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더랜드 완패, 기성용 적은 내부에 있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4. 8. 08:5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선더랜드가 방금 전 끝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이렇다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5:1로 대패했다. 캐터몰이 전반 17분만에 상대 실수를 틈타 골을 기록하며 반전을 만드는 듯 했으나, 결국 팀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내리 5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승점 25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더랜드는 강등권탈출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다른 강등권 팀들보다 2경기를 덜 치렀지만, 앞으로의 일정이 만만치 않다. 7경기에서 최소한 4승이상을 해야 잔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며,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1무 6패, 제대로된 경기를 보여준 적이 없다. 

선더랜드는 포옛감독이 들어오고 12월, 1월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2월 1일 경기에서도 뉴캐슬을 3:0으로 완파하면서 강등권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무언가가 선더랜드의 발목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선더랜드는 맨시티와의 캐피탈 원컵 결승에서도 선전을 하며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3월 이후 경기에서는 좋았던 모습들이 모두 사라졌다. 기성용은 그 와중에 매경기 출장하고 있지만,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려운 듯 하다. 적은 내부에 있었다. 

1) 포옛 감독의 쓰리백 변환, 밸런스 무너졌다

포옛 감독은 포백을 버리고 쓰리백을 쓰기 시작했다. 강팀을 상대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더욱 더 효과적으로 쓰기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가 나온 지금, 굳이 쓰리백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쓰리백과 두명의 윙백을 세워두고 브리드컷, 기성용, 캐터몰을 중원에 배치한다. 그렇게 되버리면 공격자원을 둘 밖에 쓸 수 없다. 토트넘전에서는 보리니와 아담 존슨을 공격적으로 기용했지만, 중앙에서 해결할 선수를 넣을 여유가 없었다. 웨스트햄전에서는 위컴과 보리니를 썼고, 리버풀전에서는 알티도어와 위컴을 썼다. 

산술적으로 3명의 센터백과 2명의 윙백을 쓰면서 수비시에는 5명이 수비가 가능하고, 거기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함께 사용하면서 수비력의 극대화를 노리는 듯 하지만, 포백의 풀백과 쓰리백의 윙백은 역할이 다르다. 알론소와 바슬리가 이 역할에 적응을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 쓰리백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실수를 연발하고, 공격적으로 해결할 선수의 숫자 자체가 적으니 팀의 밸런스는 깨어지고 만다. 토트넘에게 허용한 5골은 개인기량에서 밀린다기보다 전술적으로 보인 약점에서 나온 실점이었다. 

2) 악수가 된 브리드컷 중용

겨울 이적시장에서 포옛감독은 브라이튼 시절 제자였던 브리드컷을 데려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캐터몰과 함께 기성용을 잘 보좌해 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브리드컷은 볼 때마다 답답한 경기운영으로 경기를 망치고 있다.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는 캐터몰의 수비능력을 갖추면서 기성용의 경기 운영을 도와줄 수 있는 패싱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로 기대를 했다. 감독의 신임도 크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브리드컷은 중원에서 길을 잃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그리고 공격에서도 좋은 영향은커녕, 팀에 해가 되는 플레이를 거듭한다. 패스의 길목을 읽지 못하고 엄한 곳에 패스를 하거나 수비시에 상대선수를 놓쳐 기회를 허용한다. 팀에서 가장 공을 많이 잡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브리드컷의 패스성공률은 80퍼센트초반이다. 안정감이 중요한 중앙 미드필더의 포지션에서는 최악의 기록이다. 브리드컷이 나오면서 기성용에게 가는 볼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안정적인 기성용의 경기운영대신 들쭉날쭉한 브리드컷의 경기운영을 보아야 한다. 

3) 겨울 이적 시장 영입, 보여준 것이 없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포옛감독은 자신의 색을 확실히 보여주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베르히니와 스코코, 그리고 브리드컷이다. 브리드컷은 앞에서 따로 설명을 했으니 제쳐두더라도 (마르코스 알론소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 가운데 팀의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은 없는듯 하다. 임대 이적을 온 마르코스 알론소는 오자마자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베르히니, 스코코 그리고 임대에서 복귀한 코너 위컴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선수들을 사용해보고자 포옛감독도 쓰리백을 돌려보거나 공격진에 위컴과 스코코를 투입해보고 있기는 하지만 팀내 전술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4) 수비수들의 롱패스, 포옛 감독의 생각은 무엇인가

포옛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기존 롱패스 위주의 선더랜드 전술을 과감히 버리고 중앙을 통과한 패스 플레이를 시도했다. 물론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결과는 이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다시 롱패스 위주의 경기를 하고 있다. 토트넘 전에서도 웨스 브라운, 베르히니의 롱패스가 계속해서 나왔다. 상대의 압박으로 수비에서의 롱패스가 힘들면 측면 마르코스 알론소 쪽에서 전방으로 한번에 띄워주는 양상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보리니, 존슨의 제공권은 허약하다. 

미드필더는 수비적인 선수들로 세명을 구성을 해놓고, 롱패스로 공격수의 머리를 노리겠다라는 것은 그냥 공격수 2명이 알아서 해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윙백이 오버래핑을 할 시간을 주지도 않으면서, 일방적인 전술을 시도하는 것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보인다. 

5) 남은 일정, 선더랜드에게 희망은 있나?

선더랜드는 주말부터 강팀들과의 연전을 치러야 한다. 에버튼을 홈에서 만나고 원정에서 첼시와 맨시티를 상대한다. 5월엔 맨유원정도 떠나야 한다. 7경기중 4경기가 7위 이내의 강팀과의 대결이다. 최근 7경기 1무 6패의 선더랜드는 이들이 포함된 일정에서 7경기 4승 이상을 따내야 한다. 희망은 그리 크지 않아보인다. 아마도, 기성용이 선더랜드의 줄무니 셔츠를 입는 모습도 올시즌이 마지막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