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 더비 완패, 맨유 4강의 꿈은 끝났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3. 17. 08:57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과거 박지성 시절, 4:1로 올드트래포드에서 리버풀에게 패한 경기 이후 맨유가 이렇게 리버풀에게 완패했던 경기는 없었다. 당시 박지성이 최고의 몸상태를 자랑했던 시기였고, 1골도 박지성의 어시스트에서 나왔던 것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이번 경기는 박지성이 없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3:0 완패, 패널티킥을 세개나 허용했다.  제라드의 세번째 패널티킥이 골대에 맞지 않았다 점수는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는 경기였다. 맨유는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며 피치를 빠져나와야 했다. 

루니는 경기가 끝난 뒤 '내 축구 인생중 최악의 날'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 표현을 남길 정도로 충격이 큰 패배였던 모양이다. 비록 오심으로 퇴장을 당하기는 했지만 비디치도 퇴장을 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포백으로 나선 4명의 수비수가운데 세 선수가 패널티킥을 허용했다. 또한 모예스도 리버풀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플레이를 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가 '축구 천재'라는 조롱섞인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맨유는 지난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며 리버풀에게 완패를 당했다.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스쿼드였지만 패배했다. 주중 챔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3골차이상으로 승리를 해야하는데 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반 페르시와 루니, 마타가 모두 선발했던 맨유 공격진의 날카로움은 수아레즈와 스털링, 스터리지의 리버풀에 한참 뒤졌다. 루니만이 좋은 활약을 했을 뿐, 다른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리버풀의 상징 제라드는 패널티킥으로 2골을 올렸고, 5년만에 카메라 키스 세레모니를 재현하기도 했다. 원수의 안방에서 축제를 벌였다. 올드트래포드는 경기가 끝나기 10분전에 홈팬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이번 승리로 1위 첼시에 1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 4점차로 따라잡았다. 다음 경기를 승리한다면 첼시를 승점 1점차로 추격할 수 있다. 챔스나 유로파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리버풀은 리그에 올인할 수 있어 다른 팀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맨유는 승점 48점에 묶이며 7위로 내려갔다. 이대로라면 챔스는 커녕 유로파리그에도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맨유는 이로써, 4위인 맨시티와 승점 12점차가 나게 되었다. 하지만 맨시티가 맨유보다 2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승점은 15점 정도가 난다고 봐야한다. 리버풀을 꺾었다면 리버풀이 4위로 내려가고 승점차이도 8점밖에 나지 않으면서 실낯같은 희망을 갖을 수 있지만, 레즈더비에 패배하면서 승점차이를 좁히기 어렵게 되었다. 남은 경기는 9경기, 맨유가 전승을 한다고 하더라도 타팀들이 9경기중에 4승이상을 하면 맨유의 4강은 좌절된다. 이제는 기적이라고 말할 시나리오도 없는 상황이다. 맨유 4강의 꿈은 끝났다. 

퍼거슨 감독때에는 챔스리그의 단골손님이었다. 최근 9년간 3위 이하의 순위를 기록해본적이 없다. 펠라이니와 마타가 영입되고 야누자이라는 신성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예스의 맨유는 챔스리그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처했다. 이것을 퍼거슨의 위엄이라고 해야할지, 모예스의 부족함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맨유가 과거의 힘을 보여주기는 힘들다는 사실이다. '맨유'라는 생각했던 승리 DNA도 없어진지 오래다. 바뀌어도 많은 것이 바뀌어 버렸다. 

맨유는 이제 진지하게 모예스와의 미래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모예스 경질론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만약 이번주 챔스에서 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모예스가 생각보다 빠르게 경질당할 수도 있다. 6년 계약을 했지만 팀은 1년만에 롤러코스터처럼 내려왔다. 이대로 간다면 팀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퍼거슨이 은퇴식에서 모예스를 믿어달라 말했지만 모예스는 기준으로 여겨졌던 4강에도 한참 먼 성적을 내버렸다. 

맨유는 챔스진출을 위해서는 리그 4강보다 챔스 우승에 더 희망을 가져야 한다. 물론 챔스 우승 시나리오도 그럴듯해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주중의 올림피아코스 경기를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고, 그 이후에는 이보다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나야 한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8강에 오른다해도 가장 전력이 약한 팀으로 평가받을 듯 하다. 첼시가 2년전 리그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기적같은 우승을 거둬 챔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던 것처럼 또 한번 기적을 보여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