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즈-스터리지, EPL 역대 최강 투톱 등극 가능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3. 25.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역대급 투톱', 혹은 '영혼의 투톱'이라고 말하면 많은 콤비들이 생각난다. 가까이 보면 베르바토프와 로비 킨의 파트너십이 정말 좋았고, 시어러와 서튼도 이름을 날린 투톱이었다. 루니와 호날두도 콤비라면 콤비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투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4-2-3-1이 기본 전술이 된 요즘 시대에서 두 명의 공격수가 동시에 나와 서로의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오히려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치고들어오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윙포워드', 혹은 '2선 공격수' 전성시대에 투톱의 활약이 빼어난 클럽이 있다. 바로 리버풀이다. 수아레즈와 스터리지는 이번 시즌 가히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가 과거 전형적인 빅 & 스몰의 투톱이라고 하기는 문제가 있으나 두 선수를 투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 듯 하다.) 이 두 선수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47골과 1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수아레즈는 28골 11어시스트 스터리지는 19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는 득점 순위 1,2위에 나란히 오르며 리버풀의 우승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단한 것은 두 선수의 경기 출장기록이 다른 선수들보다 결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지금껏 30경기를 치렀는데, 수아레즈는 이 중 25경기에 나왔고, 스터리지는 22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다. 부상과 징계등으로 출장기록을 많이 까먹었지만 득점과 도움 모두에서 선수들 달리고 있다. 두 선수의 출장 경기만 종합해본다면 45 선발 2교체, 47골 18어시스트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경기당 평균 1골은 넣어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 선수가 넣은 47골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냐하면, 두 선수의 골기록은 웬만한 팀의 시즌 전체 골을 넘고도 남는다. 첼시, 맨시티, 아스날, 맨유를 제외한 남은 15개 팀들의 골기록은 47골보다 작다. 리그 최소 득점팀인 크리스탈 팰리스(시즌 19골)에 비교를 해보면 2배하고도 반이 넘는 수치이다. 두 선수의 파트너십은 이번 시즌 EPL의 최고의 흥행상품이다. 

두 선수의 호흡은 대단하다. 적절한 포지셔닝이 돋보인다. 두 선수의 호흡이 워낙 좋기에 한 선수가 다른 선수에게 주어야 할 공간에 어느순간 위치선정을 하고 있다. 수아레즈가 아래로 내려가면 스터리지가 어느새 전방의 좋은 공간을 선점하고 있고, 스터리지가 드리블 돌파를 하며 치고 나가면 반대편 빈 공간에 수아레즈가 있다. 두 선수의 뒤에는 쿠티뉴와 제라드, 헨더슨 같은 패서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앞에서 휘저어주니 자연스럽게 2선 이하의 선수들에게도 골찬스가 나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과 함께 이번 시즌 리버풀은 완벽하게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시즌 82득점으로 EPL 전체 팀 가운데 1위이다. 30경기에서 82득점, 경기당 2.7득점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이기세라면 시즌 100골 기록도 무난히 넘길 듯 하다. 지난 시즌 EPL 최고 득점팀이 맨유였는데, 38경기에서 82점을 넣었다. 그에 비교하면 지금 리버풀의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시즌 38경기 이후 리버풀의 골기록은 71골, 벌써 이 기록을 넘어선 상황이다. 

강팀을 상대로도 득점을 퍼붓고 있으며, 최근 경기력은 매우 좋다. 최근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고, 맨유를 3:0으로 이겼으며, 아스날을 상대로도 5:1, 라이벌 에버튼을 상대로도 4: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컸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다. 이들의 활약을 토대삼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으며, 맨시티-첼시를 뒤에서 바짝 뒤쫓으며 내친김에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두 선수의 파트너십은 또다른 역사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역대 EPL 최고 골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을 보면, 역대 최다골은 비어즐리와 콜이 기록한 55골이었다. 그리고 원조 SAS 콤비라고 할 수 있는 서튼과 시어러가 49골을 넣었다. 모두 1990년대에 나온 기록인데, 투톱의 전성시대와 맞물린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투톱의 활약이 역대 기록에 미칠정도로 뛰어난 적은 없었다. 수아레즈와 스터리지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두 선수가 남은 8경기에서 8골을 더 넣어준다면, 역사에 두 선수의 이름이 남을 것이다. 두 선수가 풀시즌을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리그만 놓고보면 5대리그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수아레즈다. 2위는 호날두이고 3위가 스터리지와 디에고 코스타이다. 이 두 선수들의 활약이 유럽 전역으로 따져도 대단한 것을 알 수 있다. 남은 경기는 8경기, 두 선수가 역사를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한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다. 또한 리버풀이 남은 첼시와 맨시티의 경기에서 승전보를 울릴 수 있다면 리버풀의 리그 트로피 탈환도 꽤나 가까운 곳에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