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부활 없이는 손흥민 골도 없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3. 26. 09:29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레버쿠젠은 2013-2014 분데스리가가 시작하고 2달동안 9경기에서 7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그렇게 잘 나가던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했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7승 1패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의 행보는 바이에른 뮌헨과 리그를 양분할 분위기였다. 맨유와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대패했지만, 다른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도 샤흐타르와 레알 소시에다드를 연속해서 물리쳤다. 손흥민의 골이 많이는 터지지 않았지만, 시드니 샘과 키슬링의 공격력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최근 2달동안 리그 경기에서 2승 1무 5패를 했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1무 5패를 했고, 2월 7일 이후 승리가 없다. 한달 반이 넘는 시간동안 9경기에서 1무 8패를 기록했다. 너무나 대비되는 경기 결과이다. 손흥민도 이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2월 7일 묀헨 글라드바흐에서 골을 넣은 이후 9경기, 1달 반동안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레버쿠젠이 최근 거둔 승리의 결승골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고, 그 골과 승리이후 손흥민의 골과 레버쿠젠의 승리는 없다. 

문제는 이 어려운 상황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뮌헨과 우승컵을 다투던 레버쿠젠은 승점 44점으로 4위까지 떨어졌다. 5위 묀헨 글라스바흐와 승점 2점차, 6,7위인 볼프스부르크와 마인츠와 승점 단 3점차이다. 당연해 보이던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이제 오리무중 상태가 되었다. 잘나가던 팀이 이렇게 처절하게 하행 곡선을 그리는 경우도 드물다. 

팀의 주요 선수들이 부진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손흥민은 9경기에서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골은 물론이고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포인 스테판 키슬링도 9경기에서 2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 역시도 최근 두 경기에서 기록한 골이다. 시드니 샘도 이 기간동안 2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 기간동안 팀이 넣은 골은 7골, 리그만 따져본다면 7경기에서 6골밖에 넣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26경기에서 43골, 경기당 1.7골을 넣은 팀이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레버쿠젠은 선수들의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팀이다. 공격수들의 수비가담이 많고, 미드필더들의 위치 이동이 활발하다. 이 전술이 시즌 초반에는 상당히 잘 먹혔다. 공격수들이 수비를 도와주고, 상대의 라인을 올리다가 상대의 뒷공간을 한두 번의 패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키슬링과 샘이 이 과정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활발한 공격이 나오지 않는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매우 떨어진 탓이다. 

레버쿠젠의 공격 패턴이 들킨 탓도 있다. 시즌 초반 확실한 플랜 A로 상대를 무력화 시켰지만, 34경기의 리그경기와 50경기 가까운 한 시즌을 치루기 위해서는 플랜 B, 플랜 C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속공에 치중한 공격패턴을 계속해서 유지하다 보니 상대가 이를 읽어버렸다. 레버쿠젠을 상대로는 라인을 내리고 지공을 펼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문제는 히피아 감독이 이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술적으로 유연한 감독은 아닌 듯 싶다. 손흥민이 부진에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선발로 나오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베스트 11을 고집하며 고정된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미드필더들도 독일에서 손꼽히는 클래스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팀을 풀어나갈 에이스 미드필더가 없다. 라스 벤더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폼이 좋지 못하다. 건실한 미드필더 셋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창의성이 떨어진다. 상대가 라인을 내리고 수비를 하더라도 이를 풀어줄 플레이메이커가 있어야 하지만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며 풀어줄 선수가 없다. 서브 선수들과 주전 선수들과의 격차가 크고, 이는 전술의 단조로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도 이러한 단조로움에 갇혀 제대로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손흥민 역시도 함부르크때부터 속공에 능한 선수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미드필더에서부터 연결이 되지않고, 풀백들과의 연계가 미흡해지면서 그에게 공간이 나지 않는다. 그가 공간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하지만 그 역시도 초반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21살의 어린 선수일뿐이다. 혼자서 해결할 능력이 있었다면 그는 이미 레버쿠젠보다 더욱 더 큰 클럽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팀이 풀리지 않고는 손흥민의 골도 기대하기 힘들다. 한두번의 중거리 슛 기회가 날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기대하기보다는 팀 전체의 경기력 향상을 기대하는 편이 빠르다. 팀이 살아야 손흥민이 살수 있다. 손흥민의 부진은 단순히 그의 부진이 아니라, 그에게 공이 오지 않는 탓도 크다. 손흥민은 최근 호벤하임 경기에서 팀내 최하인 25회의 볼터치에 그쳤다. 시즌 초중반 40회 이상의 터치를 하던 그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히피아 감독이 결단을 내야 할 시기이다. 사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 공격수에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하거나, 창의성있는 미드필더의 투입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렇게 패할 것이라면 류승우를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레버쿠젠이 부활해야 손흥민도 골을 넣을 수 있다. 팀의 챔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경기서부터 빠르게 다시 치고 나와야 한다. 레버쿠젠이 시즌 초반의 기세를 다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