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긱스, 새로운 맨유는 어떤 모습일까

Posted by Soccerplus
2014. 4. 26.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모예스는 그렇게 맨유를 명예롭지 못하게 떠났다. 30년가가이 감독을 맡은 감독의 다음 자리는 그렇게도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모예스는 6년계약 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맨유를 떠났다. 맨유에는 이제 선수 겸 감독 대행이 자리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에도 적잖이 경기에 나왔던 긱스는 이제 퍼거슨이 앉았던 그 자리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긱스는 감독 대행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퍼거슨의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도 당연할 것이 긱스가 웨일즈 대표팀을 제외하고, 그리고 영국 올림픽 대표팀으로 잠시 뛰었던 시절을 제외하면 프로로 모든 시간들을 퍼거슨과 함께 보냈다. 퍼거슨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선수이고, 그 어떤 코치보다 더 많은 경험을 옆에서 쌓았던 선수다. 퍼거슨 색깔로 돌아간다는 것, 기대가 되면서도 과연 재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맨유의 레전드들은 무너진 맨유 명가를 재건하기 위해 한 곳으로 한 마음으로 모였다. 남은 시즌은 4경기뿐이지만 실망스러웠던 시즌에 대한 우려가 너무나 크다. 새로운 감독이 누가 될지 정리가 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많은 감독 후보들이 맨유 감독직을 고사하고 나섰다. 긱스가 맨유의 무너진 자존심을 남은 4경기동안 회복한다면 정식 감독으로 임명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판 할 감독과의 연결이 계속되고 있지만 판 할 감독이 퍼거슨의 영구적인 대체자가 될 수는 없다. 맨유 특유의 색을 이어가기 위해 니키 버트, 폴 스콜스가 합류했다.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긱스 감독 대행은 노리치를 만났다. 상대의 순위는 17위이지만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강등권에 탈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맨유, 첼시, 아스날이라는 세팀을 상대로 최소한 한경기를 승리하고, 나머지 두경기에서도 무승부 한번쯤은 따내야 한다. 지난 리버풀전에서도 먼저 2골을 허용했지만 2골을 쫓아가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대 맨유가 특별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서 그 희생양이 될 수는 없는 팀이다. 

긱스는 일단 팀의 기강부터 바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모예스 감독이 선수들의 기강을 잡는데 실패했고 일부 노장 선수들과 주축 선수들을 장악하는데 실패한 것은 팀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긱스는 다르다. 팀의 레전드, 정말로 살아 있는 전설이고 맨유 선수들은 그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거기에 팀의 레전드들이 코칭 스태프로 합류했다. 가장 잘 아는 퍼기의 아이들이 다시 모여 선수단을 장악한 것이다. 

긱스는 팀의 지휘권을 잡으면서 루니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모예스 감독하에서 루니의 역할이 자주 바뀌면서 오히려 위치가 애매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 페르시가 있을 때에는 반 페르시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이었고, 그가 나가고 나서는 공격수도 아니고, 지원자의 역할도 아닌 애매한 위치였다. 하지만 반 페르시가 확실하지 않은 지금 루니가 다시금 센터포워드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선과 3선 자원에 대한 정리도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마타, 웰백, 카가와, 발렌시아, 나니등 2선 자원들의 주전 경쟁, 캐릭 이외의 펠라이니, 클레버리 등 3선 자원가운데 긱스의 마음을 얻은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한편으로는 긱스가 20년넘게 맨유에서 선수를 하면서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예스 감독과 완전히 차이가 나는 라인업을 들고 나온다면 그만큼 선수의 생각과 감독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선수가 코치를 거치지 않고 감독직으로 가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이미 스완지의 주장이었던 개리 몽크가 시즌 중반부터 감독직을 맡고 있지만, 팀의 상황이 완전히 나아졌다라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 그저그런 성적가운데 이번 시즌은 강등을 피하는 정도로만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맨유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좌절되었고, 유로파리그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토트넘이 남은 한경기를 더 치른 가운데 승점 6점차로 앞선 상황. 어찌보면 잃을 것도 없는 상황이다. 

과연 긱스는 만만찮은 상대를 앞에 두고 승리를 거두며 맨유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남은 4경기는 맨유에게는 다음 시즌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첫경기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