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홍명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4. 16. 08:39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월드컵이 이제 불과 2달도 남지 않았다. 4년을 기다린 월드컵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무척 떨려온다. 브라질 월드컵을 진출하면서 우리나라는 많은 일이 있었다. 4년동안 감독이 세차례나 바뀌었고, 사상 초유의 3차예선 탈락 위기를 겪기도 했다. 최종 예선에서도 어려움을 겪었고, 우리나라는 조 2위로 겨우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이 부임했고, 지금까지는 어느정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최강희 감독과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만을 전제로 한 감독이었고, 홍명보 감독은 1년 남짓한 시간을 월드컵에 올인할 수 있었다. 들쭉날쭉한 최종예선의  경기력과는 달리,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의 경기력은 과거보다 상당히 발전한 느낌이다. 해외파들의 조직력을 다질 수 있었고, 수비라인을 고정시키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그리스전에서는 박주영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박주영의 발탁 여부는 홍명보호의 가장 큰 이슈였다. 모두들 박주영이 결국은 발탁이 될 것이라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발표가 되고 나니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언론은 늘 박주영에 대해 호의적이지 못하다. 또한 웹상에서도 많은 수의 안티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박주영이 과거 공격수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맹활약하고, 골을 넣자 잠자고 있던 박주영의 팬들이 깨어났다. 박주영을 기다렸던 팬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박주영 논란은 '실력'으로 일단락 될 줄 알았다. 객관적으로 (라는 말이 얼마나 의미가 있겠는지 모르겠지만), 박주영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홍명보 감독이 가장 원하는 스타일의 원톱이고, 런던 올림픽 세대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에서 가장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선수이다. 

그런 박주영이 얼마전 봉와직염으로 귀국을 했다. 왓포드 구단주와는 돌아오는 날짜를 말하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박주영의 거취는 알수가 없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일상을 홍명보 감독이 전해주고 있다. 축구 협회도 묵묵부답이다. 홍명보 감독이 그의 새로운 에이전트냐는 비아냥섞인 기사도 나왔다. 

알려진 사실대로라면, 박주영은 분명히 잘못했다. 2주면 완치되는 봉와직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돌아온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또한 시즌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으로 복귀하지 않고 국가대표팀 승선 준비를 위해 한국에 남겠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기 이전에 프로 선수이다. 이미 지난 시즌 셀타 비고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무단으로 이탈한 기억이 있다. 5월 4일까지 시즌이 계속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왓포드가 그에게 얼마를 지급하는지보다, 그가 프로선수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 

축구팬들은 떳떳한 국가대표를 원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기행을 저지르거나, 이렇게 선수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더군다나 대표팀 승선부터 잡음을 겪었던 선수이다. 이런 선수를 받아들이는데부터 잡음이 있었는데, 이제 좀 지켜보려고 하니 다시 한 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건 홍명보 감독의 신념이 아니다. 박주영 선수의 신념도 아니다. 이것은 편협한 사고로 문제를 지켜보고 있는 독단있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편법을 써서 16강에 오른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팬들이 좋아할까. 스포츠는 그 과정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법이다. 

박주영이 그리스전에서 완벽히 부활을 했고, 골을 통해 여론을 뒤집어 놓은 사례를 보면서,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 선수는 월드컵에서만 잘하면 이 모든 논란들이 잠들줄 알고 있는 듯 하다. 박주영의 팬임을 자처해왔던 사람이지만, 짚을 것은 꼭 짚고 넘어가 주었으면 한다. 언론과 좋지 않은 관계라고 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도 좋지않고, 현직 대표팀의 감독이 그를 감싸고 비호하는 것은 더더욱 보기 좋지 않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런 모습이 과연 좋게 받아들여질까? 5월 9일에 최종명단 23인을 발표한다고 한다. 영국에 돌아가지도 않고 월드컵 준비에 매진하는 박주영은 당연히 이 23인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깜짝 발탁은 없다고 못을 박았으며, 대표팀이 평생의 꿈일지도 모르는 수많은 선수들에게는 매우 마음 아픈 일일 것이다. 한 선수에 대한 과도한 애정, 다른 선수들에게는 좋지 않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대표팀은 박주영의 팀이 아니고,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의 에이전트가 아니다. 박주영은 프로 선수이며, 프로의 임무를 다해야한다. 속시원히 카메라 앞에 설 타이밍이 지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