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높은 '살생부', 우리가 알던 맨유는 이제 없어진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4. 12.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맨유가 살생부를 꺼내들 예정이다. 벌써 수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살생부에 오르내리고 있다. 퍼거슨 감독의 영광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데이빗 모예스 감독이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올 시즌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10명의 선수들을 내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명의 선수들이 이적시장에 나오거나, 혹은 은퇴를 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박지성 시절을 떠올려 보자면, 매 시즌마다 퍼거슨 감독이 살생부를 꺼내든다는 기사가 나왔었다. 박지성은 그 명단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었지만 매시즌마다 잘 버텨왔다. 또한 과장된 기사만큼 선수들의 크나큰 이동은 없었다. 모든 것들이 기사를 위한 살생부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남다르다. 맨유에게 새로운 개혁의 시즌이 될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모예스감독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신에 색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또한 퍼거슨의 색이 남아있는 선수들의 기량이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저 퍼거슨의 용병술이 좋았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데일리 메일이 밝힌 10명의 선수들 모두 퍼거슨 시절부터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거의 100%에 가깝다), 감독또한 잡음을 냈던 시즌, 구단주로써도 과감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살생부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긱스, 비디치, 퍼디난드, 클레버리, 에브라, 뷔트너, 카가와 신지, 나니, 안데르손, 애쉴리 영이다.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치차리토도 잠재적인 이적후보군이다. 결국 공격 자원가운데에서는 마타, 루니, 반 페르시, 웰백, 야누자이, 발렌시아 미드필더 자원에서는 플레쳐, 캐릭, 펠라이니 수비자원 가운데에는 필 존스, 스몰링, 하파엘 정도가 남는다. 결국,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그저 그런'활약을 했던 모든 선수들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모든 선수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비디치는 팀을 떠나는데 동의를 했고, 긱스, 퍼디난드, 에브라 역시도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전력외였던 안데르손, 나니정도가 떠나면 6명이 팀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최소 6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팀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될 것이다. 

남게 될 선수들도 수비진을 제외하고는 나이가 많다. 반 페르시, 루니, 캐릭 모두 우리나라 나이로 30이 넘은 선수들이다. 2011년 맨유가 챔스 결승에 올랐을 때 나왔던 선발 선수 가운데 현재까지 주전으로 나오고 있는 선수는 루니, 발렌시아, 캐릭, 비디치, 에브라이다. 박지성, 파비우는 팀을 떠났고 반 데사르는 은퇴를 했으며 퍼디난드와 긱스는 주전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에브라와 비디치가 떠난다면 맨유의 영광을 이끌었던 얼굴들이 모두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시즌까지 확실한 주전으로 나오던 선수들 역시도 이적 명단에 끼어있다. 비디치와 에브라의 대체 선수를 구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루크 쇼가 물망에 오르고 있고, 이번 시즌 수비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필 존스가 주전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에브라가 떠난다면 왼쪽 풀백은 아예 무주공산과도 같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올 것이라 예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예스 감독이 부임했지만 영입 과정에서 부침을 겪으면서 확실하게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기에 실패했다. 여전히 퍼거슨의 색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에버튼에서 명성을 날렸던 그의 커리어에도 금이갔다. 당장 다음 시즌에도 맨유 감독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많은 경험을 지닌 반 할 감독과 접촉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맨유팬들에게는 다음 시즌 어떤 모습이 될까라는 기대감반, 이번시즌과 비슷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감 절반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이번 여름 맨유가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던 맨유는 없다는 것이다. 주요 선수들이 떠났고, 감독이 바뀌었다. 또한 윌리엄 카르발료, 이니고 마르티네즈, 토니 크루스, 에즈키엘 가라이, 시무스 콜먼등 새로운 동력들이 팀과 연결되고 있다. 구단주 역시도 역대 이적시장과는 달리 공격적으로 이적시장에 나설 것이다. 챔스리그 티켓을 두 시즌 연속해서 놓친다면 과거 리버풀처럼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과 루니 그리고 호날두가 쓰리톱을 맡던 시절,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질것 같지 않았던 시절, 맨유인력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했던 맨유는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맨유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과연 어떤 선수들이 영입이 되고 또 어떤 선수들이 방출되고, 또 남은 선수을을 가지고 어떤 전술을 짜게될지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