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리아 이적 후폭풍, 카가와 방출 수순?

Posted by Soccerplus
2014. 8. 29.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맨유에 새로운 에이스가 들어왔다. 맨유의 이적료 기록은 물론이고, EPL의 이적료 기록마저 깨버렸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스타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인 앙헬 디 마리아다. 디 마리아는 우리나라돈으로 1000억이 넘는 엄청난 가격에 (외질보다도 300억이상 많은 가격) 맨유로 이적했다. 시즌 시작 후 리그에서 1무 1패를 당했고, 캐피탈 원컵에서는 3부리그 팀에게 0:4로 패하며 수모를 당했다. 1000억이 넘는 가격이지만 맨유의 팬들은 그의 영입에 매우 만족한 듯 보인다. 지지난 시즌 반 페르시, 지난 시즌 후안 마타,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앙헬 디 마리아가 들어왔다. 세 시즌 연속으로 월드클래스 선수를 사는 것도 맨유에겐 친숙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퍼거슨 감독이 잘 꾸려왔던 팀이었다. 


하지만 디 마리아의 영입은 무너져가는 맨유 제국에는 꼭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의 빈 자리를 채워줄 세계 최고의 자원이고, 오버 페이를 해서라도 누가 패닉 바이라고 해서라도 팀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선수였다. 맨유는 호날두의 이적 이후 진정한 7번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 맨유에서 디 마리아는 호날두이후 그럴싸하게 7번의 무게감을 이어갈 선수이기도 하다. 디 마리아의 영입으로 인해 맨유는 아쉬웠던 부분을 해소하게 되었다. 

디 마리아가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중앙 미드필더 (왼쪽에 치우친) 혹은 왼쪽 미드필더로 나왔다. 반 할 감독이 계속해서 쓰리백 전술을 이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쓰리백을 쓰든 포백을 쓰든 어떤 위치에서든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포백을 서게되면 왼쪽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많고, 쓰리백을 쓰게 되면 3-4-3 전술의 중앙 왼쪽 미드필더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 윙어는 물론이고 중앙에서도 세계 최고의 선수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맨유는 세계 레벨의 선수를 4명이나 보유하게 된다. 이들의 조합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해진다. 마타, 루니, 반 페르시 등 지금껏 맨유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세명의 선수와 호흡을 맞춘다면 과거 호날두-루니-테베즈-베르바토프 (실패로 끝난) 판타스틱 4를 뛰어넘을 지도 모른다. 루니와 마타의 호흡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기에 디 마리아가 이 선수들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새로운 맨유를 기대하고 있지만 벤치에서는 청운의 꿈을 안고 맨유로 이적한 선수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바로 카가와 신지다. 영입이 없어도 어려웠던 카가와 신지였지만 디 마리아의 영입으로 카가와는 주전을 꿰차기 어려워졌다. 맨유가 4-4-2를 유지한다해도 어렵고, 4-4-1-1을 쓴다고 하더라도 루니가 워낙 큰 존재다. 4-3-3을 쓰면 마타에게 밀린다. 쓰리백을 쓰면서 중앙 미드필더를 많이 쓸수는 있겠지만, 반 할 감독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듯 하다. 

디 마리아의 영입이 유력해지면서 판 할 감독이 카가와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루머로는 아르투로 비달의 이적의 반대급부로 유벤투스 이적설이 떠오르기도 했고, 도르트문트와는 계속해서 이적설이 올라오고 있다. 그만큼 카가와의 현실이 좋지 못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앞서 말한 반 페르시, 루니, 마타, 디 마리아에 웰백과 치차리토가 있다. 측면 미드필더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분명한 선수다. 

이적시장은 이제 4일이 남았다. 며칠 전 나왔던 것처럼 맨유가 카가와를 방출시킬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능력적인 면이라기 보다는 재정적인 면이 훨씬 더 크다. 맨유는 카가와를 영입하면서 엄청난 스폰서를 손에 얻었다. 특히 카가와가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와서 해트트릭을 했던 12/13시즌에는 일본의 스폰서를 쌍끌이로 끌어모으 듯 했다. 그런 재정적인 이득을 갖고 있는 카가와를 쉽게 풀어줄 리는 없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세계 최초의 금융형 미드필더로 비아냥받고 있다. 현실적으로 맨유가 그를 놔둔다면 여러 스폰서와의 계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는 카가와가 맨유에 남아있기는 하겠지만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적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시즌 모예스는 카가와에게 어느 정도의 기회를 주었지만 증명해내 보이지 못했고, 마타가 팀에 입단한 이후에는 교체 선수로 주로 등장했다. 이번 시즌에는 여기에 디 마리아까지 이적한 상황이다. 거기에 반 할이 카가와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은 상황, 카가와의 자리는 점점 좁아져만 간다. 그에게 팀의 플레이가 맞춰졌던 도르트문트에서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훌륭한 조력자는 되지 못하는 모양이다. 

카가와의 몰락을 보면서 박지성의 성공 비결이 새삼 궁금해진다. 박지성에겐 카가와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멀티플레이어 능력과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를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이다. 또한 그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던 퍼거슨이 있었다. 퍼거슨이 없고 박지성의 맨유 생활을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박지성이 퍼거슨의 의중을 잘 이해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지성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그것을 십분 발휘했다. 하지만 카가와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 새삼 박지성의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