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89% 패스 성공률보다 더 주목해야할 것

Posted by Soccerplus
2014. 8. 31.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2년전, 기성용이 스완지로 처음 이적했을 때만 해도 패스 성공률이라는 항목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척도였다. 하지만 국내 팬들이 패스 성공률이라는 척도를 즐겨 찾기 시작하면서 각종 스탯 사이트를 찾는 빈도가 늘어났다. 바로 기성용이 스완지로 이적을 하면서, 스완지의 패스 플레이에 녹아들었고 중원에서 안전한 플레이를 우선시 하는 위치에서 뛰었다.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패스 성공률이 높아졌고, 스완지 첫 시즌에서 전 유럽에서 10위안에드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팀 내 1위였으며 92퍼센트를 넘나드는 패스 성공률이었다. 

패스 성공률을 높게 유지하기 힘들었던 선더랜드에서도 그의 정확한 패스는 유지되었다. 90퍼센트에 육박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팀에서는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이었으며, 4골과 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해를 보내기도 했다. 간헐적으로 골을 넣어주었고, 공격에 기여를 했다. 하지만 후반기로 넘어오면서 그의 역할이 공격보다 수비에 더 치중이 되면서 다시 패스성공률을 주로 경기 뒤에 찾아보게 되었다. 기성용이 안정적으로 판을 만들어주면 전방의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주면서 걸어잠그는 형태의 경기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기성용은 다시 스완지로 돌아왔다. 라우드럽 감독은 경질되었고 선수였던 개리 몽크가 감독이 되었다. 개리 몽크가 감독 경험이 없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스완지는 세 경기에서 3승을 모두 챙기며 쾌조의 출발을 하고 있다. 한 경기는 무려 올드 트래포드 원정경기였다. 치코, 파블로, 미추, 미셸 봄, 벤 데이비스 등 주요 선수들이 모두 팀에서 나간 뒤에 이룬 3연승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2번의 원정을 모두 승리로 끝냈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에서 존조 셸비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리버풀에서의 존조 셸비의 이미지와는 달리 기성용과의 호흡은 무난하게 맞는 편이다. 두 선수가 수비와 공격을 번갈아 해가면서 팀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번 웨스트 브롬전에서도 기성용은 맹활약을 펼쳤다. 89%의 패스성공률은 물론이고 팀의 공격전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포커스는 원더골을 터뜨린 라우틀리지나 2골을 넣은 네이선 다이어, 혹은 어시스트를 만들어준 시구드르손에게 맞춰져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기성용의 공헌은 무시할 수 없다. 세 경기에서 평균 패스 성공률 89.4% 평균 패스 횟수 55회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 횟수, 그리고 패스 성공률 기록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만큼이나 다른 부분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기성용의 수비 공헌도다. 기성용이 이번 시즌에 바뀐 가장 큰 점이 바로 수비가 아닌가 싶다. 큰 키의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예쁜 축구를 하며 몸싸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기성용이지만, 이번 시즌 수비에서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3개의 결정적 태클을 해내면서 팀 내 태클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공중볼 경합에서 100% 승리하며 상대를 제압했다. 스완지의 약점이 높이에 있지만 기성용이 이런 활약을 해준다면 팀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Whoscored의 기록을 보자. 선더랜드와 스완지 시절 기성용의 수비기록과 2014-2015시즌 스완지에서의 수비기록에서 비약적인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태클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으며, 인터셉트는 12/13 1.2개 13/14 0.8개에서 이번시즌 경기당 2개로 2배가까이 상승했다. 파울도 2배가까이 늘었으며 클리어 횟수도 지난 시즌보다 2배가 늘어났다. 또한 공중볼 경합 승리횟수도 지난 시즌에 비해 2배가 넘게 상승했다. 단 한번도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은 기록도 있다. 

기성용의 적극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카드이다. 기성용은 풀시즌을 뛴 13/14 시즌, 12/13시즌 3개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벌써 3경기에 2개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기성용의 많은 카드 수집이 좋은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가 얼마나 열심히 팀에 기여를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실제로, 웨스트 브롬전에서는 상대팀 골키퍼가 공을잡을 때 압박을 하다가 큰 부상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몸을 사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기성용의 늘어난 기록이 리그탑 수비형 미드필더와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성용은 패스라는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인데, 이렇게 수비까지 열심히 해주게 된다면 팀에게 큰 도움이 된다. 기성용도 월드컵을 통해 느낀 것이 많지 않나 싶다. 기록으로 볼 수 있는 그의 맹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경기마다 열심히 뛰겠다는 투지가 느껴져서 참 좋다.