서 오름세를 타지 못했다. 때로는 그들의 진실성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윤석영이 큰 피해자 중 한명이다. 또한 많은 선배들이 유럽진출을 노크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유럽에서의 활약보다 유럽 진출 자체에 의의를 둔 적이 많다. 

이번 여름, 기성용은 다시 한 번 새로운 팀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 스완지로 돌아가게 되고, 팀과는 1년 계약밖에 남겨놓지 않게 된다. 기성용이 스완지를 떠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스완지는 기성용을 팔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적료를 받아낼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이 EPL 상위의 빅클럽을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성용이 빅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성용이 원하는 팀은 그에게 풀시즌동안 주전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다. 빅클럽은 그런 기회를 제공해줄 수 없다.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기성용은 매시즌 도전을 해왔다. K리그에서 유럽으로, 유럽 중소리그에서 빅리그로 다시 빅리그에서 또 다른 팀으로의 도전이었다. 한 번의 큰 도전보다는 여러번에 걸쳐 도전을 해왔고, 그 결과 EPL 한 팀의 에이스가 되었다.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팀에게 귀를 기울인 결과였따. 

'빅클럽이란 나를 원하는 팀'이라는 한마디는 지금의 기성용을 있게한 뼈있는 한마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이 말을 좀 더 깊게 새겨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멋진말이다. 팬으로 기성용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도 보고 싶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주마다 경기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