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논란, 이제는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

Posted by Soccerplus
2014. 4. 25. 09:0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박주영이 길었던 침묵에서 빠져나왔다. 파주 NF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그동안 많은 일들에 대해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일문일답을 보니 그간의 일들이 이해가 가기는 했다. 하지만 원했던 대답보다는 상당히 간단한 대답이 나온 인터뷰였던 것 같다. 파주 NFC에서 단독 훈련을 하는 점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했고, 왓포드에 돌아가지 않는 부분도 속시원하게 밝히지 않았다. 왓포드로 임대가게된 배경등, 그간의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소하는데에는 무리가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박주영은 늘 그런식이었다. 언론에 비협조적인 선수였으며 그런 이유로 많은 언론의 질타가 되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이 자초한 일들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평가의 잣대가 박하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굳이 들춰낼 필요가 없는 부분 (연속 결장기록 등)을 들춰내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묵묵부답이었고 그렇기에 홍명보 감독과의 인연이 더욱 더 두드러진 것 같다. 박주영은 말을 안하고, 그런 박주영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차출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다. 물론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가 애정을 갖고 있던 런던 올림픽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이 되었다. 지동원, 구자철, 윤석영 등 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인 경우에도 대표팀에 뽑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박주영의 그리스전 선발도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이 경기에서 박주영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않았다면 대표팀에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기존 원톱 후보들이 보여줄 수 없었던 플레이를 했다. 

감독의 임무란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면 과감히 내쳐도 괜찮다. 그 선수들이 팬들의 지지를 받고 인기가 많은 선수라 할지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뽑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은 팬들의 투표로 뽑는 올스타팀이 아니다. 월드컵을 한달 앞둔 대표팀이고, 홍명보 감독은 이 대회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내실을 다져왔다. 월드컵이 한달남은 상황에서 이제서야 엔트리를 바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홍명보가 처음부터 박주영을 염두해두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박주영은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스전의 활약으로 그는 대표팀 승선을 확정지었다. 물론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되기는 한 일이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오랜시간 뛰었던 박주영이기에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선상에서 놓고 보기에는 불가능한 것 같다. 

박주영이 싫다고, 아니면 홍명보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월드컵을 보지 않을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더 관심이 있기에 그만큼 자신들의 의견을 더 피력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 대표팀 선발 방식에 불만이 많아도 이미 정해졌다. 그리고 경기력또한 최강희 감독 시절보다 훨씬 나아졌다. 그리스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했고, 국내파로 구성된 전지훈련이 오점이긴 했지만 작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스위스와 러시아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 

이 상황에서 박주영이나 홍명보 감독은 더욱 더 부담이 클 것이다. 반발 여론이 큰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 박주영을 부르고, 모르는 듯 응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홍명보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다른 감독들도 그때의 상황이었다면 한번쯤은 박주영카드를 꺼내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 그들의 선택이 합리적인 용단이었는지 아니면 팀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독단이었는지는 결과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확실히 드러난다면 축협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 국내 감독을 계속해서 선임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지를. 개인적으로는 외국인 감독이 작년 최강희 감독 사퇴 이후 팀에 들어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했지만, 축협은 다시 한번 실망을 시키고 말았다. 2011년 최강희 감독 선임 과정에선 현재 브라질 감독을 맡고 있는 스콜라리 감독이 관심을 보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축협은 실망스러운 선택을 연달아 했다.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축협, 홍명보, 박주영 모든 것들이 100% 맞아 떨어지지 않는 석연찮은 일들이지만 월드컵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이들이 최선을 다해 16강을 다시 한 번 달성해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치환될 것이다.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