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례를 통해 보는 '튀니지전'의 중요성

Posted by Soccerplus
2014. 5. 27.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이제 정말로 월드컵이 다가오는 것 같다. 대표팀이 튀니지전을 바로 내일 치르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차례의 평가전을 잡았다. 튀니지와 가나, 두 아프리카의 강호를 상대로 실전 대비에 나선다. 과거 3~4경기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두경기만 치른다. 조금 걱정스럽긴 하지만 브라질에서 이동거리가 적지 않으므로 체력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는 본선 세경기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현실의 목표다. 

대표팀은 현실적으로 H조 3위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8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벨기에와 러시아를 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2002년부터 3개 대회에서 두번이나 16강에 올랐고, 우리조에 속한 팀들가운데 최근 월드컵 경험이 가장 풍부하긴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는 우리보다 강하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그리고 스타 군단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무서운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월드컵은 늘 어려운 대회다. 우리나라는 늘 각조에서 가장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나라는 그리 약하지 않았다. 2002년 난적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꺾었고, 2006년에는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2010년에는 그리스를 꺾었고, 대회 4위였던 우루과이에게 막판까지 밀어붙이는 경기를 했다. 피파랭킹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기대하지 않는다고 그렇게도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대회를 다시 한 번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우리 태극전사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낼 시너지는 늘 각 대회를 앞둔 평가전에서 발휘되고는 했다. 성적이 좋았던 2002년과 2010년의 평가전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기력이 매우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유럽팀만 만나면 고전했던 2002년 우리나라는 스코틀랜드를 4:1로 대파하며 기적의 시작을 알렸고, 우승후보였던 잉글랜드를 상대로 1:1,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상대로 2:3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 그리고 이 값진 결과는 대회에서 4강신화로 이어졌다.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도 우리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드록바가 지키던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0으로 완승을 했고, 에콰도르를 상대로한 홈출정식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또한 일본으로 건너가 상대의 출정식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대회직전 펼쳐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매우 뛰어난 경기 끝에 0:1로 아쉽게 패했다. 약체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전력이 그리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들이었다. 

2014년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는 지난 3월 평가전을 가졌다. 2010년보다 훨씬 더 강해진 그리스를 상대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내일 이번 대회의 현실적인 기대치를 알 수 있는 튀니지전이 펼쳐진다. 만약 이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물샐틈 없는 경기력으로 상대를 몰아붙인다면, 이번 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2006년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당시 가나에게 이렇다할 힘을쓰지 못하고 1:3 패배) 우리나라의 가능성은 그만큼 암울하다. 2012년 올림픽을 앞두고도 세네갈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던 기억이 있고, 그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예선에서는 주축 멤버가 모이지 못해 롤러코스터 경기력을 보였지만, 합숙을 거친 뒤 대표팀의 경기력은 매우 달랐다. 

홍명보 감독에게 기대를 거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선수들의 조직력을 다지는 것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회는 이제 보름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이번 경기가 우리나라 선수들의 국내 마지막 경기이기에 이제는 무언가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전력이 완성된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평가전의 경기력이 곧 본선에서의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상대도 100%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 튀니지 정도는 멀티골을 넣으며 무실점으로 막아내야 하는 것이 '기대감'을 충족시킬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두 경기 밖에 남지 않았기에 홍명보 감독이 본선에서 어떻게 선수단을 운영할 것인지도 알 수 있다. 기성용의 파트너, 부상에서 회복이 100%되지 않은 김진수의 자리에서의 경쟁, 박주영의 경기력등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이번 경기가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팬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어느정도 기대치를 설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될 경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