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8강서 뮌헨 만난 맨유, 그야말로 산넘어 산

Posted by Soccerplus
2014. 3. 22.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주중 챔스 경기에서 맨유는 올림피아코스를 상대로 3:0의 승리를 거두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한 시즌의 어려웠던 기억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맨유 팬들은 이제서야 맨유의 진면모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반 페르시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루니도 일당백의 활약을 펼쳤다. 데 헤아의 눈부신 선방도 빛을 발했다. 리그에서는 비록 뒤쳐져있지만 이미 4강싸움은 멀어진 탓에 잠시나마 작년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으로 신나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맨유의 챔스 우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맨유는 8강에 오른 8개 팀 가운데 도박사들이 뽑은 최약체 팀이었다. 뮌헨,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첼시, AT마드리드, 도르트문트, 파리 생제르맹보다 약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16강에서 당당하게 맞섰던 기억은 잊혀진지 오래다. 이제 맨유는 유럽의 강자의 입장에서 도전자의 입장으로 격하되었다. 어찌보면 기적같은 16강전 2차전의 경기력으로 만족을 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맨유는 맨유다. 2008년, 2009년, 2011년 챔스 결승에 올랐던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부에서 아쉽게 패했다. 나니가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면 레알 마드리드를 잡을 수도 있었던 경기력이었다.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직전이었지만 나니의 퇴장으로 경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그야말로 죽을 쒔지만 맨유에 대한 기대감은 현지팬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맨유가 이번 대회에서 무언가 보여줄 것이라는,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조편성 결과는 참담하다. 벌써부터 단념을 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바로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1패도 하지 않은 독일의 최강자 바이에른 뮌헨과 8강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뮌헨은 이번 시즌 강호들이 즐비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단연 우승후보 0순위의 팀이다. 맨시티에게 조별예선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16강전에서 강호 아스널을 어렵지 않게 누르고 8강진출에 성공했다. 리베리, 로벤, 람, 단테, 하피냐, 크루스, 만주키치, 슈바인스타이거, 알라바등 전 포지션에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다. 

또한 이 스타플레이어를 하나로 묶는 감독이야 말로 전력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맨유가 퍼거슨에서 모예스로 바뀌면서 전체적인 전력이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하인케스에서 펩 과르디올라로 바뀌면서 지난 시즌 챔스 우승 전력이 한층 더 강해졌다. 퍼거슨 감독은 펩의 바르셀로나를 만나 두번의 챔스 결승에서 모두 패했다. 당시 손을 부들부들 떨며 화를 참지 못하던 퍼거슨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 펩의 팀을 다시 한 번 상대해야 한다. 

올림피아코스 2:0의 열세를 넘었지만, 이제는 산중의 산 뮌헨이 기다리고 있다. 설상가상, 맨유는 대체자원이 없는 왼쪽 풀백자리의 에브라가 경고 누적으로 1차전을 결정한다. 1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것도 걱정스럽다. 1차전을 뮌헨 원정을 간다면 수비 위주의 전술로 무승부 전략을 하고, 2차전 올드트래포드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1차전이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기에 첫 경기부터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매우 불리한 일정이다. 

모예스는 한 경기루 이룬 반전을 2주일만에 그르치게 생겼다. 경질여론이 들끓고 있는 지금, 이 이야기를 막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의 방법이 남아있었다. 바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 혹은 우승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뮌헨을 만나게 되면서 인상적인 경기를 기대하긴 어렵게 되었다. 유럽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티키타카 스타일의 팀이다. 아스날도 뮌헨을 상대로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산넘어 산이다. 운도 따라주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 이렇게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뮌헨이라는 거함을 잡는다면 팀의 분위기는 급상승할 것이다. 물론 그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맨유와 뮌헨의 경기는 여러모로 이번 8강 대진중 가장 기대가 된다. 두 팀의 물러설 수 없는 불꽃승부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