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오네-로저스, 떠오르는 신성 감독의 시대

Posted by Soccerplus
2014. 5. 2. 10:13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큰 리그라고 할 수 있는 두 리그에서는 보란듯이 이변이 펼쳐지고 있다. 생각하지 못한 팀들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예상했듯 바이에른 뮌헨이 큰 차이로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버풀이, 그리고 라리가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팀모두 리그 3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위 바르셀로나를 승점 4점차, 리버풀은 2위 첼시와 승점 2점차 (맨시티와는 한경기 더 치른 상황에서 3점차)를 유지하고 있다. 두 팀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두 팀이 시즌 막판까지 1위의 성적을 달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두 팀의 공통점을 생각해보자면 바로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성 감독의 존재다. 시메오네 감독은 지지난 시즌 중반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맡기 시작해 하위권의 팀을 시즌 막판 대반격으로 5위, 지난 시즌에는 3위로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따냈고, 이번 시즌에는 리그 1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팀을 올려놓았다. 로저스 역시도 지난 시즌부터 시작하여 이번 시즌 드디어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따냈고, 후반기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11연승을 거두며 선두까지 올라왔다. 

시메오네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었고, 4강전 첼시 무리뉴 감독과의 지략싸움에서도 완벽하게 승리했다. 현대 축구에서 전술적으로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리뉴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새로운 스타 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로저스 역시도 맨유, 첼시, 맨시티, 아스날 등 거대한 구단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적인 골행진을 벌이면서 팀을 1위에 올려놓았다. 두 감독의 색은 전혀 다르다. 시메오네가 시즌 35경기에서 22점밖에 실점을 하지 않으며 짠물축구의 진가를 보여주는 반면, 로저스는 시즌 96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현대 축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압박과 공격을 겸비하고 있으며 전술적인 유연성또한 갖고 있다. 시메오네는 챔피언스리그 8강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면서 수비적으로 치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압박의 강도를 극단적으로 강하게 올리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최종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까지 강력하게 압박을 했다. 또한 공을 빼앗으면 수비적으로 볼을 돌리기보다 바로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상대를 정신없게 교란시켰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의 점유율을 50퍼센트도 되지 앟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마드리드가 수비적으로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다. 

첼시전에서는 1:1로 무승부를 기록해도 결승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팀의 흐름을 수비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정상적인 공격을 하면서 상대의 뒷공간을 노렸다. 무리뉴는 마드리드가 수비적으로 나설 줄 알았고, 그 틈을 노리려 공격적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시메오네는 이를 역으로 공략했다. 전술적인 조직력이 완벽한 수준에 이르른 마드리드의 공격진들은 헐거워진 첼시의 수비를 상대로 2골을 더 뽑으며 무리뉴에게 굴욕을 안겼다. 

로저스 감독의 공격축구는 이미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수아레즈와 스터리지, 그리고 스털링을 필두로 경기당 3골 이상의 득점력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스터리지와 스털링등 아직 미완의 선수들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제라드를 필두로한 미드필더의 공격력또한 무섭다. 수아레즈가 시즌 초반 결장했고, 스터리지가 시즌 중반 부상으로 결장을 했음에도 공격력은 여전히 죽지 않았다. 한 두 선수에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리버풀은 여러 감독을 거치면서 과거의 모습을 많이 일어버렸다. 그리고 로저스 감독을 발탁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주었다. 로저스 감독은 3년정도의 시간을 갖고 리빌딩을 시작한다했지만 그 결과는 예상보다는 조금 빠른 두번째 시즌에 우승타이틀을 넘보고 있다. 더욱 더 무서운 점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 진출을 확정지으며 지금보다 더 큰 수준의 영입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손흥민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하면서 세계 감독은 과르디올라와 무리뉴가 양분을 하는가 싶었다. 클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안첼로티, 페예그리니, 벵거등 뼈가 굵은 감독들이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시메오네와 로저스의 등장은 세계 감독계의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남은 경기들을 통해 이 감독들이 거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막판 유럽 축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