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km EPL 주간 활동량 1위, 위기의 김보경이 사는 법

Posted by Soccerplus
2014. 3. 13. 09:03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박지성 이후 '활동량'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팬들에게 상당히 익숙한 기록으로 다가왔다. 활동량이라는 것은 근면성실함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의 별명이었던 산소탱크와 제법 잘 어울리는 별명이었다. 박지성은 부족한 테크닉을 왕성한 활동량으로 메웠다. 그의 팀플레이속에 퍼거슨 감독은 중요 경기마다 박지성을 택할수 밖에 없었다. 그보다 더 창의적인 선수들이 많은 맨유에서 박지성은 필수적인 옵션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선수가 EPL에서 활동량으로 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박지성의 후계자인 김보경이다. 김보경은 데일리메일이 EA스포츠의 통계 기록을 통해 발표한 기록에서 한 경기 12.7km를 소화하며 EPL 전체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기록을 남겼다. 12.7km는 박지성의 전성기를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한 김보경은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며, 팀도 그의 활약과 함께 3:1 완승을 거뒀다. 강등경쟁자인 풀럼을 꺾으면서 팀은 이후 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었다. 



데일리메일은 주간 리그경기를 종합하면서 10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모아 기사를 냈는데, 김보경은 그 중 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제임스 밀너, 이바노비치와 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함께 말이다. 이 기사에서 김보경에 대한 평이 흥미롭다.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2577070/Milner-underused-City-Ivanovic-one-Chelseas-key-attacking-options.html)

Managers often claim that international weeks leave them with players worn out by travelling, but Cardiff’s Kim Bo-Kyung showed that should be no excuse.


감독들은 때때로 A매치 데이가 선수들의 피로도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는데, 김보경은 그 주장이 아무런 핑계거리가 될 수 없음을 말해주었다. 


The South Korean midfielder flew back from playing in his country’s 2-0 win in Greece on Wednesday night to play a key role in the vital 3-1 victory over bottom of the table Fulham.


이 한국인 미드필더는 한국이 2:0으로 이긴 그리스로부터 돌아와 풀럼을 상대로 중요한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부여 받았다. 


The EA Sports data shows Kim covered 7.9 miles in the game – the furthest run by any player over the weekend.

EA스포츠의 데이타는 김보경이 이 경기에서 7.9(12.7km)마일를 소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지난 주말 경기에 뛴 어떤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뛴 것이다. 

이 기사를 통해, 김보경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다. 김보경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7km를 소화하면서 공수에서 완벽한 활약을 보였다. 특히, 솔샤르 감독이 전술적으로 김보경에게 많은 부분을 요구했는데, 그 요구를 충실하게 해냈다. 수비시에는 1차적인 압박을 하면서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했고, 공격쪽에서는 안전한 패스보다는 전진패스를 하면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많은 활동량이 동반되면서 김보경은 많은 패스를 받고, 또한 패스를 줄 수 있었다. 김보경은 73회의 볼터치를 하면서 수비수 파비우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 빌드업시에는 포백 아래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고, 공격시에는 패널티박스까지 진출하며 3차례의 슛을 날리기도 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좋지 못한 경기를 계속하던 김보경에게 희망이 트인 기분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근면성실한 활동량에서부터 시작된다. 김보경은 한두번의 번뜩이는 플레이로 경기를 뒤집는 유형이 아니다. 많이 볼터치를 가져오면서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패스를 받고, 또 많은 패스를 주면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기 위한 활동량이 우선시된다. 이번 리그 최고 기록은 김보경이 더욱 더 주력해야할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또한 팀에서도 경기를 풀어나갈 플레이메이커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서 조던 머치나 크레이그 눈의 개인 플레이가 주된 루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영양가가 그리 높은 선수들은 아니다. 김보경이 4-4-2 (혹은 4-1-4-1)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장하게 되고, 많은 활동량으로 좋은 볼터치를 하자 경기가 더 쉽게 풀리는 느낌이었다. 김보경은 88퍼센트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고, 팀내 미드필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중앙과 사이드를 가리지 않고 패스를 주고 받으니 자연스레 공간이 나게 되었고 이를 놓치지않은 카디프는 오랜만에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김보경이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국가대표팀에서도 구자철의 강력한 대항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구자철보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더 나은 활약을 보여준다. 우리보다 더 강팀을 상대할 때에는 많은 활동량과 압박이 중요한데, 김보경은 이 부분에서 구자철보다 낫다. 또한 빌드업과정에서 기성요이 봉쇄당할 경우, 아래로 내려와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많은 자원이 활약을 보여주는 것은 대표팀에 좋은 일이다. 김보경이 팀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과, 본인과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클래스를 업그레이드 시켜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