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정말 이대로 은퇴하는 건가요?

Posted by Soccerplus
2014. 5. 13. 09:17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박지성이 내일 자신의 은퇴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커리어 내내 무릎부상에 시달렸고, 애초에 QPR과 2년 계약을 했었던 박지성은 이번 시즌이 계약 기간의 마지막이다. 그 기간이 아인트호벤으로 임대가면서 1년더 늘어났고, 현재는 QPR과 1년 계약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가 은퇴를 한다는 것과 계약 기간이 남은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듯 하다. 본인의 은퇴의사가 확고하다면 팀도 굳이 그를 잡을 필요가 없고, 본인도 QPR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이런 박지성의 은퇴와 관련하여 나오고 있는 이야기가 QPR의 승격여부와 박지성의 미래가 연결되어 있다라는 말이다. 만약 QPR이 승격을 하게 된다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되고, 박지성의 은퇴가 다음 시즌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아인트호벤과의 임대 연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박지성이 2부리그에서 1년을 더 뛸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QPR은 오늘 열린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위건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더비와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한 팀만 더 넘어서면 QPR은 다시 1부리그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그럴 것이라면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굳이 14일로 잡았을까? 박지성에게 EPL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다. 이미 EPL에서 9시즌을 뛰었고, 리그에서 세우고 싶은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 박지성 선수의 성향상 QPR의 행보를 보고 결정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직 QPR의 승격은 결정된 것이 아니고, 굳이 이렇게 이른 시기에 기자 회견을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일 열릴 기자회견에서 그가 은퇴를 발표하는 것. 아무리 길어야 다음 시즌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못박은 박지성이기 때문에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가 은퇴를 한다는 것이 놀랍지는 않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사실을 통보받는 다는 것은 믿기가 힘들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있었던 선수였기에 더욱 더 그렇다. 

작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었던 올드 트래포드에서 박지성이 QPR로 떠난 심정을 팬들에게 물었을 때, 한 팬이 내게 'End of an era'라는 말을 했다. 한 시대가 끝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만약 내일 기자회견의 골자가 박지성의 은퇴라면 정말로 한 시대가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박지성 때문에 해외축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많은 밤을 지새며 중계를 지켜보았다. 그의 최고의 순간을 함께했고, 최고의 무대가 덕분에 우리의 무대가 되었다. 또한 그의 활약이 없었다면 지금은 당연시 된 많은 유럽파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많은 선수들은 제2의 박지성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 축구, 아시아 축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얼마전에는 떠난지 2년이 지났음에도 박지성의 응원가가 올드트래포드에 울려퍼지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하지만 은퇴라는 것은 선수 신분으로는 이제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선수 생활 전체를 누구보다 헌신하며 노력한 박지성이고, 그의 망가진 무릎은 마치 그의 계급장처럼 여겨져 왔다. 늘 성실한 선수이기에 선수 생활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줄 알았지만, 이제 그를 보내줘야할 시기가 다가온지도 모르겠다. '한 시대의 끝' 내게 박지성 은퇴란 이런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