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논란 피할 수 없었던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4. 5. 9.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드디어 우리나라 대표팀의 월드컵 대표팀 명단 23인이 공개되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이해가 될 법도 하지만, 분명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인터넷을 통한 대중들의 의견은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종 명단이고, 이 명단이 바뀌려면 부상선수가 발생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역대 최소 연령의 대표팀을 발표했고 런던올림픽 멤버들이 13명이나 추가되었다. 

박주호가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그리고 이명주 대신 박종우가 대표팀에 뽑혔다. 이 두 부분이 가장 논란이다. 박주호는 부상이 생각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복에만 2달이 걸리는 상황, 이런 선수를 대표팀에 뽑아쓰긴 어렵다. 이명주는 현재 K리그 최고의 선수임이 틀림이 없는데, 홍명보 감독에게는 포지션이 조금 애매하게 느껴진 듯 하다. 현재 2선에서 나오지만 우리나라 2선 자원들에 비해는 약한 것처럼 느껴지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험했던 미국 전지 훈련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포지션에서 이미 런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신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박종우에게 밀리고 말았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 역시도 감독의 선택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한 이명주의 탓도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박주영은 여전히 논란이다. 논란이라기 보다는 반대파들의 불만이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박주영은 뽑힐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한 공격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동국을 이야기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시험을 많이 하던 시기에 그는 부상이었고 한번도 시험해보지 않은 선수를 대표팀에 승선시키기는 어려운 듯 싶다. 

이제껏 나왔던 월드컵 명단 가운데 가장 논란이 큰 듯 하다. 매번 엔트리를 발표할 때마다 논란이 계속되어왔다. 유독 홍명보 감독의 문제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시기상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유럽의 명장이 나와서 박주영을 뽑았을 때의 느낌과, 홍명보가 박주영을 뽑았을 때의 느낌은 다르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홍명보의 능력을 보여준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선수들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1. 감독으로 자리잡을 시간이 없었다. 

만약 홍명보 감독이 런던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문제는 최강희 감독에서부터 이어진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매경기 스타팅 라인업을 그때그때 바꿨고, 당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썼다. 그러면서 최강희가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았고, 대표팀에서 이렇다할 자리를 잡은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1년도 안되는 상황, A매치는 제한적이었고, 실험을 할 기회가 없었다. 전지 훈련에서 갑작스레 대표팀에 발탁된 신예들의 몸은 무거웠다. 

2. 그렇다면 알고 있는 선수들을 쓸 수 밖에 없다

최강희의 작품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누굴 쓰겠는가. 런던 올림픽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게 그에게는 당연한 상황이었다. 자리가 잡혀있지 않던 포백라인에 김진수, 홍정호, 김영권이 자리를 잡았고 기성용과 한국영이 중앙에서 자리를 잡았다. 인연이 없던 이청용과 손흥민은 에이스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그 마지막을 박주영이 장식하게 된다. 가장 최근 평가전 그리스전, 홍명보의 생각은 어느정도 결정되어 있었다. 

3. 박주영, 홍명보 논란의 중심

지금껏 홍명보 감독의 발언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인물은 박주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센터포워드 자리에서 박주영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다면? 박주영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을 것이다. K리그 공격수들을 모두 점검했고, 이동국은 시험을 계속할 당시 부상중이었다. 홍명보 색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주영에게 45분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잡았다. 

그만큼 대한민국 공격진의 질이 높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황선홍, 안정환, 박주영으로 이어진 대표팀 공격진의 계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잘 이어왔지만 2014년에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았다. 김신욱이 어느정도 경쟁력을 보여주었을 뿐, 대표팀에서 센터 포워드라는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는 없다. 포항의 김승대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많은 K리그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물며 월드컵을 앞둔 상황, 모험을 하기는 어렵다. 

4. 이제는 브라질을 보자

개인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역량을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다. 본인의 원칙을 깨버린 것에서는 분명히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주영을 발탁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잡음만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희생을 감수하며 데려온 박주영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23인의 명단이 발표되었지만 파격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정도로 예상 답안에서 크게 벗어나는 발표는 없었다. 이 23인을 데리고 어떤 팀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이제는 브라질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