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은퇴 무대, QPR보단 PSV이길

Posted by Soccerplus
2014. 4. 5. 07:04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대한민국 축구사에 큰 획을 그엇던 박지성이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그에게 남은 시즌은 1시즌이다. 물론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해서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그의 무릎 상태로 봤을 때는 박지성의 마지막 시즌은 다음 시즌이 될 것 같다. 월드컵을 고사했을 정도로 무릎이 좋지 않지만, QPR과의 계약은 일단 내년 6월까지이다. 원래는 이번 시즌까지였지만 PSV로 1년 임대를 가면서 원 소속팀과의 계약도 1년을 연장했다. 

말했듯, 박지성은 현재 PSV 소속이지만 그의 원소속팀은 QPR이다. 이번 시즌이 종료됨과 동시에 QPR로 돌아가야 한다. 박지성이 QPR 소속이기에 그를 데려가려면 이적료를 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주를 설득해야 한다. 레드냅과의 관계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기에 팀을 떠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박지성을 팀에 데려온 토니 페르난데즈는 박지성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광고할 정도로 그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 



QPR은 현재 리그 3위이다. 상위 리그로 올라갈 가능성이 적지않다. 리그를 7경기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2위인 번리와의 승점차는 9점이다. 사실상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은 승격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3위로 리그를 마감하게 되면 6위를 만나고, 4-5위 플레이오프전 승자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면 승격을 할 수 있다. 과거 레드냅이 토트넘 시절 데리고 있었던 아수 에코토라든가 니코 크란차르와 같은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QPR이 승격을 하게 되면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할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은퇴를 한다면 물론 좋겠지만, QPR에서 그의 마지막을 보낸다는 것은 영 꺼림칙하다. 그가 유럽진출을 한 뒤, 가장 실망스러웠던 시즌을 보냈던 팀이었다. 박지성의 폼이 떨어진 탓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감독과 팀에겐 아주 나쁜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다. 맨유의 열광적인 서포터들과 전설적인 감독 퍼거슨이 애지중지했던 선수였지만, 레드냅 아래에선 그저 그런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한 시즌의 대부분을 마음 고생하며 서브와 주전을 전전긍긍하는 팀에서의 마무리는 그리 반갑지 않다. 

그의 마지막을 가장 성대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해야한다. K리그에서 그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의 연봉은 어지간한 팀의 1년 예산을 육박한다. K리그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박지성에게는 친정팀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긱스나 스콜스처럼 마지막까지 맨유맨이었다면 더 좋겠지만, 박지성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PSV에서는 키플레이어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의 부상 복귀와 함께 팀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지성이 뛴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확연하다. 우리나라 나이로 34세 노장에 속하는 나이이지만 여전히 하나의 팀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클래스는 갖고 있다. 

과거 전성기의 기량은 아니지만, PSV의 팬들은 박지성을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도 열렬히 기억해주고 있다. 박지성이 맨유를 갈 수 있게끔 해준 클럽도 아인트호벤이며 그의 활약에 누구보다 기뻐하는 클럽도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팀에 재합류한뒤,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을 때도, 그를 기다려주었고 팀에 복귀하자마자 과거 그의 응원가인 위송빠레를 다시 불러주었던 팀이다. 

박지성의 마지막이 그의 선수생활의 영광을 대변해주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아인트호벤이라면 그 영광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 누구보다 헌신적인 팀플레이어 박지성이다. 경기마다 빛나고 골을 넣어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가 있으면 팀 전체에 균형이 잡히고 활력이 돈다. 그의 헌신적인 활동량에 알맞는 대우를 받으며 은퇴를 하길 바란다. 

지난 시즌 QPR의 경기를 4경기정도 직관을 했었다. 4경기중 한 경기에만 박지성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이러니컬 한 것인지, 아니면 당연한 것인지 박지성이 선발로 나온 딱 한 경기만 승리를 거두고 남은 세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네경기모두 박지성에 대한 홈팬들의 반응은 석연치 않았다. 팀내 최고 대우를 받아야 마땅한 선수지만 팬들은 무관심했다.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채, 그를 벤치에만 썩혔고, 팀은 강등을 피할 수 없었다. 박지성이 다음 시즌 다시 QPR에서 뛴다면 지난 시즌의 악몽을 다시 되풀이해야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곧 QPR회장이 박지성의 거취를 발표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레드냅감독도 다음 시즌에 박지성을 생각하지 않을 듯 하니,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박지성의 마무리를 가장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마음같아선 그의 은퇴가 영영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은퇴를 해야한다면 아인트호벤이 가장 적절한 곳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