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8강, 아직은 논할 때 아니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5. 21.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2002년부터, 최근 3개 대회에서 두 번의 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최근 월드컵 대회에서 14경기에서 5경기를 승리했고 4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2년 월드컵이 홈 대회라는 것을 생각해보더라도 2006년, 2010년 조별 예선에서 1승 1무 1패의 경기를 했다. 두 번의 원정 월드컵에서 한 번은 16강에 올랐고, 한 번은 아쉽게 조 3위로 탈락했다. 이미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상황, 홍명보 감독은 다음 목표를 월드컵 8강으로 잡았다. 월드컵 8강, 어쩌면 당연한 목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월드컵 8강을 노린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아직은 먼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력이 어느정도인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 다음주에 있을 튀니지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전력은 강력한 조별리그 4위 후보이다. 알제리와의 4위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입장이다. 그만큼 월드컵은 경쟁이 치열한 대회이다. 

일단 월드컵 16강을 올라가야 8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두 대회와 같이 1승 1무 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1승 2무를 할 수 있다면 16강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지지만 승점 4점 미만의 승점을 얻는다면 탈락이 확실시 된다.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를 상대로 확실히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알제리가 그래도 조금 쉬워보이기는 하지만 쉬운 상대는 아니다. 벨기에와 러시아, 두 팀 모두 단단한 전력을 갖고 있다. 

알제리를 우리나라가 누를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16강 티켓은 한국, 러시아, 벨기에 세 팀의 싸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팀과의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해야 한다. 러시아와 벨기에의 전력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벨기에의 선수들이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를 이끄는 감독은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난해 평가전에서 2:1로 패한 경험도 있다. 러시아는 주전 선수 두명정도가 빠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벨기에는 일단 우리조 최강의 전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16강, 8강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러시아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전을 승리한다면 상승세를 타고 알제리와 상대를 할 수 있고, 알제리마저 무찌른다면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을 수 있다.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올인을 해야한다. 

벌써부터 16강 이상의 성적을 논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해볼만한' 조에 편성되기는 했지만, 월드컵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지난 대회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력이 낫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평가전에서 그리스를 꺾었고, H조 4개팀가운데 최근 가장 풍부한 월드컵 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상대는 우리보다 강하고 선수들의 경험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한 16강에 올라간다고 해도 만나게 될 상대는 포르투갈과 독일이다. 우리나라가 여차저차해서 조2위로 16강에 올라간다면, 상대는 독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8강을 생각하려면 조1위를 해야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 이후 단 한번도 조 1위를 차지해본 적이 없다. 

근데 8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조금 시기상조는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뚜껑을 열어보면 다시한 번 '경우의 수'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이 경우의 수의 굴레에 벗어나기는 힘들다. 16강에 가야 8강에 오를 수 있고 16강에 가려면 러시아전을 승리해야 한다. 러시아전을 승리하는 것만큼 확실한 16강 비책도 없다. 8강을 논하기 전에 러시아를 확실하게 무찌를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8강보다는 러시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겠지만 기묘한 언론놀음에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결국 홍명보 감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