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매치 명단 발표, 피할 수 없는 '엔트으리' 논란

Posted by Soccerplus
2014. 8. 26.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4년을 기다렸던 월드컵은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기술위원장이 선임되어 새로운 감독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되었고, 새로운 감독과의 협상이 비밀리에 진행중이다. 우리나라는 9월초,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와 A매치를 치른다. 그리고 이 경기는 신태용 임시 감독과 박건하, 김태영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이번 엔트리는 홍명보 감독이 물러난 이후 처음 발표된 것이다. 그만큼 홍명보 색을 지우고 어떤 선수들이 지목이 될지 상당히 관심이 갔다. 그리고 어제 아침, A매치 엔트리가 발표가 되었다. 



우선 골키퍼 포지션에는 이범영(부산)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2명이 뽑혔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정성룡(수원 삼성)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수비수에는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 힐랄), 임채민(성남), 김주영(FC 서울), 이용(울산 현대), 차두리(FC 서울)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에는 무려 9명의 해외파가 승선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이명주(알 아인FC), 김민우(사간 도스), 박종우(광저우 푸리)가 부름을 받았다.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한교원(전북 현대)이 발탁됐다. 끝으로 공격수 포지션에는 이동국(전북 현대), 이근호(상주 상무), 조영철(카타르SC)이 뽑혔다. 

언론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바로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 이후 홍명보 감독 하에서는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35세의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K리그에서 절정의 감각을 과시하면서 득점 선수를 달리고 있다. 35세의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이 그렇게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그를 대체할 자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장 아시안컵까지는 지금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더 먼 미래를 놓고 봤을 때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은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동국을 특수한 상황으로 따로 놓고 생각하더라도 주목받을 점이 적지않다. 골키퍼 정성룡이 제외되었고 박주영도 제외되었다. 차두리가 대표팀에 다시 한 번 자리를 하게 되었고, 한교원과 임채민은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명단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던 이명주도 다시 자리를 찾게 되었다. 

몇몇 선수들에게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지만, 이 명단을 누가 뽑았는지 (마치 홍명보 감독이 뽑은 것으로 생각이 될 정도로) 의심이 간다. 대표팀의 주축인 주요 유럽파가 뽑힌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기성용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다른 많은 부분에서 석연찮은 명단 선정이 눈에 보인다. 

일단 오른쪽 풀백으로만 세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왼쪽 풀백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 균형잡히지 않은 명단은 처음인 듯 싶다. 김영권이 조광래 감독시절 좌측 풀백으로 출장하기는 했지만 벌써 3년전의 일이다. 김창수가 좌우 풀백이 가능한 멀티자원이기는 하지만, 지금 그를 뽑아서 평가를 하기엔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주전경쟁에서 아예 밀려있는 선수이고, 최근 경기에서는 시간 끌기용 교체 선수로 출장해 단 22초만을 뛰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김민우가 좌측 풀백에서 뛸수도 있지만 이것은 작년 이맘때의 이야기이다. 좌측 윙포워드로 뛰기에는 손흥민이라는 거대한 벽이 있다. 김민우는 좌측 윙포워드로 포지션 변경을 했지만, 이 역시도 대표팀 명단에 오를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홍명보의 아이들중 하나였던 중앙 미드필더의 박종우와 한국영 역시도 마찬가지다. 박종우는 광저우 부리에서 부상 이후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박종우가 지금껏 대표팀에서 보여준 것이 미미하고, 또한 K리그에 신형민등 박종우를 뛰어넘는 자원이 풍부하기에 이역시도 답답한 선발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영도 J리그에서 주전경쟁에 밀린 뒤, 카타르로 이적했지만 1라운드에서 자책골을 넣으며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있다. 아직 팀 적응이 끝나지 않은 선수를 불러들인 것이다. 

공격진에서는 조영철이 눈에 띈다. 조광래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시험을 받은 선수다. 하지만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별로였고, 올시즌 리그에서의 활약도 별로다. 지난 시즌에는 사이드에서 뛰었고, 이번 시즌에서는 톱 자원으로 주로 이용이 되었지만 냉정히 말해 국대급 기량을 보여준 적은 없다. 좋은 유망주였던 시절은 있었지만 지금 대표팀에 뽑힐 정도의 폼은 절대 아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중 하나이다. 

골키퍼에서도 김진현 골키퍼는 왜 뽑혔는지 이해가 잘 가지않는다. 이번 시즌 세레소 오사카 팀 경기에서는 너무 활약이 좋지 못해 중간에 교체되어 나간적도 있다. 지난주 경기에는 무려 5실점을 했다. 신화용같은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골키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뽑은 골키퍼가 이런 골키퍼라니, 엔트으리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감독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축구 팬들은 참을만큼 참았다. 이렇게 이해가 되지 않는 명단을 다시 한 번 발표하다니. 대표팀이 이렇게 쉽게 그리고 '당연히' 올 수 있는 자리인가 묻고 싶다. 이미 월드컵 때 엔트으리 논란으로 한번 크게 당한적이 있으면서도 아직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얼른 새로운 감독이 들어와 대표팀에 큰 개혁을 해주길 기다려야 하나 보다. 아직도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