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기성용-손흥민 골, 드디어 터졌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3. 27. 08:13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9호골,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의 골이 나란히 터졌다. 두 선수는 오랜 기간 부진하면서 국내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방금끝난 새벽경기에서 나란히 골을 기록하며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기성용은 자신의 우상인 스티븐 제라드 앞에서 골을 넣었고, 손흥민은 팀의 9경기 연속 무승을 끊어내는 소중한 결승골을 올렸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막판 대반전을 예고했다. 

선더랜드는 이번 경기에서 차선책을 택했다. 이번 경기에서 마르코스 알론소가 징계로 빠지고, 보리니가 리버풀에서 임대되어서 경기에 출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대는 리버풀이었고 리그 선두를 다투는 팀이다. 그런 팀에게 승리를 기대하기보다는 무승부에 만족하는 방식으로 쓰리백을 꺼내들었다. 아담 존슨, 기성용 등 두 명의 에이스를 벤치에 두어 아꼈다. 기성용이 지난 경기에서도 좋지 못한 컨디션이었고, 팀도 기성용을 포기하면서 알티도어-위컴의 머리를 노리는 플레이로 단조롭게 일관했다. 무승부면 좋고, 져도 괜찮다라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스티븐 제라드의 프리킥 골로 무너져버렸고, 이어 스터리지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선더랜드도 설상가상의 상황이되었다. 거스 포옛 감독은 후반 종료 30분을 남기고 기다렸다는 듯 두 명의 에이스를 출전시켰다. 기성용과 아담 존슨이 들어가자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캐터몰과 브리드컷을 후방에 둔 기성용은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고,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노리치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40분만에 교체된 수모를 만회하려는 듯 저돌적인 움직임이었다. 

결국 그의 움직임은 골로 보답받았다. 후반 33분, 코너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골을 넣은 것이다. EPL 데뷔 이후 3호골이자 그의 첫 헤딩골이었다. 코너킥이 뒤로 빠질 것을 예상하고 그를 마크하던 마크맨을 따돌리고 뒤쪽으로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 기성용의 우상인 제라드 앞에서 넣은 골이었다. 기성용은 이번 경기 골로 인해 팀내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뒤늦게 출장했지만 세개의 슛팅을 시도하며 공격본능을 보여주었고 두차례의 드리블로 상대를 위협했다. 기성용을 아끼고자했던 포옛 감독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손흥민의 골은 더욱 더 극적인 상황에서 터졌다. 손흥민은 후반기 단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의 부진 속에 팀은 한달반 동안 승리를 하지 못했고, 리그 순위도 4위까지 밀려난 상황이었다. 이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위협을 받을 상황, 5위 볼프스부르크와 승점 2점 차이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매경기 같은 라인업과 전술로 한계를 보였던 히피아 감독도 변화를 꾀했다. 이번 겨울 임대영입한 과르다도를 선발로 내고, 시드니 샘을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다. 롤페스도 투입하지 않고 중원에 엠레 칸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키슬링이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전 14분만에 베르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원정경기였고 아우구스부르크의 경기력이 만만치 않았다. 슈팅 숫자도 아우구스부르크가 더 많았고, 점유율, 패스 성공률등많은 부분을 아우구스부르크가 압도했다. 지난 호벤하임전에서도 레버쿠젠은 후반전 체력이 떨어지며 종료 1분전 결승골을 허용했다. 후반전 시간이 지날수록 레버쿠젠에게는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10경기 연속 무승이 가까워졌고, 거기에 챔피언스 리그 티켓도 멀어져보였다. 

후반 종료 10분전, 9경기동안 골을 넣지 못하던 손흥민의 발에서 골이 터졌다. 율리안 브란트와 2:1 패스로 왼쪽 측면을 돌파했다. 사각이어서 각이 없었지만 손흥민은 그대로 골대를 노렸다. 그의 왼발슛은 골키퍼가 생각도 못한 타이밍에 터졌고, 골이 들어가면서 경기가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아우구스부르크는 이를만회하기 위해 라인을 올렸고 이를 틈타 레버쿠젠은 3분뒤 속공에서 엠레 칸이 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끝냈다. 10경기만의 승리였고, 최근 리그 7경기 6골의 빈공을 끝내는 경기였다. 지난 그리스전에 넣은 자리와 비슷했다. 제2의 손흥민존을 기대해보게 만드는 골이기도 했다. 

지난 경기에서 팀내 최소 볼터치로 경기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던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는 지난 경기(25회)의 2배에 가까운 (47회)의 볼터치와 31회의 패스를 기록했으며 이중 두차례를 빼고 모두 성공시켜 94%의 놀라운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팀내 최고 기록이었다. 또한 세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골을 넣으며 팀의 무승기록을 그의 발로 끝냈다. 키슬링이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부진했던 손흥민이 골을 넣어주면서 팀이 살아났다. 

두 선수 모두 최근 부진했기에 더욱 더 값진 골이었다. 기성용은 올해들어 골이 없었고, 손흥민도 올해들어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많이 기다려왔던 골이었고, 두 선수 모두 의미있는 상황에서 골을 기록했다. 리그가 이제 두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위기의식이 분명하다. 기성용은 팀의 강등을 막아야 하고, 손흥민은 팀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올려놓아야 한다. 리그에서 경기는 이제 10경기도 남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남은 리그 경기에서 선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